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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40만원 쿠폰 받은 금산주민 "좋긴한데, 나라살림도 걱정"

중앙일보 2020.04.01 05:00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들었는데 돈을 받으니 숨통이 트이는 기분입니다.”
충남 금산군 금산읍사무소에서 아동수당 대상 가정에 소비쿠폰을 나눠주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충남 금산군 금산읍사무소에서 아동수당 대상 가정에 소비쿠폰을 나눠주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7세 이하 자녀에 1인당 40만원씩 지급
금산군 전국 처음, 지난 30일 나눠 줘
주민, "가뭄끝 단비지만 나라 살림 걱정"

 충남 금산군 금산읍에 사는 회사원 차모(여)씨는 지난 31일 오전 금산군에서 40만원(지역사랑 상품권)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차씨는 “아이들이 학교나 어린이집을 못 가고 집에만 있기 때문에 힘든 점이 많다”라며 “이럴 때 군에서 40만원을 주니 가뭄 끝에 단비 같다”고 말했다. 
 
 차씨는 9세 아들과 5세 딸 등 자녀 2명과 초등생 조카 2명 등 4명을 돌보고 있다고 했다. 지난 2월 중순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어린이집이 휴원하자 거의 날마다 집에 머물고 있다.  
 
 차씨는 “하루 세끼를 집에서 밥해 먹는 게 힘들어 한 끼 정도는 배달 음식을 주문해 해결한다”며 “배달음식은 한 끼에 5~6만원이 들고, 간식까지 먹으면 돈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차씨는 “한 달 넘게 아이들을 집에서 돌보느라 지친 게 사실”이라며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몰라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 극복에 도움을 주기 위해 도입한 아동수당 대상 가정과 저소득층 소비쿠폰이 충남 금산군을 시작으로 전국에 풀리기 시작했다. 금산군은 지난 30일부터 아동수당 대상 가정에 지역사랑 상품권을 주고 있다. 경북 봉화, 전북 남원, 전남 해남·강진군은 1일 저소득층에게 최대 140만원의 소비 쿠폰을 지급한다.  
 
1일 충남 금산군 금산읍사무소에서 한 가족이 지급받은 상품권을 펼쳐보이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1일 충남 금산군 금산읍사무소에서 한 가족이 지급받은 상품권을 펼쳐보이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금산군 소비쿠폰 지급 대상은 1616가구다. 이 가운데 지난 31일까지 70% 정도가 상품권을 받아갔다고 금산군은 설명했다. 군은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금산읍 내 아파트 단지는 직접 찾아가 관리사무소에서 상품권을 나눠줬다. 읍·면사무소에서는 주민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마을별로 지급 시기를 정했다. 
 지급 대상은 만 7세 미만 아동이다. 대상자는 3월 말 아동수당을 받은 아동이다. 아동 수당은 1인당 매월 10만원인데, 넉 달 치 40만원을 한꺼번에 지급한다. 이 돈은 전액 국비다. 금산군은 오는 6일까지 상품권을 모두 지급할 계획이다.  
 
 지역사랑 상품권을 받은 금산군 주민들은 반기면서도 나라 살림살이를 걱정하기도 했다. 금산읍에 사는 회사원 배모(여)씨는 “여섯 살 아들이 유치원에 한 달 넘게 가지 못해 시어머니가 돌봐주고 있다”며 “상품권 40만 원어치를 시어머니 용돈으로 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배씨는 “돈을 받아 좋기는 한데 이게 다 국민 세금 아니냐”며 “지금 정부나 자치단체가 국민에게 현금을 나눠주려고 경쟁하는 것 같아 나라 살림살이가 걱정”이라고 했다. 
 
 금산읍내 인삼시장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황모씨는 “코로나19로 매출도 종전보다 30% 이상 줄었다”며 “40만원은 생활비로 쓸 예정”이라고 했다. 황씨는 “상품권도 결국 나중에 국민 각자에게 세금 부담으로 돌아오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7세 이하 자녀 둘을 둔 금산군 주민 박모씨는 80만원을 받기도 했다. 박씨는 “상품권으로 지역 마트나 음식점 등을 이용하면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금산사랑상품권. 연합뉴스

금산사랑상품권. 연합뉴스

 
 금산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농민·자영업자·주부 등 대부분의 주민이 지역사랑 상품권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며 “하지만 이런저런 명목으로 국민에게 지급되는 막대한 규모의 현금이 나라 살림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금산=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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