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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구름빵' 논란 "4000억 아닌 20억원" "계약 자체가 부당"

중앙일보 2020.04.06 16:57
『구름빵』 은 2004년 6월 한솔교육의 회원제 월간지에 들어갔다가 인기를 얻어 4개월 만에 단행본으로 발간됐다. 한솔수북 제공

『구름빵』 은 2004년 6월 한솔교육의 회원제 월간지에 들어갔다가 인기를 얻어 4개월 만에 단행본으로 발간됐다. 한솔수북 제공

 “『구름빵』 관련 논란에 정식으로 대응하겠다.”
백희나 작가의 『구름빵』 출판사가 최근 일고 있는 저작권 논란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여러 내용이 사실과 터무니없이 달라 해명한다”고 6일 밝혔다. 
 
백 작가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최대 규모 아동문학상인 스웬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받으면서 『구름빵』의 불거진 저작권 논란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을 하겠다며 나선 것이다. 
 
『구름빵』을 2004년 출판한 곳은 한솔교육이었다. 한솔교육은 ‘구름빵’ 관련 뮤지컬ㆍ애니메이션 계약을 2008년, 2010년 새로 체결했고 2013년엔 출판사업 부문을 분할해 자회사 한솔수북을 설립했다. 이에 따라『구름빵』저작권은 한솔수북이 가지게 됐고 이번 저작권 논란 해명도 한솔수북이 맡았다.
 
백 작가는 2003년 당시 한솔교육과 맺었던 계약과는 달리 작가 승인 없이 저작재산권이 이전됐으니 계약 자체가 무효라 보고 2017년 중앙지방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한솔교육과 한솔수북이 1억원, 뮤지컬과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강원정보문화진흥원, 주식회사 디피에스가 1억원을 작가에게 지급하며 출판물, 출판자료, 공연, 전시, 웹사이트 등의 사용을 금지해달라는 청구였다. 백 작가는 2019년 1월에 1심, 2월에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당시 계약에 따라 저작권과 캐릭터까지 모두 한솔 측에 양도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었다.
 
『구름빵』을 둘러싼 논쟁은 백 작가가 린드그렌상을 받으면서 다시 부각됐다. 『구름빵』으로 인한 출판사와 애니메이션 업체 등의 수익은 4400억원이고, 백 작가에게 돌아간 돈은 1850만원이라는 내용이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퍼졌다. 이에 대해 한솔수북 측은 “수익은 4400억원이 아니라 20억원이 정확하다”며 “4400억원은 오보에 오보가 이어진 사례”라고 주장했다. “2014년 4월 문화융성위원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불법 복제 시장 규모가 4400억원’이라고 언급한 후 뜬금없이 구름빵을 거론했는데 어느 순간 ‘구름빵 수익이 4400억원’으로 와전된 후 지금까지 정정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20억원은 『구름빵』의 판매금액이다. “2004년 출간된 후 15년 동안 약 40만부가 팔려 매출은 20억원”이라고 밝혔다. 또 “당시 무명작가였던 백 작가를 발굴한 후 일반 단행본 동화와 비교하면 더 적극적인 지원과 투자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일반 단행본의 마케팅 비용은 5~10%이지만 『구름빵』의 경우엔 30%를 지출했다”는 것이다.
 
백 작가의 책은 2차원 인형을 만들어 3차원 배경에서 촬영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한솔 측은 “이런 작업은 당시 스튜디오와 전문 인력을 가지고 있는 한솔이었기에 가능했다”며 “단행본 출간 이후에는 막대한 인력과 비용을 들여 베스트셀러가 되도록 조력했다”고 주장했다. 또 “애니메이션 제작사 등은 100억원이 넘게 투자하고도 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솔 측과 작가의 의견 차이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백 작가는 본지와 전화 통화에서 “출판사의 이익이 얼마인지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돈보다 중요한 것은 데뷔작이었던 『구름빵』이  내 의견과 상관없이 찢겨나갔던 것이다. 1850만원이 출판사로서 신인의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적절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백희나 작가. 중앙포토

백희나 작가. 중앙포토

또 “당시 신인 작가를 키우기 위한 마케팅 비용은 흥행 가능성에 대한 출판사에 판단에 의한 것이었다”며 “출판사를 위한 지출이었지 순수하게 작가를 위한 것이 아니었던 것은 명확하다”는 것이 백 작가와 소송대리인 측의 입장이다. 또한 당시 계약에서 저작권 양도를 작가가 승인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당시 관행에 따른 계약서였고, 한 종류의 계약서 외에는 선택권이 없었다”며 “지금도 신인들이 고통받고 있는 저작권 일괄 양도의 계약 관행에 대해 부당함을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적 소송도 길어진다. 한솔 측은 “인세 지급 등 조정안을 제출하고 법원 조정에 응하려 했지만 작가 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백 작가는 “구름빵 저작권을 원칙대로 돌려받는 것만이 목표였고 2차 사업의 업체들에도 손해가 끼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최대한 노력할 것을 약속한 바 있는데 출판사에서 내 입장을 근거 없이 비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백 작가는 2심 패소 직후인 2월 대법원에 상고했다.
 
김호정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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