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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당vs열린민주당vs정의당…총선 '조국소환'뒤 변화 생겼다

중앙일보 2020.04.04 14:02
제로섬 게임의 승자는 누구일까.  
더불어민주당의 공식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민주당의 외곽정당임으로 자처하는 열린민주당, 그리고 정의당 사이의 비례대표 경쟁은 제로섬 게임이다. 한국갤럽의 지난 3주간 조사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세 정당 중 하나를 고른 사람의 비율은 44%(3월17일~19일)→43%(3월24일~26일)→43%(3월31일~4월2일)로 거의 일정했다.

그러나 그 사이 시민당을 찍겠다는 응답은 33%→25%→21%로 줄었고, 정의당과 열린민주당에 투표하겠다는 답은 각각 7%→9%→11%, 4%→9%→10%로 늘어났다. (※18세 이상 남녀 1000~1002명 조사, 자세한 사항은 해당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의당의 반등

제로섬 게임에서 선거운동 초반 눈에 띄는 건 정의당의 반등이다. 같은 조사에서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라고 물었을 때(정당지지율)와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할 것 같냐’고 물었을 때 ‘정의당’이라고 답하는 사람들은 크게 차이가 났다.

가장 최근인 4월 첫째주 조사에서도 정의당의 정당지지율은 여전히 4%를 맴돌았지만 정의당을 찍겠다는 응답은 3주 연속 증가세였다. 한국갤럽이 4월 첫주 조사 결과에 일정한 통계기법을 적용해 산출한 정의당의 예상 정당득표율은 15%였다. 지난달 중순 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의 등장과 류호정씨(1번) 등 비례대표 후보 선정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으로 코너에 바짝 몰렸던 것에 비하면 반등세가 역력하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천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 조사를 토대로 2016년 총선과 2018년 지방선거 성·연령대별 투표율을 평균해 셀 가중처리하고, 부동층에 대해선 다중 분류 모형에 따라 선택추정 배분하는 등 통계 기법을 통해 '예상 득표율'을 산출했다. [연합뉴스]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천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례대표 정당 투표 의향 조사를 토대로 2016년 총선과 2018년 지방선거 성·연령대별 투표율을 평균해 셀 가중처리하고, 부동층에 대해선 다중 분류 모형에 따라 선택추정 배분하는 등 통계 기법을 통해 '예상 득표율'을 산출했다. [연합뉴스]

 

‘조국 대 윤석열’ 소환 효과

정의당의 반등은 열린민주당 등장 이후 ‘조국’ㆍ‘윤석열’ 등의 키워드가 선거판에 소환되면서 발생하는 반사이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연구위원은 “지역에선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지만 통합이나 경제에 무게를 두거나 위성정당에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검찰 이슈 재부상을 계기로 민주당의 위성정당들을 등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봤다.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등 친조국 인사들을 앞세운 열린민주당은 1호 공약부터 검찰총장을 ‘검찰청장’으로 격하시키기 위해서 개헌을 불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친조국’ 프레임과 거리를 둬 온 시민당과 민주당도 MBC가 지난달 31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과 채널A 기자의 유착 의혹을 보도한 이후엔 열린민주당과 대동소이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3일 시민당은 논평에서 “비틀어진 언론 권력이라는 화살을 손에 쥔 검찰권력의 표적판엔 ‘꽝’이 없다”며 “더불어시민당은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21대 국회에서 검찰개혁을 완수하고, 반드시 언론개혁의 시작과 끝을 볼 것”이라고 했다.  
 

정의당의 전략 수정

심상정 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강남역 사거리 통 폐쇄회로(CC)TV 철탑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는 삼성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김용희씨를 방문한 후 눈물을 닦고 있다. [뉴스1]

심상정 정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강남역 사거리 통 폐쇄회로(CC)TV 철탑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는 삼성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김용희씨를 방문한 후 눈물을 닦고 있다. [뉴스1]

정의당 내부에선 지난달 18일 심상정 대표의 관훈토론 이후 가시화된 전략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종철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위성정당 꼼수에 대한 비판에만 매달리지 말고 ‘사회적 약자의 편’이란 정의당의 정체성을 드러내는데 주력하자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전국민 재난기본소득 100만원 지급 등을 앞세운 관훈토론이 분기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 이후 정의당은 포지티브 캠페인에 주력하고 있다. 심 대표가 지난달 31일 국회 본청 앞에서 ‘N번방 방지법’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국회를 주장하는 1인 시위를 벌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1일 공개한 광고 영상에는 고(故) 노회찬 대표의 당 대표 수락 연설(2012년 7월21일)을 활용해 정의당의 ‘초심’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의당의 반등세가 지속될거라 예상하긴 쉽지 않다. “3당 간 비례대표 경쟁은 중도를 향한 확장성을 갖지 못한 채 제로섬 게임을 계속할 것”(정한울 위원)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불출마를 택한 한 민주당 의원은 “열린민주당은 ‘친조국ㆍ반윤석열’에 올인할 게 뻔하고 민주당과 시민당은 열린민주당과의 선긋기에 계속 애를 먹을 것”이라며 “정의당이 포지티브 캠페인에 성공하면 비례대표 후보 선정 등에 실망했던 지지층을 좀 더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장혁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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