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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4700만명, 中 1800만명···대공황 넘어선 '실업 쇼크' 온다

중앙일보 2020.03.31 17:25
전 세계 경제가 ‘실업 쇼크’에 빠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번지며 국가마다 수십만 명에서 수천만 명까지 해고되는 대량 실직 사태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은 올해 2분기(4~6월) 미국에서 약 4705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블로그에 올린 연구보고서를 통해서다. 한국 인구(5178만 명, 2020년 추계)에 육박하는 미국인이 앞으로 3개월 내 실직자가 된다는 충격적 예측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문을 닫은 미국 뉴욕 노동부 사무실 앞을 구직자들이 들여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문을 닫은 미국 뉴욕 노동부 사무실 앞을 구직자들이 들여다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실직 위기에 처한 인구가 얼마나 되는지를 추정한 여러 연구(최소 2730만 명, 최대 6680만 명)를 종합해 단순 평균 낸 수치이긴 하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의 공식 연구보고서에 실렸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는 추정치다.  
 
미국에서 경제활동이 가능한 인구수는 올 2월 기준 1억6450만 명, 실업자 수는 576만 명이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의 전망이 현실이 된다면 실업률은 32.1%로 치솟는다. 미국 경제활동인구 셋 중 한 명은 실업자 신세가 된다는 얘기다. 대공황이 절정으로 치닫던 1929~32년 미국의 평균 실업률(약 25%)을 뛰어넘는 숫자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이코노미스트 미구엘 파리아 에 카스트로는 “정부가 추진한 경기 부양책과 실업 급여, 소상공인 지원의 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수치”라고 전제하면서도 “연구를 종합하면 실업률이 10.5%에서 40.6% 사이가 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고 적었다.
 
그의 전망은 이미 현실이 돼가는 분위기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16~21일 한 주 사이 328만 명이 실업수당을 신청했다고 발표했다. 바로 전 주 28만 명과 비교해 10배 이상 급증했다. 노동부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67년 이후 최대 수치다. 공장이 폐쇄되고 상점이 문을 닫는 ‘셧다운’ 조치가 미국 내 본격화하면서 실직 대란이 닥치기 시작했다.
 
중국도 미국 못지 않다. 31일 일본계 금융회사 노무라증권은 올 1~3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9%(전 분기 대비)로 추락하면서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18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0으로 전달 35.7과 비교해 반등했다. PMI는 신규 주문, 생산·제고 등을 종합해 생산자 측면에서 느끼는 경기를 나타낸다. 50을 넘어 수치가 올라갈수록 경기가 좋다는 의미다.
 
31일 중국 우한 시민들이 쇼핑몰에 입장하려 줄을 섰다. 코로나19 감염을 막으려 널찍이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31일 중국 우한 시민들이 쇼핑몰에 입장하려 줄을 섰다. 코로나19 감염을 막으려 널찍이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반짝 회복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코로나19가 유럽과 북미에서 확산하며 경제가 붕괴하고 있다”며 “중국 경제가 회복되리라 판단하는 건 위험하며, 코로나19로 인한 2차 충격에 중국에 닥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 부국’ ‘복지 선진국’ 북유럽도 예외가 될 수 없다. 30일 블룸버그통신은 노르웨이ㆍ핀란드ㆍ스웨덴ㆍ덴마크ㆍ아이슬란드에서 73만5000명이 실직했다고 보도했다. 전체 인구 2700만 명인 이들 지역에서 70만 명 넘는 사람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자리를 잃었다. 비정규직, 시간제 근무자들이 주로 해고 타깃이 됐다.
 
실업 쇼크를 불러온 코로나발(發) 경제위기가 어떤 강도로, 어떤 깊이로 닥쳐올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미 경제방송 CNBC는 “경제 추락이 어느 정도까지일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며 “코로나19 위기로 인한 당장의 충격보다 이후 닥칠 자산ㆍ신용위기가 기업 수익에 더 장기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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