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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동반출전 꿈꾸는 이승준·김소니아

중앙일보 2020.04.03 00:03 경제 7면 지면보기
15살 나이 차를 넘어 농구 코트에서 사랑을 키워가는 이승준-김소니아 커플. 김상선 기자

15살 나이 차를 넘어 농구 코트에서 사랑을 키워가는 이승준-김소니아 커플. 김상선 기자

 
“시즌이 중도에 끝나 많이 아쉬워요.” (김소니아) “좋은데요. 데이트 시간이 늘었잖아요.” (이승준)

15살 차이 공개연애 커플 인터뷰
하프 코리언 공통점 서로에 의지
소니아 3대3 농구 올림픽행 확정
부상 이승준 올림픽 연기로 기회

 
한국 남자농구 국가대표 출신 이승준(42·2m5㎝)과 여자 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김소니아(27·1m76㎝)는 대표적인 농구선수 커플이다. 지난해 3월 지인 소개로 만났고, 첫눈에 반했다. 15살 나이 차는 사랑 앞에서 아무런 문제가 아니었다. 교제 사실은 올 초 이승준이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공개했다. 둘 다 하프 코리언이다. 이승준은 미국계, 김소니아는 루마니아계다. 팬들은 두 사람이 농구와 사랑에서 모두 ‘코리안 드림’을 이뤘다고 부러워한다.
 
스포츠 스타 커플인 이승준(왼쪽)과 김소니아가 1일 중앙일보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스포츠 스타 커플인 이승준(왼쪽)과 김소니아가 1일 중앙일보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두 사람은 1일 서울 서소문의 한 공원에서 만났다. 이승준은 “동생이라고 생각하고 밥 사주려고 만났는데, 보자마자 매력에 반했다. ‘도둑놈’ 소리 들을 각오로 만났다. 이제는 (연애가 공개돼서) 위성우(우리은행) 감독님 눈치 안 봐도 돼 좋다”며 웃었다. 
 
김소니아는 “유럽은 우리만큼 나이 차에 민감하지 않다. 마흔이 넘었는데도 아직 손톱을 물어뜯는 나쁜 버릇은 지적해야 한다. 어린 애 같다”며 이승준 머리를 쓰다듬었다.
 
이승준은 김소니아를 처음 보고 한눈에 반했다고 했다. 김상선 기자

이승준은 김소니아를 처음 보고 한눈에 반했다고 했다. 김상선 기자

 
2016년 서울 SK에서 은퇴한 이승준은 ‘덩크왕’으로 이름을 날렸다. 프로농구 올스타전 덩크슛 대회에서 역대 최다인 네 차례 타이틀을 차지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땄다. 
 
김소니아는 “오빠가 선수 출신이란 건 알았지만, 펄펄 날아다녔던 건 유튜브를 찾아보고 알았다. 이 부분은 어쩔 수 없는 세대 차이”라며 웃었다. 이어 “내 역할이 박지수(청주 KB·1m96㎝)처럼 큰 선수와 골 밑 싸움을 하는 건데, 오빠가 수비 비법과 변칙 기술을 알려줬다”고 자랑했다.
 
이승준은 김소니아를, 김소니아는 이승준을 닮아가고 있다고 했다. 김상선 기자

이승준은 김소니아를, 김소니아는 이승준을 닮아가고 있다고 했다. 김상선 기자

 
김소니아는 2019~20시즌 여자 프로농구 기량발전상을 받았다.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우승의 핵심선수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난달 여자 프로농구 정규리그가 중단됐다. 당시 1위 우리은행 우승이 확정됐다. ‘내조의 왕’ 이승준은 우리은행 우승의 숨은 공신인 셈이다. 
 
그는 우리은행의 거의 모든 경기를 직접 관전했다. 김소니아의 컨디션과 훈련 경과를 체크하고 경기력을 분석해서 알려준다. 전담 분석관이다. 이승준은 “움직임 하나하나 집중해서 본다. 그래야 뭐고 좋고 나쁜지 얘기해줄 수 있다. 직접 뛰는 것보다 더 녹초가 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김소니아가 어깨를 토닥이자 이승준은 “소니아가 좋다면 평생 따라다니겠다”고 큰소리쳤다.
 
'농구 커플'답게 데이트는 주로 코트에서 이뤄진다. 김상선 기자

'농구 커플'답게 데이트는 주로 코트에서 이뤄진다. 김상선 기자

 
두 사람의 데이트 장소는 ‘농구 커플’답게 주로 농구코트다. 1대1 대결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해산물 맛집으로 직행한다. 김소니아는 달걀·유제품·해산물까지만 먹는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 vegetarian)이다. 이승준도 최근 육류 섭취를 삼간다. 이승준은 “소니아가 승부욕이 강하다. 1대1 붙어도 만만치 않다. 나한테 지면 집에 가다가도 갑자기 달리기 시합을 제안한다. 뭐든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3대3 농구로 올림픽에 동반 출전하는 꿈을 꾼다. 루마니아 여자 3대3 농구 국가대표인 김소니아는 이미 도쿄올림픽 본선행을 확정했다. 루마니아는 3대3 농구 여자 세계 3강이다. 
 
은퇴 후 3대3 농구로 전향한 이승준은 지난 2월 한국 3대3 농구 국가대표에 뽑혔다. 하지만 일주일 만에 발목 부상으로 아웃됐다. 다행이랄까. 올림픽 1년 미뤄지면서 다시 기회를 얻게 됐다. 한국은 치열한 올림픽 예선을 뚫어야 도쿄에 갈 수 있다. 이승준은 “3대3 농구 도사 소니아가 곁에 있어 실력이 팍팍 늘 것”이라고 자신했다.
 
두 사람의 꿈은 3대3 농구로 도쿄올림픽에 동반 출전하는 것이다. 김상선 기자

두 사람의 꿈은 3대3 농구로 도쿄올림픽에 동반 출전하는 것이다. 김상선 기자

 
두 사람은 결혼을 생각 중이다. 김소니아는 “오빠가 우리 아빠(김태신·55)를 처음 만날 예정인데, 걱정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준을 듬직하게 생각하는 어머니와 달리, 아버지는 ‘나이가 많다’며 걱정했다고 한다. 이승준은 “마흔 넘도록 마음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 ‘결혼 못 할 운명인가’ 생각했다. 그런데 소니아를 만나고 생각 바뀌었다. 이런 게 영어로 퍼펙트 매치(천생연분)가 아닐까”라며 웃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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