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서울 여의나루역 출입구 앞에 벚꽃 구경을 나온 시민들이 모여 있다. 이후연 기자
5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나루역 2번 출구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던 김모(28)씨는 이렇게 말하며 마스크를 고쳐 썼다. 그는 “집에서 나올 때도 손을 씻고 나왔고, 여의나루 지하철 개찰구에 있는 손 세정제도 썼다”며 “‘사회적 거리두기’의 의미를 알지만, 1년에 얼마 없을 이런 날 집에만 있으면 더 병이 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여의도로 모인 20대 상춘객

5일 여의도 한강공원에 영등포구청 관계자가 방문객에게 손소독제를 뿌려 주고 있다. 이후연 기자
물론 토요일이었던 전날에 비해 이날의 방문객 수는 크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구청 관계자도 “어제에 비해서는 공원을 찾은 사람 수가 줄었다”며 “확실히 일요일이다 보니 월요일을 염두에 둔 직장인이나 가족 방문객이 어제에 비해 적다”고 말했다. 방문객이 적다 보니 토요일엔 불가능에 가까웠던 ‘2m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날은 어느정도 가능했다.
아이와 함께 공놀이를 하는 가족들이 보이긴 했지만, 눈에 띄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으로 보였다. 친구나 연인과 함께 온 이들은 공원 곳곳에 대여한 돗자리를 깔고 앉아 치킨이나 떡볶이 같은 음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이날 친구와 함께 여의도공원에 온 한 대학생은 “봄 벚꽃 철에 여의도에서 이렇게 여유롭게 있어 본 적은 처음인 것 같다”며 “좀 걱정이 되긴 했는데 그래도 나오기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확진 문자 ‘No look’

5일 오후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돗자리를 펴고 앉아 봄을 즐기고 있다. 이후연 기자
이날도 각 지자체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보낸 안전 안내 문자로 여의도 한강공원 곳곳에서 동시에 경보음이 울리기도 했다. 하필 이날 오후 2시쯤에는 여의도가 있는 영등포구에서 26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안전 안내 문자가 발송되기도 했다.
일부 방문객들은 휴대전화를 바라보며 심각한 표정을 짓기도 했지만, 대다수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나온 정모(45)씨는 “물론 걱정이 되긴 하지만, 아이들이 집에만 있는 걸 너무 갑갑해한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인데 단 몇 시간만이라도 주말에 나와서 놀아줘야 애들도 좀 숨통이 트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꽃 구경이 죄냐"

5일 오후 서울 여의나루역 주변은 토요일인 전날에 비해 벚꽃 방문객 수가 크게 줄었다. 이후연 기자
반면 여의도 공원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다음주도 토요일에 사람이 많이 몰릴까봐 걱정”이라며 “여전히 매일 1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감염되고 있는데 벌써 사람들 긴장이 확 풀린 것 같다”고 우려했다. 그는 “원래도 여의도 살며 벚꽃 피는 시기가 사람이 몰려 제일 짜증났는데, 이번 봄은 감염병 확산이라는 두려움까지 얹어졌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