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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께라·속솜해이” 소멸위기 제주어 보존 위한 대사전 나온다

중앙일보 2020.04.08 00:03 종합 20면 지면보기
“혼저옵서예(어서 오세요)는 하영 고르는 말이 난 알아지겠지예(많이 하는 표현이니 아시겠죠)”
 

제주도, 2024년까지 편찬 예정
관용어·속담 등 어휘 4만개 수록

제주 고유의 문화를 대표하면서도 소멸 위기에 몰린 ‘제주어’를 담은 대사전이 편찬된다. 제주도는 “오는 2024년 하반기까지 집필과 교정 작업을 거쳐 ‘제주어 대사전’을 편찬할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제주어 대사전에는 2009년 처음 발간된 ‘제주어 사전’(2만5350개 어휘)을 수정·보완하고 사용 예시를 추가해 관용어와 속담 등 4만 개 이상의 어휘를 담는다.
 
2018년 시작된 제주어 대사전 편찬 작업은 현재까지 표제어 1055개에 대한 집필이 완료됐다. 올해까지 5000개 어휘 사용법 수록과 수정·보완 작업 등이 이뤄진다. 표제어는 사전에 담기 위해 알기 쉽게 풀이해놓은 말이다.
 
올해부터는 이용자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사진과 삽화 등 보조자료 구축에 들어간다. 표제어 옆에는 사용 지역도 표기하게 돼 지역별 언어의 다양성을 보존하면서도 쉽게 뜻풀이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 제주어 어휘를 전자 자료화함으로써 종이로 된 대사전이 편찬된 후 웹 사전 발간을 위한 토대도 마련한다.
 
유네스코(UNESCO)는 2010년 12월 제주어를 소멸위기 언어 5단계 중 4단계인 ‘심각한 소멸위기의 언어’로 올렸다. 최근 제주도에서도 제주어를 잘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네스코는 “제주어를 한 나라의 방언(vernacular)을 넘어 고유 언어(language)로서 가치를 인정하고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제주어보전회에 따르면 제주도민의 1~2%만이 제주어를 제대로 쓴다. 이마저도 대부분 80대 이상의 노년층이어서 사실상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주어로는 ‘겐디’(그런데), ‘메께라’(놀라라), ‘와리지 마이’(조바심 내지 마라), ‘속솜해이’(조용히 이야기해라), ‘알아지쿠과?’(알아들을 수 있으시겠습니까?) 등이다.
 
제주어는 언어학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다른 지역에서 사라진 아래아(·) 등 훈민정음 창제 당시 한글의 고유한 형태가 남아 있어 ‘고어의 보고’로 불린다. 단순히 우리나라 한 지역의 방언으로 보지 않고 ‘제주어’ 자체로 보는 관점도 있다.
 
현경옥 제주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장은 “제주어 대사전 편찬은 제주어 기록을 위한 핵심사업이며, 제주어의 이해를 돕는 근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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