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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업 생산, 통계생긴 후 최대 감소…생산·투자·소비 '삼중고'

중앙일보 2020.03.31 16:19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 충격이 실물 지표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의 시작 단계였던 지난 2월,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큰 폭으로 곤두박질쳤다. 글로벌 소재·부품 공급망이 멈춰 선 데다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며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산업 전반이 흔들린 탓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3월에는 악영향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전(全)산업생산, 9년 만에 최악

산업 생산·소비 9년 만에 최악. 그래픽=신재민 기자

산업 생산·소비 9년 만에 최악. 그래픽=신재민 기자

31일 통계청의 '2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전(全)산업생산지수는 전월보다 3.5% 감소했다. 구제역 파동이 덮쳤던 2011년 2월(-3.7%) 이후 9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전산업생산지수는 모든 산업을 대상으로 재화와 서비스 등 생산 활동을 집계한 것으로, 이 수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는 것은 경제 전반이 주저앉았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와이어링 하네스 등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로 자동차 업종의 타격이 컸다. 자동차 생산은 전월보다 27.8% 급감하며 전체 광·공업 생산을 3.8% 끌어 내렸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10.5%)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이 외에도 주요 산업체의 공장이 산발적 휴업에 돌입하면서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7%까지 떨어졌다.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3월(69.9%) 이후 10년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관광 감소에 서비스업 20년 만에 최악

22일 휴일임에도 한산한 서울 명동 거리. 외국인 관광 안내 자원봉사자가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22일 휴일임에도 한산한 서울 명동 거리. 외국인 관광 안내 자원봉사자가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벼랑 끝 서비스업에선 수직 낙하하는 업종이 늘고 있다. 국내외 여행객이 줄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확산하면서다. 여행업은 무려 45.6%나 감소했고, 숙박·음식점업(-18.1%), 항공여객업(-42.2%), 철도운송업(-34.8%) 모두 직격탄을 맞았다. 실내외 활동이 주를 이루는 예술·스포츠·여가는 27.2% 줄었다. 이 바람에 전체 서비스업 생산은 2000년 통계작성 이래 최대 폭(3.5%)으로 감소했다.
 
요우커(遊客ㆍ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관광객 감소는 내수도 무너뜨렸다. 소매판매액지수는 6% 감소하며 2011년 2월 이후 9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특히 면세점 판매액은 지난해 2월과 비교하면 36.7% 폭락했다. 점포 등 현장 구매가 줄어든 탓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판매액도 각각 21.1%와 4% 줄었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집콕 소비자'가 늘어나며 무점포소매 판매는 28.3% 늘었지만, 전체 소비 감소를 막지는 못했다.
 

쪼그라든 투자…“1분기 마이너스 성장”

업태별 소매판매 증감율. 그래픽=신재민 기자

업태별 소매판매 증감율. 그래픽=신재민 기자

경영 사정이 여의치 않아지면서 설비투자 역시 쪼그라들었다.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15.4% 줄어드는 등 전체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4.8% 감소했다. 3대 산업활동 지표가 모두 무너지자 현재 경기 진단 역시 크게 나빠졌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8로 전월보다 0.7포인트 떨어졌다. 11년 1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정부는 이미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각오하는 분위기다. 홍남기 부총리는 지난 20일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1분기) 마이너스 성장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피치(0.8%), 무디스(0.1%), S&P(-0.6%) 등 국제신용평가사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잇따라 낮추고 있다.
 

경제 전문가, "L자형 침체 대비해야"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L자형 경기침체(하강 국면에 접어든 경기가 회복 기미 없이 저점 상태에 장기간 머무는 것)'가 나타날 것에 대비해, 법인세 인하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할 것을 주문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전 세계로 확산한 3월 상황을 고려하면 지금보다 바닥이 더 낮은 L자형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자금 지원은 당장 기업의 부도를 막는 데는 도움 되겠지만, 국제적인 경기 침체가 맞물린 만큼 경기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ㆍ일본 등은 현금성 지원 외에도 기업의 법인세를 감면하는 등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며 "투자세액공제ㆍ연구개발세액공제 등 적극적으로 규제를 완화 해야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회복 속도가 빠를 것"이라고 조언했다.
 
세종=허정원·임성빈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경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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