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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해당지역 2년 살아야 청약 1순위" 논란끝 이달중 시행

중앙일보 2020.04.01 11:26
경기도 과천시 전경. [사진 과천시]

경기도 과천시 전경. [사진 과천시]

서울‧과천 등 수도권 투기과열지구와 66만㎡ 이상 대규모 택지지구의 ‘해당 지역 1순위 청약’ 자격이 해당 지역 거주 기간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난다. 해당 지역으로 전입한 날짜와 상관없이 시행일부터 적용되며 이달 중순 시행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규제개혁위원회 서면 심의
정부, "1순위 노린 위장전입 등 근절"
예비 청약자, "무주택자를 투기꾼 취급"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지난달 30일 규제개혁위원회의 서면 심의를 거쳐 1일 ‘원안대로 시행하라’고 국토부에 전달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법제처 심사를 거쳐 이달 중순 시행할 예정이고 시행일부터 바로 적용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말 입법 예고된 이 개정안은 당초 2월 말 시행 예정이었지만, 논란이 커진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시행이 미뤄졌다.  
 
새 아파트에 청약할 때 당첨 확률이 가장 높은 것은 ‘해당 지역 1순위 청약자’다. 새 아파트가 공급되는 지역의 무주택자에게 우선 공급하겠다는 제도다. 기존에는 해당 지역에서 1년만 살면 우선 공급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 예컨대 올 5월 경기도 과천시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에 청약하기 위해 지난해 4월 과천으로 이사한 무주택자에게는 이 자격이 주어졌다. 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고 나면 2년 거주요건을 채우지 못하게 된다.   
 
논란을 제기한 것은 1순위 청약을 기다리던 일부 예비 청약자다. 연초부터 국토부 국민 참여 게시판에는 ‘청약 제도에 맞춰 준비해 온 무주택자들이 갑작스러운 규칙 변경으로 피해를 본다’는 내용의 글들이 게재됐다. 지난달 초부터는 ‘예측 가능한 행정이 필요하다’는 내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이 진행 중이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박 모(41) 씨는 “39년을 서울에 살다가 지방 파견으로 1년간 대구에 갔다가 9개월 전 서울로 이사했는데 올해 청약을 못 하게 됐다”며 “무주택자인데 왜 투기꾼 취급을 하며 급작스럽게 제재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청약 거주 기간 강화를 추진한 이유는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우선 공급 자격을 노리고 위장 전입을 하거나 전세 등으로 전입을 하는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대표적인 지역이 과천시다. 과천지식정보타운 1순위 청약을 노린 수요가 몰리면서 2018년 5건에 불과했던 위장 전입적발 건수가 지난해 67건(10월 기준)으로 크게 늘었다. 
 
전입 수요도 몰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3월 이후 올 2월까지 과천 전체 인구의 10%인 5400여 명이 다른 지역에서 과천으로 전입했다. 전입 수요가 늘면서 전셋값이 급등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말 이후 이번 달둘째 주까지 과천 아파트 전셋값은 15.91%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3.23%)의 다섯 배다.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책이 갑자기 바뀌면서 장기적으로 정부에 대한 신뢰가 훼손될 수 있다”며 “문제가 있어 보이는 지역이 있다면 기준을 정하고 이런 수준까지 과열되면 어떤 제재를 하겠다는 언질을 줘서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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