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부겸·주호영 "대통령 도전"···총선 시작하자마자 대권선언 왜

중앙일보 2020.04.03 05:00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일 대구 수성갑에선 때 아닌 대권 도전 선언이 이어졌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대구 수성갑)는 오전 범어네거리에서 연 출정식에서 “총선을 넘어 대구를 부흥시키고, 지역주의 정치와 진영정치를 청산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나라를 확실히 개혁하는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평화와 번영의 길로 이끌고자 한다”며 “그 길로 당당하게 나아갈 수 있도록 마지막 기회를 달라”고도 했다. 
 
이에 이 지역 출마자인 주호영 미래통합당 후보도 입장문을 내고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나 역시 통합당 대권 후보군에 들어간다”고 했다.
2일 오전 대권 주자론 공방을 벌인 김부겸 민주당 후보와 주호영 통합당 후보가 대구시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마주쳐 서로 격려했다. [연합뉴스]

2일 오전 대권 주자론 공방을 벌인 김부겸 민주당 후보와 주호영 통합당 후보가 대구시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마주쳐 서로 격려했다. [연합뉴스]

 
‘당선 후 대권 도전’ 프레임으로 지역구 선거에 임하는 것은 김 후보뿐이 아니다. 부산진갑에서 4선에 도전하는 김영춘 민주당 후보는 지난해 말부터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총선에서 승리하면 내후년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야권에선 우여곡절 끝에 대구 수성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홍준표 후보가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에 출연해 “국회의원을 서울에서 4번 했다. 제가 국회의원 한번 더 하려고 대구 온 것이 아니다. 대구를 발판으로 정권을 가져가기 위해 대구로 왔다”고 말했다. 
 
세종을에 출마한 김병준 통합당 후보도 명시적으로 대권을 언급하지 않지만, 대선 후보급 메시지를 내고 있다. 지난달 27일 김 후보는 세종시에 있는 노무현 기념공원을 찾아 “노무현의 간판을 들고 분열을 획책하는 것은 ‘노무현 팔이’이고, 노무현 정신의 배신”이라고 했다. 같은 날 봉하마을을 찾은 민주당의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최근 기자들을 만나 대권 도전 의사를 간접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험지 출마자다. 김부겸 후보는 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26~27일 대구 수성갑 유권자 50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7.4%의 지지율 기록해 주 후보(44.8%)에게 오차범위(±4.4%포인트) 내서 밀리고 있다.  ‘무소속 홍준표’에게도 대구는 험지다. 지난 29~30일 대구CBS 등의 의뢰로 진행된 에이스리서치 조사에서 그는 35.5%를 기록해 이인선 통합당 후보(34.4%)와 박빙이다. 수성을 유권자 518명을 상대로 조사 결과다. 김영춘 후보와 김병준 후보 역시 호락호락한 상태는 아니다. 김부겸 후보 측 관계자는 “당세는 약하고 정권심판론을 잠들지 않고 있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며 “국회의원 도전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결기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인용된 여론조사 관련 구체적인 사항은 해당 기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1일 국토 종주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일 오전 전남 여수시 율촌면 율촌산단 도로를 달리고 있다. 오전과 오후 각 2~3시간씩 하루 30km씩 달리는 게 목표다. [연합뉴스]

1일 국토 종주에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일 오전 전남 여수시 율촌면 율촌산단 도로를 달리고 있다. 오전과 오후 각 2~3시간씩 하루 30km씩 달리는 게 목표다. [연합뉴스]

 
불출마를 택한 잠룡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구상찬(서울 강서갑)ㆍ김철근(강서병)ㆍ김은혜(경기 분당갑) 후보를 지원사격했다. 앞서 유 의원은 지난달 27일 자신과 가까운 진수희(중구성동갑) 후보 사무실 방문한 뒤 “계파 안 따지고 어떤 후보든 돕겠다”고 말했다. 
 
지원할 지역구 후보조차 없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일부터 도보로 국토 종주에 나섰다. 전남 여수 이순신 광장을 출발해 2일엔 여수 율촌산단 앞을 지났다.   
 
종로에서 맞붙은 ‘빅2’ 는 선거 첫날 결이 다른 행보를 택했다. 황교안 통합당 후보는 이날 종로 청운ㆍ효자동과 평창동ㆍ부암동 등 보수표가 많은 서쪽을 택한 반면, 이낙연 민주당 후보는 텃밭 창신동에서 시작했다. 양측 공히 집토끼부터 잡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황 후보는 이날 종로에 주로 머문 반면, 이 후보는 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의 선거대책위원회 합동 출정식과 금융노조와의 정책 협약식에 참석했다. 전날엔 김영진(수원병) 후보 등 경기도 출마자 지원에 시간을 썼다. 빅2에겐 별도의 예비 대선주자 캠페인은 무의미하다. ‘종로 승자=대선후보 1순위’라는 공식이 이미 공지돼 있어서다.
임장혁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