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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일주도로·김광석 길, 코로나 탓에 외딴 길로 변했다

중앙일보 2020.04.08 00:03 종합 20면 지면보기
6일 텅 빈 경북 울릉군 일주도로. 울릉군은 1~3월 관광객이 전년 동기보다 80% 줄었다. [사진 울릉군]

6일 텅 빈 경북 울릉군 일주도로. 울릉군은 1~3월 관광객이 전년 동기보다 80% 줄었다. [사진 울릉군]

울릉도는 관광 명소다. 공항이 없어 육지에선 배로만 갈 수 있는 면적 72.91㎢의 작은 섬이지만 지난해 38만6501명이 울릉도를 찾았다. 대표 명소는 지난해 3월 55년 만에 개통한 ‘일주도로’. 차를 타고 총연장 44.5㎞ 일주도로를 한 바퀴 돌면 육지에서 보기 힘든 비경과 지질유산을 감상할 수 있다. 일주도로에 늘 선글라스를 낀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이유다.
 

대구경북 관광의 해 특수 물거품
울릉도 뱃길, 대구 시티투어 중단
불국사·석굴암도 발길 뚝 끊겨
작년대비 관광객 80% 이상 감소

하지만 이런 모습은 지난 2월 중순쯤부터 더는 찾아보기 힘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입도 관광객들이 사라지면서다. 금세 일주도로는 인적없는 외딴 길로 변해버렸다. 여기에 지난 2월 28일부터 경북 포항과 울릉도를 오가는 뱃길마저 끊기면서, 일주도로를 달리는 차량을 현재는 구경하기조차 힘들어진 상황이다.
 
대구 김광석 길에서 방역 중이다. 뉴시스]

대구 김광석 길에서 방역 중이다. 뉴시스]

한국관광공사에서 인정한 ‘한국관광 100선’에 여러 번 이름을 올린 김광석 길도 사정은 같다. 통기타 가수 김광석의 애잔한 노래를 들으며 그를 다시 기억할 수 있는 김광석 길은 그가 이 골목 인근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까지 살았다는 사실에 착안해 조성됐다. 벽화와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는 게 국내 뿐 아니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해외에도 유행처럼 번졌다. 볼거리 시설로 야외공연장과 스토리 하우스까지 문을 열었다. 길이 400m 남짓한 시장 옆 골목이지만, 지난해에만 140만 명이 찾았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순쯤부터 김광석 길은 명소가 아닌 그냥 외딴 골목으로 변했다. 날씨가 풀리는 3월은 관광객이 김광석 길에 가장 많이 찾을 시기. 지난달 김광석 길을 돌아본 전체 방문객은 4만1563명. 지난해 3월(14만2182명) 대비 10만 명 이상 발길이 뚝 끊겼다. 대구 중구청 관계자는 “음식점, 카페 등 120여 개 있던 김광석 길 점포가 100여 개로 줄었고,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매출에도 타격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코로나19 확산 분위기가 다소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지역 관광 명소들은 여전히 ‘개점휴업’ 상태다. 경북의 주요 관광명소의 입장객 추이를 살펴보면 지역 관광 ‘개점휴업’ 상태는 확연히 드러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주시 불국사는 지난 1월까지만 해도 하루 평균 방문객이 3469명으로 지난해보다 많았다. 그러나 올 2월과 3월 각각 677명, 67명으로 추락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80%와 90% 줄어든 수치다. 경주 석굴암 역시 2월과 3월 하루 평균 방문객이 각각 322명과 54명으로 폭락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견줘 82%, 83% 감소했다.
 
경북 지역 주요 관광명소 50곳의 하루 평균 방문객을 살펴봐도 작년 1월엔 5만8609명, 올 1월엔 6만5079명을 기록해 나아지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작년 2월 6만7342명에서 올 2월 3만6337명, 작년 3월 7만2344명에서 올 3월 2만1503명으로 대폭 하락했다.
 
울진 성류굴, 포항 구룡포근대문화역사관, 경주 동궁원, 청도 운문사 등 명소들은 지난달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아예 문을 닫은 상태다. 서문시장, 동성로 등 대구 도심권 명소들 역시 경북과 비슷한 수준의 방문객 감소 현상을 겪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난해부터 단단히 준비해 왔던 ‘2020년 대구·경북 관광의 해’ 관련 행사 등을 하나둘 접는 분위기다. 완연한 봄이 됐지만 좀처럼 코로나19로 침체한 관광 분위기가 되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버스 6대로 도심 구석구석 관광 명소를 돌아보는 대구 시티투어를 지난 2월 22일 잠정 중단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재개하겠다면서다. 그러나 봄을 맞은 4월 들어서도 시티투어는 그대로 중단돼 있다. 당초 380억원 정도 준비했던 올해 대구지역 관광 관련 사업 예산도 삭감했다. 80억원 정도를 최근 뚝 떼어내 코로나19 생계자금지원금으로 내어줬다. 아이돌 가수를 초청해 열 계획이었던 대구 한류콘서트는 언제 열지 날짜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2020 대구·경북관광의 해 관련 머그잔 제작 등 홍보물 만들기도 잠정 중단했다.
 
경북 안동시는 중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2020 벚꽃축제’를 준비했다가 취소했다. 고령군도 일본인 관광객과 수도권 관광객이 많이 찾는 ‘2020 대가야 체험축제’를 포기했다. 두 축제 모두 4월 중 열릴 예정이었다.
 
김윤호·김정석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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