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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누구? 라이브 판매 첫 도전에 200억 매출

중앙일보 2020.04.04 10:35
코로나 사태로 클라우드 경제(云端经济)가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비대면 라이브 방송으로 판매하는 ‘제품’ 범위는 기존 일반 생활 소비재에서 폰, 차, 집까지 그 범위가 확대됐다. 이른바 '라이브 판매 전성시대'가 열린 것.

[사진 셔터스톡]

 

코로나 사태로 열린 라이브 판매 전성시대
中기업가들 직접 라이브 판매 도전 줄이어

이런 가운데 요즘 가장 잘나가는 왕홍(网红 인플루언서) 리자치(李佳琦), 웨이야(薇娅)를 위협하는 판매왕이 등장했다. 중국 IT 기업 추이쯔커지(锤子科技 Smartisan) 창립자 뤄융하오(罗永浩)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라이브 방송 화면 캡쳐, 왼쪽이 뤄융하오, [사진 36kr,펑황왕]

라이브 방송 화면 캡쳐, 왼쪽이 뤄융하오, [사진 36kr,펑황왕]

 
4월 1일, 그는 처음 나선 라이브 판매에서 1억 1000만 위안(약 19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했다. 틱톡(抖音) 라이브 판매의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사장님 왕홍'으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었다.
 
**클라우드 경제(云端经济): 대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온라인을 통해 모든 것을 진행하는 방식. 우리나라로 치면 ''랜선**' 같은 개념
 
**왕홍(网红):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왕훙'이 맞지만, 매체에서 높은 빈도로 사용하는 '왕홍'으로 표기했습니다.
 
사실 뤄융하오의 라이브 도전은 예고된 것이었다. 3월 19일, 그는 자신의 SNS에 전자상거래 라이브 방송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요즘 라이브 판매가 인기라니 직접 체험해보겠다’고 말했다. 뷰티 왕홍 리자치(李佳琦)가 립스틱을 판다면, 자신은 다른 업체의 물건 판매를 돕겠다고 했다.
[사진 웨이보 캡쳐]

[사진 웨이보 캡쳐]

 
특기할만한 점은, 뤄융하오가 라이브 방송을 하겠다 결심한 이유가 자오상증권(招商证券)의 보고서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오상증권은 지난 1월 초 "전자상거래 삼국지가 기존의 '알리바바-핀둬둬-징둥'에서 '알리바바-핀둬둬-틱톡'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자상거래 3대장에 쇼트클립 플랫폼 틱톡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다시 말해 뤄융하오는 전자상거래 업계 판도 변화에 자극을 받아 몸소 체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곧이어 그가 틱톡 플랫폼과 계약했다는 소식이 이어졌다.
 
1일 밤, 뤄융하오가 '완판' 시킨 제품은 총 22가지 종류였다. 주로 식품과 생활용품, IT제품을 팔았다. 라이브 판매 첫도전 '신인' 뤄융하오는 기본적인 주의사항과 정보 등을 소개하며 진중한 태도로 방송에 임했다. 또 품질이 보장되는 브랜드와만 협업하겠다고도 강조하며 고객을 안심시켰다.
 
그가 처음으로 판매한 제품은 5만자까지 쓸 수 있다는 샤오미 중성펜. 10개에 9.9위안으로 소개된 이 펜은 공개 1분 만에 7만 5420개가 완판됐다.
 
뤄융하오의 라이브는 3시간 동안 이어졌다. 매출 1억 위안을 돌파한 건 방송 시작 후 2시간만이었다. 이날 총 거래액은 1억 1000만 위안(약 190억 원), 라이브 방송을 시청한 누적 관람자수는 4800만 명에 달했다. 그간 신제품 발표회와 프리젠테이션 등에만 익숙했을 뤄융하오는 라이브 방송의 빠른 진행에 약간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틱톡 라이브 사상 최고 매출을 달성하며 성공적인 데뷔라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라이브 판매 방송에 직접 뛰어든 기업인은 뤄융하오만이 아니다.
[사진 36kr]

[사진 36kr]

 
앞서 트립닷컴(携程) 량젠장(梁建章) 회장도 성공적인 라이브 방송을 마쳤다. 3월 23일, 량 회장은 싼야 아틀란티스(Atlantis·Sanya) 호텔에서 자신의 생애 첫 라이브 판매 방송을 진행했다. 량 회장이 판매한 것은 오션뷰 호텔 숙박권과 조식, 아쿠아리움 티켓이 포함된 패키지 등 여행 패키지 권이었다.
 
이날 량 회장은 저녁 8시에 방송을 시작한 후 1시간 만에 약 1000만 위안(약 17억 원) 상당 매출을 달성했다. 싼야는 트립닷컴(携程 구 시트립)이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주력하는 관광지다.
[사진 DoNews]

[사진 DoNews]

 
3월 초, 트립닷컴은 소위 '여행 활성화 프로젝트'를 본격화한 뒤 2주만에 호텔 예약 판매량이 20배로 늘었다. 일부 호텔 체인의 경우 호텔 패키지 숙박권이 업로드 30분만에 3000세트가 팔려나가기도 했다. 량 회장이 라이브 방송 전면에 나선 것은 코로나 발발 이후 움츠러들었던 여행 상품 판매를 반등시키기 위한 자구책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중국 가구업체 훙싱메이카이룽(红星美凯龙)은 지난 3월 6일 타오바오 라이브 방송을 온오프라인 이원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했다. 메인 스튜디오와 6개 매장을 연결한 방식이었다. 훙싱메이카이룽 총재 5명이 직접 카메라 앞에 나서 시연하고 가격을 흥정했다.
[사진 21차이징써우쒀]

[사진 21차이징써우쒀]

 
회사 경영진의 합공 하에 이날 훙싱메이카이룽은 4시간 동안 1만 7400건의 주문을 받았다. 112만 7200명이 라이브를 지켜봤으며, 400만개의 좋아요를 받았다.
 
일찍이 샤오미(小米) 레이쥔(雷军) 회장도 이 같은 흐름을 눈치채고 자사 고위급 임원들을 라이브 방송에 내보냈다.
 
"라이브를 통해 판매 수완을 좀 배워보세요"
 
2월 28일, 레이쥔이 SNS에 신임 부총재를 포함한 임원 세 명을 지목하며 한 말이다. 그날 저녁 이들 임원진은 샤오미 공식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라이브를 통해 샤오미10을 함께 판매했다.
[사진 웨이보 캡쳐]

[사진 웨이보 캡쳐]

 
코로나 이후 기업가들이 직접 라이브 전면에 나서고 있다. 침체된 매출을 되살리기 위한 목적이지만, 동시에 중국 전자상거래 업계의 판도변화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금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리자치, 웨이야 등 왕홍들이 라이브 방송 판매로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왕홍은 수십가지 브랜드와 콜라보를 통해 다양한 제품을 판매합니다. 브랜드 충성도를 형성하기에는 무리가 있죠"
 
업계 관계자들은 기업가들이 라이브 전면에 나서 자사 제품을 판매할 경우 브랜드 충성도 형성에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한꺼번에 취급하는 업체의 경우 상황은 좀 달라진다. 제3자가 품질을 검증해주는 것이 신뢰가 가기 때문이다.
 
지금 중국 기업들은 자체 라이브 방송 판매 모델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기업가들은 자신의 인지도와 전문 지식을 활용해 새로운 라이브 판매왕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조만간 '사장님 왕홍'의 시대가 도래할지도 모를 일이다.
 
 
차이나랩 홍성현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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