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경북 안동의 한 특성화고 농업 교사가 교육부 취재진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원격 수업 모습. 연합뉴스
쌍방향 시범수업 참여해보니
소리 안 나와 5분 시도 끝에 해결
교사 목소리 뚝뚝 끊기고 잡음
출석체크 등 준비에만 15분 걸려
학교 수업처럼 출석체크를 했는데 총 10여분이 걸렸다. 전체 화면에 이날 수업에 참여한 기자들과 교육부 직원 등 총 48명이 각각 캐릭터로 변환한 모습이 나타났고 김 교사가 한 명씩 이름을 불렀다. 대답을 안 하면 초록색으로 된 ‘출석’ 표시가 빨간색(결석)으로 바뀌었다. 김 교사는 “평소에는 학생이 20명 정도라 1~2분 내로 끝난다”고 설명했다.

수업 참여자들이 캐릭터로 변환된 온라인 출석체크 장면. 교사가 한 명씩 이름을 부르는데 대답을 안 하면 결석(빨간색) 표시가 된다. 전민희 기자
수업 중엔 연결이 불안정한 탓인지 교사의 목소리가 뚝뚝 끊기는 일이 잦았다. 프로그램 문제인지, 인터넷 오류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특히 김 교사가 참가자들의 답변을 듣기 위해 전원의 ‘음소거’를 해제하자 다른 참가자의 통화·대화 소리 때문에 교사의 설명이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김 교사는 분위기가 어수선해지자 곧바로 자신을 제외한 참가자들의 마이크 기능을 끄는 ‘전체 음소거’를 실행했다.
본격적인 수업은 15분 정도 후부터 진행됐다. 김 교사는 “5월에 참깨, 들깨를 심을 건데 그 전에 땅을 부드럽게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자”며 비료의 3요소 등을 설명했다. 수업 화면 왼쪽에는 교과서 내용이 보였고, 오른쪽은 참고자료를 올리거나 교사가 칠판처럼 판서를 하는 공간으로 사용했다.
줌 외에도 ‘원노트’(마이크로소프트 메모 프로그램)와 ‘카카오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활용됐다. 김 교사는 “수업 중간에 필기한 내용을 사진 찍어서 올리라고 하거나, 수업 후 과제를 내줘 수업에 얼마나 열심히 참여했는지 확인해 수업 내용에 대한 피드백도 가능하다”며 “또 수업이 끝난 후 영상 전체를 다운받을 수 있어 복습하기도 좋다”고 말했다.
이날 수업은 질문과 답변 형식의 쌍방향이었지만 실제 일선 학교의 원격수업은 토론 수업을 제외하고는 학습효과가 떨어지는 일방향 콘텐트 제공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일선 교사들은 전망했다. 쌍방향 수업을 하려 해도 교사 목소리가 안 들리거나 오류가 발생하면 학생들의 수업 참여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라면서다. 고3 아들을 둔 이모(48·서울 양천구)는 “학교에서 교사가 눈앞에 있어도 자거나 딴짓하는 애들이 많은데, 아이가 집에서 온라인 강의를 얼마나 집중해 들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