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5일 식목일을 맞아 지난해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강원 강릉시 옥계면 천남리 재조림 지역을 방문해 금강 소나무를 심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 대통령 내외가 모자와 장갑을 쓰고 직접 심은 나무는 경북 봉화에서 그루당 5000원에 구매한 금강송으로, 문 대통령은 “소나무 가운데 가장 우수한 품종으로, 조선 시대에는 이 나무를 베면 무거운 처벌을 하는 금송령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구덩이를 파면 김 여사가 흙을 밟아 다지는 식으로 내외가 함께 나무를 심었는데,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김 여사에게 “(나무 심기를) 잘한다. 선수 같다”고 웃으며 말을 건네자, 김 여사가 “제가 잘 심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날 김 여사는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을 축하하는 의미로 강릉소방서 장충열 119 구조대장에게 “어디서든 끝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소방관들의 용기를 코로나 19의 어려움을 이겨나가고 있는 우리 국민과 함께하겠다”고 쓴 서신을 수국 화분과 함께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식목행사 후 다과회에서 “작년 강원도 산불이야말로 소방청, 산림청,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까지 관뿐만 아니라 우리 온 국민이 함께 마음을 모아서 재난을 극복한 정말 모범인 사례”라며 “그때 그 정신으로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 19도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4.3 희생자와 군ㆍ경 희생자 신위를 함께 안치한 제주 하귀리 영모원을 방문해 분향을 한 후 묵념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야당의 시선은 곱지 않다. 문 대통령의 잦은 현장 행보가 4·15 총선을 목전에 둔 데다 정부가 연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면서 이를 문 대통령이 앞장서 거스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연국 수석대변인은 “바로 어제, 정부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연장한다고 발표했고, 문 대통령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해 줄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며 “그런데도 대규모 수행원을 대동하고 지방을 방문하고, 지역주민들과 밀착하여 기념사진을 찍는 것은 특유의 언행 불일치(言行不一致)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정 대변인은 또 “지금은 4.15 총선 공식선거운동 기간으로, 평소에 없던 지역 순방에 나서는 것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행위로 비칠 수밖에 없다. ‘언행 불일치 쇼’이자 지역순방 명목의 선거운동일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권호·이병준 기자 gnomo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