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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만 미사일 4번 쏜 北···美국무부 "코로나 도와도 대북제재 별개"

중앙일보 2020.04.06 15:20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이 올해 1월 이란 제재와 관련한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부 장관이 올해 1월 이란 제재와 관련한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사투를 벌이는 가운데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북한을 포함한 제재 대상 국가들에 대한 경제 제재를 일시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 "미국도 코로나 지원은 적극적"


 
힐랄 엘버 유엔 식량권리특별보고관은 3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세계적 대유행(pandemic) 기간에는 제재 부과의 이유가 무엇이든, 인권 침해의 영향이 얼마나 심각하든, (북한을 비롯한) 모든 나라의 경제 제재가 해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엘버 특별보고관은 “북한의 코로나 상황에 대해서는 정보가 없지만, 경제 제재는 정부나 의사결정권자들 보다 취약한 주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G20 정상들에게 "코로나 사태 대응을 위해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는 서한을 보낸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G20 정상들에게 "코로나 사태 대응을 위해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는 서한을 보낸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지난달 24일(현지시간) 주요20개국(G20) 정상들에게 서한을 발송해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ㆍ이란 등 제재를 받는 나라들이 의료ㆍ보건 용품과 식량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들 국가에 대한 제재의 고삐를 쥐고 있는 미국에 “코로나 대처를 위해서라도 제재를 풀라”는 고강도 압박이 전방위적으로 가해지는 모양새다.
 
외교부에 따르면 미국도 코로나 관련 인도적 지원에는 열려 있다는 설명이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6일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 관련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서는 미국도 긍정적이고 적극적 생각을 갖고 있고, 대외적으로도 표명했다”면서도 “문제는 북으로부터 호응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내 코로나19 관련 방역 협조 의사를 전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브리핑 중 코로나 진단키트를 꺼내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브리핑 중 코로나 진단키트를 꺼내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한ㆍ미 당국은 북한에 비공식적인 확진자 수가 상당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아직 “확진자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이나 미국 등에 코로나 관련 인도적 지원 요청도 일절 하지 않고 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자신들도 동등한 핵보유국으로서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도 보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띄우긴 했지만, 대북제재 전반에 관한 한 완강한 미국의 입장도 읽힌다. 코로나 지원과 대북제재 체제는 별개라는 시그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전술유도무기 시범사격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월 2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전술유도무기 시범사격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월 2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대표적인 게 북한의 반발을 불러왔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의 국무부 언론 브리핑(3월 25일)이었다. 폼페이오 장관은 코로나 관련 대북 제재 일시 해제 움직임과 관련해 “유엔 안보리 결의안은 의약품 지원을 포함한 인도적 지원을 제재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며 “이 나라들 중 몇몇은 계속해서 폭탄과 미사일, 핵 능력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3월에만 네 차례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는 등 코로나 국면에서도 군사 개발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은 북한을 겨냥한 듯한 발언이었다. 미 국무부는 최근 의회에 제출한 2021년 회계연도 예산안에서도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폐기하기 위한 대북 정치ㆍ경제적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미국이 “방역 협력은 하겠다”면서도 제재 완화 메시지로 오인되지 않도록 신중한 배경에는 중ㆍ러 등 소위 ‘제재 해제 그룹’이 코로나 사태를 발판 삼아 미국 주도의 제재 체제에 균열을 내려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
 
장쥔 중국 주재 유엔대사가 지난해 12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최고 우선과제는 북미 대화 재개와 긴장 완화"라며 "안보리가 '가역 조항'을 발동시키는 방식으로 대북 제재를 수정해 북한의 비핵화 진전을 유인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엔 홈페이지 캡처]

장쥔 중국 주재 유엔대사가 지난해 12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최고 우선과제는 북미 대화 재개와 긴장 완화"라며 "안보리가 '가역 조항'을 발동시키는 방식으로 대북 제재를 수정해 북한의 비핵화 진전을 유인해야 한다"고 말했다.[유엔 홈페이지 캡처]

 
3일(현지시간)에도 중국은 유엔 내 개발도상국모임인 ‘77그룹(G77)’과 함께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조치들이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적 역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며 제재 해제가 필요하다는 성명을 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지난달 G20 특별화상정상회의를 통해 각국 정상들에게 제재 해제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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