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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역병도 물리친다…젊은 예술혼, 봄을 부르다

중앙선데이 2020.04.04 00:20 680호 19면 지면보기
노기훈의 ‘달과 빛 #7873’. [사진 금호미술관]

노기훈의 ‘달과 빛 #7873’. [사진 금호미술관]

전시장 3층 층고 높은 바람벽에 기하학적 문양의 그림이 걸려있다. 그리고 그 앞에 놓인 커다란 파란 공. 박아람 작가의 ‘계단’과 ‘아이 핑거(Eye Finger)’다. 엄지와 검지 두 손가락만으로 형상의 크기를 조절하고, 수많은 픽셀로 이뤄진 디지털 세상을 단순하게 구현했다는 작가의 설명에도, 정면에서 바라본 두 작품의 합쳐진 풍경은 ‘지구’를 품으려는 ‘절대자’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지구촌을 뒤흔들고 있는 중국발 역병의 상흔이 그만큼 지독하기 때문일까.
 

금호미술관 2020신진작가전
설치·회화·사진·동양화 다양

박아람의 ‘계단’과 ‘아이 핑거’. [사진 금호미술관]

박아람의 ‘계단’과 ‘아이 핑거’. [사진 금호미술관]

코로나19로 초토화된 미술계에 금호미술관이 조심스럽게 그러나 씩씩하게 문을 열었다. 지난해 공모로 뽑힌 4인의 작가를 소개하는 ‘2020 금호영아티스트’(1일~5월 5일)다. 35세 이하 젊은 작가들의 개인전 개최를 지원하는 금호영아티스트는 지금까지 17차례 공모를 통해 73명의 작가를 선정했다.  
 
조민아의 ‘오늘, 우리’. [사진 금호미술관]

조민아의 ‘오늘, 우리’. [사진 금호미술관]

노기훈 작가는 일본 최초의 철도역 중 하나로 1872년 문을 연 요코하마의 사쿠라기초역을 중심으로 근대성이라는 화두를 선보인다. 디지털 카메라의 장노출 작업으로 온전히 피사체의 조명에만 의존하며 ‘근대에 빛이 있었다’는 지향점을 환하게 보여준다.
 
김세은의 ‘잠수교’. [사진 금호미술관]

김세은의 ‘잠수교’. [사진 금호미술관]

장지에 채색 작업을 하는 조민아 작가는 모순과 부조리가 공존하는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무기력한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물 위에 둥둥 떠있는 도자기나 와인잔으로 가득한 쟁반을 불안하게 받쳐들고 있는 청년을 통해 “사회 일원으로서 어떻게 이중적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는다.
 
김세은 작가는 자신이 경험해온 도시의 풍경을 역동적인 필치로 재현한다. 작가는 전시장 바닥에 반짝이는 알루미늄 패널 조각을 깔았는데, 반사 효과 덕분에 “그림을 접하는 느낌을 색다르게 하고 싶었다”는 의도가 잘 전달되고 있다. 월요일 휴관.
 
정형모 전문기자/중앙 컬처앤라이프스타일랩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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