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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12월 수능···고3 "5월 중간고사·모평 동시 치러 부담"

중앙일보 2020.03.31 14:11
31일 오전 대전 유성구 대전교육정보원에서 고등학교 교사들이 원격수업 지원을 위한 영상 제작 연수를 받고 있다. 뉴스1

31일 오전 대전 유성구 대전교육정보원에서 고등학교 교사들이 원격수업 지원을 위한 영상 제작 연수를 받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부가 온라인 개학을 결정한 가운데,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도 2주 연기됐다. 
 

고3은 온라인 수업, 빡빡한 일정에 부담
반수생 증가 겹쳐 재수생 강세 예상 나와

이에 따라 올해 수험생들은 사상 처음 수능을 12월에 치른다. 국제행사‧지진 등의 이유로 수능이 미뤄진 적은 있지만, 감염병으로 인한 연기는 올해가 처음이다. 수능이 늦춰지면서 정시‧수시 등 대입일정도 2주씩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31일 교육부는 온라인 개학과 대입 일정 방안과 수능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다음 달 9일 고3‧중3부터 순차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시행함에 따라 11월 19일 예정됐던 수능은 2주 연기된 12월 3일 실시하기로 했다. 
 
올해 대입 어떻게 되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올해 대입 어떻게 되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당초 교육부는 기상 악화 등의 변수 때문에 수능 연기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었지만, 수업결손에 대한 학생‧학부모의 우려가 커 전격 연기를 결정했다.
수시‧정시 일정은 아직 조율 중이지만, 전반적으로 1~2주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수시 학교생활기록부 마감은 8월 31일에서 9월 16일로 변경됐고, 수시 원서접수 기간도 9월 7~11일에서 같은 달 23~29일로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수능 연기에 따라 정시 원서접수 기간도 12월 26~30일에서 내년 1월 7~11일로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시‧정시 일정은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대교협‧전문대교협 등과 협의해 4월 중 대입일정은 확정‧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개학 연기로 전국연합학력평가(모의평가) 일정도 차질을 빚게 됐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출제하는 6월 모의평가는 보통 6월 첫째 주 목요일에 치러졌지만, 올해는 2주 뒤(18일)로 순연됐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의 ‘3월 모평’과 경기도교육청의 ‘4월 모평’도 각각 4월 17일과 5월 7일로 연기됐다.
대입 일정이 연기됐지만, 고3은 빡빡한 학사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부담이 여전하다. 수업일수‧시수가 줄었지만, 학습 진도는 그대로라 짧은 시간에 학습할 양이 늘었다. 
 
온라인 개학 후 4~6월에는 매달 모평을 치러야 하는 것도 버거운 일정이다. 서울교육청 모평은 개학 후 일주일 뒤에 예정돼 있고, 5월 모평은 중간고사와 동시에 치러질 수 있어 준비 시간도 부족하다.
 
모평이 줄줄이 밀리면서 학생들은 '학습 로드맵'을 세우기도 어려워졌다. 고3은 보통 3월 모평 성적을 토대로 자신의 수준과 취약한 부분을 파악한다. 수시‧정시 중에 어떤 전형에 집중할지 결정하는 것도 모평 성적이 기준이다. 
 
하지만 올해는 아직 모평이 치러지지 않아 학생들은 대입 전략을 짜는데도 애를 먹고 있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보통은 3월 중 학생‧학부모 상담을 통해 정시‧수시 방향을 잡고 부족한 활동‧학습을 보완할 수 있게 돕는다. 하지만 올해는 개학연기로 제대로 된 진학지도를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공제회관에서 열린 학습공백 최소화를 위한 원격교육 지원 교육부-시·도 교육청,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한국교육방송공사 온라인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스1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공제회관에서 열린 학습공백 최소화를 위한 원격교육 지원 교육부-시·도 교육청,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한국교육방송공사 온라인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스1

온라인 강의의 학습 효과가 떨어지면서 사교육 쏠림 현상이 심화할 수도 있다. 고3 아들을 둔 이모(48‧서울 양천구)는 “학교에서 교사가 눈앞에 있어도 자거나 딴짓 하는 애들이 많은데, 아이가 집에서 온라인 강의를 얼마나 집중해 들을지 의문”이라며 “주변에서도 학원‧과외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도 “학교 온라인 수업에 만족하지 못하는 학생‧학부모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후 사교육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학원가에선 초유의 온라인 수업, 빡빡한 학사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고3 수험생이 재수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이미 개학한 대학의 온라인 강의에 실망한 신입생이 대거 '반수'에 도전하리란 관측도 나와, 올해 대입엔 재수생 강세를 내다보는 입시 전문가가 많은 편이다.
 
한편 올해 수능은 2015 개정교육과정을 적용하는 첫해라 출제범위가 달라진다. 수학 가형(자연계)에서는 ‘기하’가 제외되고, 수학 나형(인문계)에서는 ‘지수‧로그함수’ ‘삼각함수’가 새로 추가됐다. 시험과목은 국어‧수학‧영어‧한국사‧탐구‧제2외국어 등으로 올해와 같다. 한국사‧영어는 절대평가로 치러지고, 한국사는 필수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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