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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GM 이어 GE도 인공호흡기 만들라” 코로나 총력전

중앙선데이 2020.04.04 00:26 680호 8면 지면보기

[팬데믹 100만 명 시대] 비상 걸린 미국

2일 미국 보스턴 공항에서 중국산 마스크 120만 장이 하역되고 있다. 이번 계획은 인기 미식 축구팀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전용기를 제공하면서 성사됐다. [로이터=연합뉴스]

2일 미국 보스턴 공항에서 중국산 마스크 120만 장이 하역되고 있다. 이번 계획은 인기 미식 축구팀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전용기를 제공하면서 성사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전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말 중국에서 첫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지 석 달 만이다. 특히 지난달 26일 50만 명을 돌파한 데 이어 일주일 만에 2배로 증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 하루 3만명 감염 24만명 넘어
쿠오모 “인공호흡기 6일이면 동나”
사망자 넘쳐 냉동 트레일러 동원

중, 우한 봉쇄 해제 전 애도 행사
해외 역유입 감염자 확산이 ‘복병’

미국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지난 2일(현지시간)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환자는 100만7977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도 5만2771명으로 5만 명을 넘어섰다. 국가별 확진자는 미국이 24만4678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이탈리아(11만5242명), 스페인(11만2065명), 독일(8만4788명), 중국(8만2432명) 순이었다. 확진자가 1만 명이 넘는 나라도 14개국이나 됐다. 사망자는 이탈리아가 1만3915명으로 가장 많고 스페인(1만348명), 미국(5758명), 프랑스(5387명), 중국(3322명)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는 미국이 주도하는 모양새다. 전 세계 확진자 중 4분의 1가량이 미국에서 나왔다. 2일에도 전날보다 확진자가 3만 명 이상 급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2일 제너럴일렉트릭(GE) 등 6개 회사를 상대로 전시물자법을 발동하며 인공호흡기 생산을 명령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섰다. 인공호흡기 제조사에는 GE 외에도 힐-롬, 메드트로닉, 레스메드, 로열 필립스, 바이엘 메디컬 등 의료 장비 제조업체가 포함됐다. 지난달 27일 자동차 회사 GM에 같은 명령을 내린 지 일주일 만이다. 3M에겐 의료용 N95 마스크 생산도 명령했다.
 
이는 뉴욕시가 넘쳐나는 코로나19 사망자 시신을 보관하기 위해 냉동 트레일러까지 동원한 가운데 미국 내 병원 곳곳에서 인공호흡기를 포함한 의료 장비가 급속히 고갈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7일 인공호흡기 생산을 처음 지시받은 GM이 자동차 부품 공장 생산라인을 급히 교체해 호흡기 생산에 들어갔지만 4월 한 달간 생산 능력은 1만 개 수준이다. 당장 중환자실에 환자가 넘쳐나는 뉴욕시만 해도 다음주까지 수천 개가 필요한 상황에서 50개 주 전체 수요를 충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회견에서 “뉴욕주에 2200개의 인공호흡기 재고가 있지만 호흡기가 필요한 신규 환자는 하루 350명 발생한다”며 “단 6일이면 고갈된다. 이것이 뉴욕이 처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2일 현재 뉴욕주 확진자는 9만2597명, 사망자는 2374명으로 미국 전체 확진자·사망자의 40%에 달한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반면 중국은 오는 8일 우한 봉쇄 해제를 앞두고 코로나19 종식 수순을 차근차근 밟아가는 분위기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나흘간 저장성 일대를 순회하며 경제 행보에 나섰다. 물류 시스템을 최초로 정상화한 닝보시 저우산 항구를 찾아 물동량 복원을 서두를 것을 당부하는가 하면 후저우시 생산 시설을 둘러보며 경제 회복을 가속화할 것을 지시했다. 시 주석은 마스크를 벗고 시민들을 만나며 전염병이 끝나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도 우한과 후베이성의 도시 기능이 회복되고 있다는 소식을 앞다퉈 전하고 있다. 중국 CCTV는 “후베이성의 작업 재개율이 93.8%에 달했다”며 “우한의 기업들도 전달에 비해 85.4% 회복됐다”고 보도했다.
 
4일엔 코로나19 사망자를 애도하는 행사도 열린다. 중국 국무원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3분간 자동차와 기차·선박 운행을 모두 중단하고 경보를 울릴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전역에선 조기가 게양된다. 국무원은 “코로나19로 희생된 사람들을 깊이 애도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후베이성 정부도 코로나19로 희생된 의료진 14명을 ‘열사’로 추서했다. 사태 초기 코로나19 위험성을 처음 폭로한 우한중심병원 의사 리원량을 비롯해 왕핑 우한제8병원장, 류판 우창병원 간호사, 결혼식을 미루고 환자 치료에 나섰던 의사 펑인화 등이 포함됐다. ‘열사’는 국가와 사회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인물에게 부여되는 최고 등급의 명예 칭호다. 후베이성 정부는 “개인의 안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생명을 바쳐 인민을 위해 복무하는 사명을 실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무증상 감염자와 해외 역유입 감염자 확산은 여전한 ‘복병’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도 전날 대책회의에서 “우한과 후베이성 등에서 무증상 감염자에 대한 역학 조사를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1일에만 신규 무증상 감염자가 후베이성에서 37명, 우한에서 35명 발견됐다. 3일엔 중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31명 중 29명이 해외 역유입 확진자로 집계됐다.
 
그런 가운데 인구 60만 명의 소도시인 허난성 핑딩산시는 의사 세 명이 무증상 감염자로 확인되자 이들이 진료 과정에서 다수의 시민들과 접촉했다며 도시 자체를 봉쇄했다. 중국 위생당국도 “무증상 감염이 발견되면 2시간 내 보고하고 24시간 내 역학 조사를 완료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워싱턴·베이징=정효식·박성훈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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