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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시민당 ‘쌍둥이 유세버스’ 선거법에 저촉돼 올스톱

중앙선데이 2020.04.04 00:31 680호 6면 지면보기
지난 2일 국회에 등장한 더불어민주당(위)과 더불어시민당 ‘쌍둥이 유세버스’. 중앙선관위는 1자와 5자를 크게 부각한 게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국회에 등장한 더불어민주당(위)과 더불어시민당 ‘쌍둥이 유세버스’. 중앙선관위는 1자와 5자를 크게 부각한 게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연합뉴스]

꼼수 선거운동 논란에 휩싸였던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쌍둥이 유세버스’가 운행을 멈추게 됐다. 21대 총선 선거일인 4월 15일의 ‘1’(민주당 지역구 기호)과 ‘5’(시민당 비례대표 기호)를 활용한 외관 장식이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중앙선관위 판단 때문이다.
 

윤호중 “표현의 자유 침해” 반발
통합당 “폭망 정권” 공세 강화

중앙선관위는 3일 두 당의 쌍둥이 버스 외관이 선거법 90조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중지와 시정을 요구했다. 선거법 90조는 ‘누구든지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한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정당·후보자 이름이나 사진, 또는 이를 유추할 수 있는 내용도 명시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민주당 기호 ‘1’과 시민당 기호 ‘5’를 크게 부각한 건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행위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제주에서 열린 민주당·시민당 합동 선거대책회의에서 “버스에 15일의 10단위와 1단위가 너무 떨어져 있으니 붙이라고 하는데, 1과 5가 붙어 있으면 15고 떨어져 있으면 15가 아니라는 게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중앙선관위가 선거운동을 하는 정당과 후보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강훈식, 시민단 제윤경 수석대변인도 공동 명의로 반박 논평을 냈다. 이들은 쌍둥이 버스에 대해 “두 당의 연대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변칙은 허용하고 표현만 제한하는 선관위 유권해석에 혼란만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일 민주당·시민당 합동 출정식을 국회 본청 안 로텐더홀에서 한 것도 선거법 위반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시민당 관계자는 “야외 퍼포먼스는 선거법상 제약이 있어 실내로 장소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미래한국당을 위성정당으로 둔 미래통합당 지역구 후보들도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기 위해 “지역구는 2번, 비례는 4번”이란 구호 대신 “이판사판” 등 대체어를 고안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지도부의 공세도 한층 강해졌다. 폭망, 깡통, 거지 같다, 적당히 하라 등 사용하는 어휘도 거칠어졌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인천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어느 상인이 대통령 질문에 ‘경기가 거지 같다’고 답했는데 요즘 경제 상황이 거지 같을 뿐 아니라 깡통을 찰 지경에 도달했다”며 “이 정권의 행태를 보면 연극·조작하는 데 능숙하지만 실생활 정책에 대해선 무능하고 염치와 체면도 없다”고 비난했다.
 
황교안 대표도 종로 유세에서 “국제 관계가 나빠지고 있는데 정부는 좋아졌다고 한다. 속이 터질 일”이라며 “이 정부는 폭망 정권”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n번방’ 관련 발언과 “키 작은 사람은 들지도 못한다”는 비례대표 투표용지 관련 발언에 대한 여권의 공세에 대해서도 “사사건건 꼬투리 잡아 환상의 허수아비 때리기에 혈안이다. 적당히들 하라”고 역공에 나섰다.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선거 공조도 계속됐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통합당 선대위 회의에 참석해 “형제 정당인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총선 승리를 통해 ‘정말 못 살겠다. 제발 바꿔 달라’는 민심에 부응할 것”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는 통합당, 비례대표는 미래한국당을 각각 선택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일 국립현충원 방문 당시 방명록에 ‘민’을 썼다 지웠던 김 위원장은 이날도 비슷한 실수를 두 번이나 했다. 회의에서 “현명하신 인천 유권자들이 높은 수준의 지혜를 갖고 우리 통합민…”이라고 했다가 곧장 “통합당을”이라고 수정했다. 이어 정승연 인천 연수갑 후보 지원 방문에선 “솔직히 민주통합당, 아니 미래통합당이 마음에 흡족하게 드는 건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준호·윤정민·김홍범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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