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pandemic)으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2일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센터에 텅 빈 밀카트가 쌓여 있다. [뉴스1]](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4/03/d27ef7de-a67c-4fdc-9e60-c148a0502a81.jpg)
항공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pandemic)으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2일 대한항공 인천 기내식센터에 텅 빈 밀카트가 쌓여 있다. [뉴스1]
대한항공 기내식센터 가보니
항공기 멈추자 음식생산도 스톱
식당엔 빈 밀카트만 수천개 방치
협력사 포함 생산라인 600명 실직
이날 이곳에선 비행기 14편(대한항공 12편, 진에어 1편, 가루다항공 1편)에 실을 기내식을 생산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매일 비행기 200편에 실을 기내식을 만드느라 분주했다고 한다. 기내식센터 곳곳엔 평소 비행기에 음식이나 물품을 싣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던 카트가 방치돼 있었다. 하 담당은 “카트 8500개 중 5000개가 갈 곳을 잃고 센터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2일 인천 대한항공 기내식센터에 밀카트를 운반하는 푸드트럭이 멈춰 서 있다. [뉴스1]](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4/03/cebe7bc6-da98-4632-9a78-ef36ef1a0fc0.jpg)
2일 인천 대한항공 기내식센터에 밀카트를 운반하는 푸드트럭이 멈춰 서 있다. [뉴스1]
하늘길이 끊긴 항공사의 위기는 협력업체로 빠르게 확산 중이다. 대한항공 기내식센터 인력 2100명 중 1300명가량이 협력업체 6개사 직원이었다. 이 중 권고사직으로 일터를 떠난 인력은 500~600명으로 추산된다. 현재 출근하는 협력업체 근무자는 350명 수준이다. A업체에선 직원 500명 중 400명이 퇴사했다. B업체에선 직원 580명 중 30% 이상이 권고사직으로 떠났다. 나머지 직원에겐 무급휴직을 권고하는 상태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나이순으로 권고사직을 했다. 퇴직하는 장기 근속자가 로커를 비울 때 울면서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다른 협력업체 관계자는 “항공산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종사자가 25만 명이 넘는다. 국내 항공산업이 붕괴하면 당장 일자리 수십만 개가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항공기 기내 청소업체도 인력을 10분의 1로 줄였다”고 덧붙였다.
한국항공협회는 지난 2월부터 오는 6월까지 국적 항공사의 매출 손실이 6조4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올해 안에 갚아야 할 채무는 약 4조3500억이다. 지난달 30일 매출채권 유동화증권(ABS) 6228억원어치를 발행하면서 급한 불은 껐다. 하지만 하반기에 만기가 돌아올 채무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현재 지원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규모가 작은 협력업체는 아예 지원 대상에서 빠져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천=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