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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비상사태 선포 직전···日성장률 -5%까지 추락한다"

중앙일보 2020.04.06 09:28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상치 않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가 지난주 말엔 비상사태 선포시 행동요령을 발표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아베 신조 총리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기 직전”이라며 “올해 일본 경제가 다른 나라보다 어려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앙일보는 이코노미스트지가 왜 그렇게 보는지 알아보기 위해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의 와카스 아덴왈라 일본 담당 분석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EIU는 이코노미스트지의 경제분석 부문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의 EIU 와카스 아덴왈라 이코노미스트는 비상사태 선포가 일본 경제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의 EIU 와카스 아덴왈라 이코노미스트는 비상사태 선포가 일본 경제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루 확진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일본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가.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NHK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242명, 이달 1일 266명, 2일 281명, 3일 353명이었고 4일에는 368명, 5일에는 362명이 새로 늘었다. 일일 확진자 사흘 연속 300명 선을 웃돌았다.”
일본 확진자수는 다른 주요 7개국(G7)과 견줘 아직은 많지 않아 보인다.
“하하! 일본 가까이에 있는 기자가 잘 알고 있지 않는가. 일본은 코로나19를 적극적으로 검사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의도적으로 검사하지 않고 있는지는 논쟁거리다. 다만, 현재 확진자 수가 정확한지 아닌지가 불투명하다.”
 

비상사태 기간이 열쇠, 유럽만큼 길면 경제충격 크다.
올림픽 연기만으로도 마이너스 1.6%까지 떨어진다.
비상사태까지 겹치면 올 연간 성장률은 5%까지 추락한다.

도쿄는 일본 경제의 심장, GDP 45%를 담당하고 있다  

주로 어느 지역에서 많이 늘어나고 있는가.
“수도인 도쿄 지역에서 새 확진자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도쿄 일대는 일본 경제의 중심지다. 수도권(greater Tokyo area)은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45%를 차지하는 곳이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어떻게 되는가.
“일본 사람들이 비상사태라고 부르는 것은 영어권 사람들이 말하는 ‘폐쇄조치(lockdown)’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사람들의 이동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일본의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에 마이너스 1.8%까지 떨어졌다.

일본의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에 마이너스 1.8%까지 떨어졌다.

도쿄 도지사는 생필품 수급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하던데.
“생필품 생산과 소비는 현대 경제의 극히 일부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경제활동의 대부분이 사실상 멈춘다고 봐야 한다. 추가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동력이 거의 꺼지는 셈이다.” 

소비세 인상 이후 설상가상! 

비상사태 선포만으로도 그럴까.
“아니다. 비상사태 기간이 2~3주 정도면 경제 충격은 크지 않다. 하지만 현재 유럽 국가만큼 길어지면 일본 경제는 충격받을 수밖에 없다.”
충격이 다른 나라보다 크다는 예측이 있는데 왜 그런가. 
“당연하다. 일본은 지난해 10월 소비세를 인상했다. 그 충격으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1.8%였다. 여기에다 올 7~8월 열릴 예정이었던 올림픽 대회가 미뤄졌다. 아베 신조의 올해 경제 운영계획이 거의 수포가 되었다.”
EIU는 올림픽 연기 충격이 어느 정도 될 것이라고 보나.
“우리는 올림픽 연기 때문에 올 일본 경제 성장률이 -1.6%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경제분석회사인 IHS마킷은 올림픽 연기 때문에 일본의 올해 성장률이 -1.2%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EIU가 IHS보다 더 비관적이다. 
마이너스 1.6%엔 비상사태 충격이 반영돼 있는 것인가.
“아니다. 우리 EIU는 비상사태가 2~3주 정도에 그치지 않고 길어지면, 일본 성장률이 -5%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베 지지율 떨어져도 정치생명은 이어질 듯하다

올림픽 경기 연기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올해 경제 운영이 계획대로 되지 않고 있다.

올림픽 경기 연기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올해 경제 운영이 계획대로 되지 않고 있다.

마이너스 5%라면 충격이 상당해 보인다.
“일본은 지난해 10월 소비세 인상 직후 침체에 빠졌다. 올림픽이 비관적인 상황에서 유일하게 밝은 측면(silver lining)이었다. 그런데 올림픽은 연기됐고, 여기에다 코로나19 비상사태가 선포될 조짐이다.”
일본 정부가 대응할 카드를 갖고 있을까.
“일본은행(BOJ)은 자산매입 규모를 늘렸다. 주식 등을 더 많이 사들일 수 있다. 이제 관심은 일본 정부가 재난수당 등을 지급할 여력이 있을지다. 일본 정부가 이미 많은 빚을 지고 있다. 그래도 아베는 재난 수당을 지급하려고 할 것이다.”
아베의 정치생명이 위험하다는 지적이 있다.
“그의 지지율이 많이 낮아졌다. 하지만 야당엔 별다른 리더가 없다. 집권 자민당 내에도 여러 파벌이 경쟁하고 있어, 아베의 지지도가 낮아진다고 해서 자리에 물러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는다.
와카스 아덴왈라

영국 런던정경대(LSE)에서 경제개발 등을 공부했다.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에서 일본과 한국의 통화정책 등 거시경제를 분석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이 뽑은 ‘가장 정확한 경제분석가’ 가운데 한 명이라고 EIU는 자랑한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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