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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여야와 재난지원금 논의” 전 국민 지급 열어뒀다

중앙일보 2020.04.08 00:04 종합 3면 지면보기
더불어민주당이 긴급재난지원금 ‘속도전’을 펴고 있다. 국민 100%로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당의 방침과 관련해 “가능하면 4월 중 지급”을 내세우면서다. 지난달 30일 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결정한 지원 범위(소득 하위 70%)를 여당이 일주일 만에 뒤집은 혼란스러운 상황인데도, 다음 절차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존 70% 지급안대로 일단 추진
논의 과정서 전환될 여지 남겨

민주당 “4월 중 추경 처리해 지급”
재원 조달 방안 고민 없이 속도전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오전 현안점검회의에서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말처럼 매우 비상하게 움직여야 한다”며 “임시국회를 총선이 끝나는 즉시 소집해 16일부터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4월 중 지급을 위해) 통합당에 긴급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한다”고도 했다. 현재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 건 아니다. 선거 직후 혼란스러울 정치 현실을 감안하면 16일 처리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하다. 이 원내대표의 발언은 일종의 ‘선거 공세’인 셈이다.
 
앞서 민주당 지도부는 ‘소득 하위 70%(중위소득 150%) 지급’ 발표 사흘 만에 대상을 더 확대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선별지급에 대한 여론이 예상보다 더 좋지 않아 지난주 금요일(3일) 청와대에  당의 입장을 정리해 전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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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당초 청와대·기획재정부와의 논의에서 초고소득자(상위 10% 내외)를 제외한 국민 80~90% 지급안을 주장했다. 100% 지급으로 선회한 데는 야당의 지급 대상 확대 프레임에 위기감을 느낀 영향이 크다. 미래통합당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4일 지원 유세 현장에서 “나눠주려면 다 나눠주지, 세금 낸 사람이 무슨 죄라고 70%만 나눠주고 나머지 30%는 왜 안 나눠주냐”고 말했다. 다음 날(5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전 국민 1인당 50만원 지급”을 들고 나오자 민주당에서는 “이참에 우리도 확실히 100%로 가자”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한다. 문제는 국정 운영 책임을 공유하는 여당이 포퓰리즘을 주도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매표(買票)형 헬리콥터 현금 살포가 아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수도권의 반발을 의식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 핵심 관계자는 “전 국민 70%에게 지급할 경우 (고소득자가 몰려 있는) 서울에선 사실상 60% 정도밖에 지원을 못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추경 재원을 어떤 식으로 조달할지, 초고소득층에 대한 선별적 사후 환수는 어떻게 할지 등 정교한 설계 논의는 ‘총선 후’ ‘추경안 심사 때’로 미뤘다. 민주당의 지금 ‘약속’이 총선 결과나 여야 논의에 따라 지켜지지 않을 수 있는 셈이다.
 
전날까지 민주당 방침에 묵묵부답이던 청와대는 이날 강민석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국민께 지원금이 하루속히 지급될 수 있도록 신속하게 추경안을 제출할 것이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여야와 심도 있는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의 70% 지급안대로 준비 중이지만, 논의 과정에서 ‘전 국민 지급’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의미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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