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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콜센터 직원의 비극, 가족 넷 감염 폐암 남편은 끝내…

중앙일보 2020.04.08 00:04 종합 14면 지면보기
서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직원과 접촉자를 포함해 확진자가 160명이 넘는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구 콜센터 직원의 가족이다. 사망자를 포함해 가족 4명 모두 코로나19 확진자다.
 

여직원, 남편 암투병 수발 가장 역할
생계 위해 일터 나갔다가 감염돼
남편 사망…“장례식도 할 수 없어”

7일 마포구에 따르면 폐암을 앓던 A씨(44)는 지난달 1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숨졌다. 폐암으로 투병하던 A씨에게 코로나19는 치명적이었다.
 
A씨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건 결과적으로 생계 때문이었다. A씨가 폐암 말기 판정을 받는 바람에 생업을 이어나가기 어렵게 되자 아내가 대신 일터로 나섰다.
 
마포구에 따르면 A씨 아내가 일한 곳은 지난달 초 집단 감염이 발생한 구로구 코리아빌딩 내 콜센터였다. 해당 콜센터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건 지난달 8일. A씨 가족은 이 소식을 듣고 9일부터 외부 출입을 끊은 채 집에만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 16일부터 A씨 아내에게 인후통과 콧물 등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A씨 아내는 다음날 마포구 선별진료소를 찾았고 18일 오전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 그 소식을 듣고 A씨와 자녀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자가용을 이용해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전원 확진 판정이었다.  
 
폐암 투병 중이던 A씨는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했고, 아내와 아이들은 서남병원에서 각자 격리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마포구에 따르면 A씨 가족은 선별진료소 방문 전까지 외부 출입을 거의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단 한 번 편의점을 방문했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A씨의 아내와 아들은 최근 완치돼 퇴원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A씨는 결국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딸은 계속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마포구 관계자는 “A씨가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난 탓에 장례식을 치르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가족 모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어차피 장례식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홀로 남겨진 A씨 부인이 아이들을 위해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만큼 생활비를 지원하는 등 도울 방법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571명이었다. 이 가운데 퇴원자는 164명이다. 해외접촉 관련자는 209명이다. 전국 확진자는 1만331명으로 하루 사이에 47명 증가했다. 신규 확진자 수는 6일 47명으로, 지난 2월 20일 이후 46일 만에 처음 50명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이날까지 2일 연속으로 50명 미만을 기록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긍정적 신호이며 국민이 함께 축하하고 격려할 만한 작은 기쁨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수도권 중심으로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데다 집단시설을 중심으로 다수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노량진 고시촌의 한 공무원 수험학원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간 것으로 이날 드러나 함께 공부했던 69명이 진단 검사를 받게 됐다.
 
한편 경기도는 이만희(89) 신천지 총회장이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폐쇄된 가평군 청평면의 신천지 시설을 허가 없이 드나든 사실을 확인하고,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김현예·황수연·심석용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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