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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Q&A] 비례정당과 '한몸 마케팅'···김종인 되고 황교안 안된다, 왜

중앙일보 2020.03.31 17:45
31일로 제21대 총선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4월 2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운동 가능 범위를 둘러싼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원내 1·2당이 모(母)정당과 비례 정당으로 나뉘어 동시 선거운동을 이끄는 초유의 사태가 현실화하면서다. 
 
더불어시민당은 지난 30일 선대위를 출범하며 민주당과 '연계 선거운동'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서류상 아무 관련없는 두 개의 정당이지만 모정당과 비례정당이란 점을 감안해 사실상 '한 몸'처럼 움직이겠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

더불어시민당은 지난 30일 선대위를 출범하며 민주당과 '연계 선거운동'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서류상 아무 관련없는 두 개의 정당이지만 모정당과 비례정당이란 점을 감안해 사실상 '한 몸'처럼 움직이겠다는 계획이다. [연합뉴스]

현행 공직선거법 제88조는 ‘총선 후보자는 다른 정당이나 다른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후보가 비례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 홍보나 선거운동을 도울 수 없다. 이는 비례 전용 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둔 미래통합당 역시 마찬가지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를 비롯한 비례대표 후보자들이 3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국민께 드리는 약속 트리'를 앞에 두고 총선 승리를 기원하며 손라락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를 비롯한 비례대표 후보자들이 3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국민께 드리는 약속 트리'를 앞에 두고 총선 승리를 기원하며 손라락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뉴스1]

그럼에도 본격 선거운동 국면에 접어들자 민주당과 통합당 모두 각자 비례 정당 파트너와 합동 선거운동을 계획하는 등 ‘한몸 마케팅’을 펴면서 물음표가 쌓이고 있다. 모정당과 비례 정당이 함께 하는 선거운동은 모두 제한되는 것인지, 가능하다면 어느 범위에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는지 등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접수된 관련 질의와 이에 대한 유권해석을 바탕으로 궁금증을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당 차원 지지 대신 개인적으로 하는 선거운동은 가능한가?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23일 비례 정당인 시민당 선거운동을 독려하며 “당 차원에서 시민당을 지지하면 안 되지만, 개인적으로 하는 선거운동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는 절반만 맞는 말이다. 각 지역구 후보와 선거사무원 등은 개인 차원에서도 비례 정당의 선거 운동을 도울 수 없다. 공직선거법은 타 정당의 선거운동을 돕지 못하는 이를 ‘후보자·선거사무장(사무원)·회계책임자·연설원’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총선에 불출마한 현역 의원과 당직자·당원 등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런 상황을 “(출마하지 않은) 이해찬·김종인(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가능하고, (서울 종로에 출마한) 이낙연(민주당 후보)·황교안(통합당 후보)은 불가능하다”고 요약했다.
 
‘지역구는 민주당, 정당투표는 시민당을 찍어달라’고 하면 안 되나? 
선관위는 지난 30일 “비례 정당이 신문·방송·인터넷 광고 등을 이용해 지역구 후보를 낸 정당 및 소속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거공보 등에 ‘지역구는 ◯◯정당에, 정당투표는 □□비례 정당에!’ 라고 게재하는 행위”를 금지 사례로 들었다. 당연히 모정당과 비례정당이 공동으로 선거 홍보물을 제작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모정당과 비례 정당이 공동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건 가능한가?
불가능하다. 두 정당이 선거운동을 위해 공동선거대책기구를 구성할 경우 이는 선거법 제89조 1항에서 금지하는 ‘유사기관 설치’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시민당과 연계 선거운동을 펼치되, 선대위는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미래한국당을 자매정당으로 둔 통합당도 그렇다. 다만 민주당·시민당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다음달 2일 ‘선대위 공동 출정식’을 진행하며 홍보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모정당이 홍보차 비례 정당과 같이 움직이는 건 괜찮은가?
제윤경 시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30일 당 선대위 출범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시민당이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이라는 표현을 피하기 위해 같이 움직이지 않을 순 없다”고 말했다. 두 정당 간 합동 선거운동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민주당이 선거법 위반을 피하면서도 시민당과 함께 선거운동을 하는 방법이 있긴 하다. 총선 후보들이 같은 장소에서 선거운동을 하되 다른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지 않으면 된다. 예를 들어 시민당 비례 1번인 신현영 후보가 이낙연 후보와 함께 서울 종로를 돌며 같이 선거운동을 하되 서로 각자의 유세만 진행하는 식이다. 이른바 ‘따로 또 같이’ 전략이다.
 
유튜브 선거운동, 어디까지 가능한가?
손혜원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30일 선대위 발대식에서 “유튜브·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정책 발표와 선거운동을 진행하겠다”며 “유튜브 선거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칫 이 역시 선거법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 선거법 제82조는 정당의 온라인 광고와 관련해 ‘정당이 선거운동을 위해 인터넷 광고를 하는 경우 그 매체를 인터넷 언론사의 인터넷 홈페이지로 한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을 활용한 선거운동은 가능하지만 광고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문제는 ‘광고’의 범위가 모호하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선관위 관계자는 “돈을 내고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정당 정책이나 후보를 선전하는 행위 등은 사실상의 광고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비례대표 후보 없는 정당은 방송 토론회에 초청할 수 있을까?
지난 20일 한국방송기자클럽에선 선관위에 이같은 공식 질의를 남겼다. 언론 기사 등을 통해 “비례대표 후보가 없을 경우 방송의 정당 토론회에 참여할 수 없다”는 내용이 나온 데 따른 조치였다. 하지만 비례 후보가 없는 정당이 참석할 수 없는 토론회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하는 정당 토론회일 뿐이다. 이외에 각 방송사와 관훈클럽·한국방송기자클럽 등에서 주최하는 토론회와, 지역방송 등에서 진행하는 지역구 후보자 초청 토론회엔 참여할 수 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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