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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검찰이 날 표적 삼아”…검·언 유착 의혹 진실게임

중앙선데이 2020.04.04 00:02 680호 6면 지면보기
4·15 총선을 10여 일 앞두고 검찰과 친여권 인사들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다. 특히 여권의 ‘비자발적 잠룡’으로 평가받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전선의 한복판에 섰다. 채널A와 MBC 보도로 불거진 신라젠 연루 의혹 당사자로서다.  
 

사기 혐의로 수감 VIK 전 대표 제보
채널A·윤석열 측근 유착 의혹 보도

해당 검사장 “문제 될 통화 안했다”
유시민, 검사 실명 공개 “고소하라”
법무부, 대검에 의혹 재조사 지시

지난달 31일 MBC는 채널A 소속 이모 법조 기자와 윤석열 검찰총장 최측근 검사장의 유착 의혹을 단독 보도했다. 제보자는 현재 투자사기 등 혐의로 복역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 측 인사였다. MBC는 채널A 기자를 접촉한 이 전 대표 측근 지모씨로부터 녹취 파일 등을 제공받았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여기에는 유 이사장 등 여권 인사들과의 불법적 금전 거래 등을 털어놓으면 검찰이 최대한 이 전 대표를 선처하도록 하겠다는 기자의 제안이 담겨 있었다. 또 자신과 윤 총장 측근 고위인사(검사장)와의 교감을 내세우며 이 전 대표 측을 회유하고 압박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21대 총선 직후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 문제가 가장 큰 관심사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위 ‘검-언’ 유착 의혹이 총선의 또 다른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조국 사태 때 첨예했던 여권과 검찰의 대립구도가 이번 총선 판에서는 검찰개혁을 외치는 범여권 친문 세력과 ‘윤석열 지키기’ 나선 보수 야당 간 대립구도로 재현되는 형국이다.
 
현재 채널A 측은 자체 진상조사를 하고 있다. 법무부는 대검에 관련 의혹에 대한 재조사를 지시한 상태다. 앞서 대검은 의혹을 받는 검사장이 채널A 기자와 문제가 될 통화를 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법무부에 보고했다. 검찰은 다시 채널A와 MBC에 유착 의혹 관련 자료를 제출해 달라며 협조 공문을 보냈다.
 
이런 가운데 사건의 한복판에 서 있는 유 이사장이 3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신라젠 관련 의혹 등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유 이사장은 “인생에서 주식을 한 주도 소유해본 적이 없다”며 검찰 ‘표적 수사론’을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검찰이 표적으로 삼은 이유가 조국 사태 때 검찰을 비판했기 때문이냐”는 질문에 “그것 말고 뭐 있겠냐”고 답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검찰과의 대립각을 다시 세운 발언이다. 유 이사장은 채널A와 유착 의혹을 받는 해당 검사장 실명을 언급하면서 “검사들이 보기에는 대통령하고 친하고 권력 좀 잡았으면 누구나 다 해 먹는다, 쟤도 안 해 먹었을 리가 없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이사장은 관련자 실명 공개와 관련해 “명예훼손이라고 생각하면 나를 고소하든가 그럼 된다”고도 했다.
 
‘윤석열 사단’에 대한 날 선 반감도 숨기지 않았다. “윤 총장은 대통령이나 정부에 대한 존중심, 이런 것 없다”, “대통령을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행동을 임명장 받은 날부터 보여온 분”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윤석열 사단 분위기는 자기들도 권력이면서 이상하게 자기들은 깨끗하다고 생각한다”며 그간 검찰 수사를 받은 여권 실세 이름도 여럿 거론했다. 유 이사장은 또 검찰이 노무현재단 계좌를 사찰 의혹과 관련해 “다 윤석열 사단에서 한 일이라고 본다”고 재차 주장했다.
 
유 이사장을 둘러싼 의혹의 핵심은 신라젠 대주주였던 이 전 대표(구속)를 통해 금전적 이익을 취했는지다. 유 이사장은 본인 명의 투자나 거액의 강연료 지급은 일절 없었다고 부인했다. 그는 이 전 대표의 초청으로 두 시간 강연해 현금 70만원을 받고, 행사 때 축사하고 기차표 받은 것이 전부라는 입장이다. 이 전 대표와 인연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는 아니지만, 공적 활동 속에서 만난 관계인데 서로 존중하고 격려하는 관계”라고 했다.
 
‘노사모’ 출신인 이 전 대표는 유 이사장이 2010년 국민참여당으로 경기도지사에 출마했을 때 같은 당 의정부 지역위원장이었다. 그가 VIK를 설립한 직후인 2012~2014년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당시 교수),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당시 교수), 변양균 전 기획예산처 장관, 도종환 민주당 의원, 유 이사장 등이 회사에 초청돼 강연했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가 과거 정치권 인맥을 발판으로 외부 투자자를 끌어모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편 3일 오전 제주도 4·3 추념식에 참석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현직 검사장의 유착 의혹에 대해 “누구나 예외 없이 법과 원칙대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추 장관은 이날 윤 총장의 측근으로 대검 공공수사부장을 지낸 박찬호 제주지검장과도 만나 인사를 나눴다.
 
심새롬·박사라·정진우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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