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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고위 간부, 전별선물로 '순금열쇠' 받았다가 감찰

중앙일보 2020.04.07 08:54
해당 간부가 근무 중인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의 경찰청사. 뉴스1

해당 간부가 근무 중인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의 경찰청사. 뉴스1

경찰청 고위 간부가 비위 혐의로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 수개월 전 경찰서장으로 근무하며 산하 파출소장 등한테서 순금열쇠를 챙긴 혐의다.
 
7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소속 A총경은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의 감찰을 받는 중이다. 그는 지난해 서울 한 경찰서장으로 근무하다 올해 초 경찰청으로 전보된 인물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의 최측근 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A총경은 올해 1월 경찰서장 자리를 떠나면서 해당 경찰서 산하 지구대장·파출소장 등 10명가량으로부터 약 100만원 상당의 순금열쇠를 받은 혐의다. 감찰 당국은 관련 파출소장 등을 조사해 “돈을 갹출해 구한 순금열쇠를 A총경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총경은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경찰공무원 징계령 세부시행규칙에 따르면 경찰공무원이 금품·향응 등 재산상 이익을 직무 관련 공무원으로부터 받으면 안 된다. 구체적인 금품 수수 배경이 어떤지에 따라 ‘김영란법(청탁금지법)’ 위반이나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수사가 들어갈 수도 있다. 더욱이 비위 발생 시기를 보면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며 경찰 내 공직 기강이 강조되던 때라 논란이 예상된다.
 
A총경은 중앙일보에 “금품수수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A총경에 따르면 그는 경찰서에서 경찰청으로 자리를 옮기기 직전 함께 일했던 파출소장 등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는데, 나중에 자세히 살펴보니 순금열쇠가 끼어 있었다. 석별의 정을 나누는 취지로 준 것이라고 생각해 다시 돌려주진 않았다. 한 지구대장도 “부정한 목적으로 금품을 준 게 아니다”고 말했다.
 
경찰 내에서 총경은 일선 경찰서 서장급 간부로 ‘경찰의 꽃’이라고 불린다. 지난해 4월 현재 전국 경찰 12만 명가량 중 총경 이상 고위 간부는 670여 명(0.55%가량)에 불과하다.

 
최근 3년간 비위가 적발돼 징계를 받은 고위 간부 수는 25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15명은 중징계(파면·해임·강등·정직 등)를 받았다. 비위 유형은 금품수수와 수사 기밀 유출, 음주운전, 갑질 등으로 다양하다. 최근에는 ‘버닝썬 게이트’에 연루된 윤 모 총경이 특정범죄가중법상 알선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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