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코로나가 바꾼 풍경, 여자농구 시상식 대신 보도자료로

중앙일보 2020.03.31 11:23
여자프로농구 MVP를 수상한 우리은행 박혜진. [사진 WKBL]

여자프로농구 MVP를 수상한 우리은행 박혜진. [사진 WKBL]

 
한국여자프로농구가 시상식 없이 수상자를 보도자료로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바꿔 놓은 풍경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 소감도 문서로
우리은행 박혜진, 통산 5번째 MVP
MVP 상금 1000만원 코로나 성금 기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31일 오전 10시, 2019-2020시즌 정규리그 각 부문 수상자를 발표했다. 지난 시즌(2018-19) 정규리그 시상식은 지난해 3월11일 서울 63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선수들은 드레스와 사복을 입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3월 11일 2018-2019시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 모습. [중앙포토]

지난해 3월 11일 2018-2019시즌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 모습. [중앙포토]

 
하지만 올 시즌 여자프로농구는 지난 20일 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을 조기종료했다. 팀당 2~3경기씩 남겨둔 가운데 플레이오프 없이 정규리그 순위로 결정하면서, 우리은행이 정규리그 1위가 됐다. 기록도 인정하기로해서 부문 수상자를 가리기 위한 기자단 투표를 진행했다.   
 
WKBL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기 위해 올 시즌 시상식을 개최하지 않았다. 대신 보도자료로 수상자를 릴리즈했다.
 
 
최우수선수(MVP)는 팀을 1위로 이끈 박혜진(30·우리은행)에게 돌아갔다. 박혜진은 기자단 투표 108표 중 99표를 획득해 박지수(KB)와 강이슬(하나은행)을 제쳤다. 2013-14, 2014-15, 2016-17, 2017-18시즌에 이어 개인통산 5번째 MVP다. 박혜진은 올 시즌 27경기에서 평균 14.7점, 5.4어시스트, 5.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 역대 최다인 7번째 감독상을 수상했다. 신인상은 허예은(KB)에게 돌아갔다. 통계에 의한 부문에서는 강이슬이 득점상, 3득점상, 3점 야투상까지 3관왕을 차지했다. 베스트5에도 선정돼 총 4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감독상을 수상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연합뉴스]

감독상을 수상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 [연합뉴스]

 
수상소감도 보도자료로 대신했다. 박혜진은 “MVP라는 상은 이제 더는 못받을거라 생각했었는데, 또 한번 받을 수 있게 도와주고 같이 고생해준 동료들에게 고맙다. 스물세살에 만나 변함없이 가르쳐주신 위성우 감독님, 그리고 전주원, 임영희 코치님에게도 감사드린다”며 “흘린 땀과 결과는 비례한다는 사실을 또 느끼게 됐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임영희 코치님이 은퇴해 빈자리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꼈다. 비시즌 때 절실함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MVP 상금(1000만원)을 받은 박혜진은 “모든 국민이 정말 힘든 상황이다. 큰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제가 이번에 받은 시상금 전액을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곳에 기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위성우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우승없이 리그가 종료됐지만 따라와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수훈선수를 꼽자면 박혜진과 김정은을 뽑겠다”며 “어려운 시기에 여자농구가 잘 마무리됐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기도하고 죄송하기도 하다. 다음시즌 준비를 잘해 더 재미있는 경기로 즐거움을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WKBL은 코로나19로 인해 열리지 않게된 챔피언결정전 상금을 다음달 1일 희망브리지 재해구호협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