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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머니] 5G 가입자는 호구? 4G보다 데이터 5배 썼다

중앙일보 2020.04.03 06:00
2019년 4월 3일 오후 11시. 국내 이동통신사는 5G(세대) 이동통신 ‘세계 최초 상용화’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한밤중 기습 개통을 감행했습니다. 하지만 5G는 먹통이 되기 일쑤였고 LTE우선모드 사용자가 속출해 ‘무늬만 5G’란 비판을 낳았습니다. 기지국 수가 늘어나 ‘안 터진다’는 불만은 수그러들었지만 ‘5G 전용 킬러 콘텐트가 없다’, ‘요금만 비싸’는 등의 불만은 여전합니다. 급기야 ‘5G 가입자는 호구’라는 말까지 나왔는데요. 정말 호구였을까요?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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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가입했나 

=5G 가입자 절반 이상은 40대(27.7%)와 30대(24.6%)이다. LTE 이용자 상위 1, 2위가 40·50세대인 것을 고려하면 연령층이 낮아졌다. 또 LTE는 남녀 비율이 거의 비슷했지만, 5G는 남성이 60%로 더 많다. ‘5G 가입자' 표준 모델은 ‘40대 남성’인 셈이다.
 
=중요한 단서 하나가 더 있다. LTE에서 5G로 갈아탄 사람의 데이터 사용량은 월평균 17GB에서 27GB로 늘었다. LTE 이용자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월 9.7GB 정도인 점을 생각하면 LTE 가입자 중 데이터를 많이 쓰던 사람들이 5G로 넘어온 것이다. 
 
LTE와 5G 이용자 연령층. 그래픽=신재민 기자

LTE와 5G 이용자 연령층. 그래픽=신재민 기자

#데이터는 얼마나 썼나  

=5G 가입자의 한 달 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30GB(과학기술정보통신부). LTE 이용자의 평균(약 10GB)보다 3배 더 썼다. 보통 2시간짜리 고화질(HD급) 영화 한 편이 2GB인 걸 생각하면 30GB는 영화 15편을 다운받을 수 있는 양이다.
 
=더 놀라운 사실 하나. 월 30GB는 말 그대로 5G 이용자의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다. 한 이통사에 따르면 최고 요금제(이통사별 11만5000~13만원)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무려 50GB, LTE 가입자 평균보다 5배가 많다.    
 
LTE VS 5G. 그래픽=신재민 기자

LTE VS 5G. 그래픽=신재민 기자

 

#그 많은 데이터, 어디에 썼나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5G 이용자는 뭘 하는데 그 많은 데이터를 쓴 걸까. 아쉽게도 5G 사용자가 이용한 서비스만 추려낸 데이터는 없다. 하지만 실마리는 있다. 지난 2월 기준 스마트폰 이용자가 가장 많이 쓴 서비스 1위는 유튜브, 2위는 카카오톡, 3위는 네이버다. 이 중 유튜브는 1인당 한 달 평균 26시간 23분을 사용했다. 
 
=또 통신사별 5G 콘텐트 이용도 늘었을 걸로 추정된다. SK텔레콤의 초실감 미디어 플랫폼인 점프 AR(증강현실), 점프 VR(가상현실) 누적 이용자는 120만명, KT의 3D 아바타로 최대 8명과 고화질 그룹 통화를 할 수 있는 ‘나를’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50만명이 넘는다. LG 유플러스의 클라우드 게임인 지포스나우는 다른 이통사 고객까지 합쳐 현재 3만명이 예약했다.
 
=물론 위의 콘텐트는 LTE 고객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AR·VR이나 클라우드 게임 등은 고화질·고용량으로 데이터 소모량이 많고 빠른 속도가 필요하다. 5G 가입자에게 최적화한 콘텐트란 의미다.   
 

#5G 서비스의 만족도는    

=첫 질문으로 돌아가 5G 가입자는 호구일까? 답은 ‘헤비 유저라면 아니다’다. 데이터 사용량이 많으면 속도에 민감할 수밖에 없고, 속도가 LTE보다 빠른 5G를 선호하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건 사실이다. 이통사의 5G 특화 콘텐트인 AR·VR이나 클라우드 게임이 LTE를 사용해도 차이가 없다는 반응이 많기 때문이다. LTE보다 확실히 차별화한 경험을 체험하려면 별도의 장비와 추가 이용료를 내야 한다.   
 
=그래도 5G의 새로운 시장 가능성은 열려 있다. LTE가 시작되며 유튜브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나아가 1인 미디어 시대라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났다. 5G는 속도만 빨라진 게 아니라 지연이 거의 없고, 여러 기기와 동시에 연결된다. LTE 못지않은 예측 불허의 새로운 서비스, 시장, 문화를 태동시킬 가능성이 크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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