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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서 경로 수정하고, 장애물 피하고’…최고 안전등급 ETRI 드론

중앙일보 2020.03.31 17:17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개발한 첨단 AI 드론. A등급의 비행안정성을 갖췄다. [사진 ETR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개발한 첨단 AI 드론. A등급의 비행안정성을 갖췄다. [사진 ETRI)

 첨단 드론의 핵심 기능 중 하나는 하늘을 날면서 장애물이 나타날 때, 알아서 경로를 수정해 피하는 것이다. 이게 안 되면 목적한 방향으로 날아갈 수 없거나, 장애물에 부딪혀 추락할 수밖에 없다. 단순 수동 조정에서부터 인공지능(AI)을 탑재한 것까지 다양한 드론이 있지만, 드론의 비행 반경과 작전 능력 등을 생각하면, 비상시 스스로 경로를 바꿔가며 날아갈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드론 용 소프트웨어‘어스’(EARTH)가 미국 연방항공청(FAA)으로부터 국내 기관 최초로 레벨 A 안전 등급을 받았다고 31일 밝혔다. ‘어스’는 하나의 장치에서 여러 운영체제(OS)가 동시에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가상화 기술이다.
 
비행 중 장애물이 나타날 때 이를 인식하고 빠르게 계산하는 능력을 ‘임무수행 소프트웨어’가 맡는다면, 이를 바탕으로드론이 실시간 반응해 방향을 바꾸는 능력을 ‘비행제어 소프트웨어’라고 할 수 있다. 기존 드론에는 비행제어 소프트웨어와 임무제어 소프트웨어가 서로 다른 하드웨어에 탑재됐다. 이 때문에 영상 처리 장치가 고장나면, 비행 담당 기능도 정상적인 작동을 못하고 드론이 추락해버릴 수 있다. 하드웨어를 별도로 두게 되면 기체가 무거워지고 전력소모도 많아지는 단점도 있다.  
 
ETRI 연구팀은 비행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와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를 하나의 장치에 탑재해 장비를 경량화했다. 연구팀은 하나의 컴퓨터에 윈도와 리눅스처럼 서로 다른 운영체제가 동시에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가상화 기술을 적용해 안정적으로 두 기능을 통합하는 데 성공했다. 레벨 A 안전 등급은 유인 항공기 비행이나 엔진 제어 분야 등 사고 발생 시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분야에서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인증이다.
 
임채덕 ETRI 고성능디바이스SW연구실 박사는 “연구진이 개발한 ‘어스’는 높은 수준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며 “향후 비행 백업 제어 기능을 하는 가벼운 하드웨어를 드론에 탑재해 안정적으로 구현하고 차세대 드론에 필요한 기술을 연구하면서 기술 이전 및 상용화를 위한 노력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준호 과학ㆍ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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