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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어 英 "코로나 중국 책임"···중국이 발끈한 '잡음' 세가지

중앙일보 2020.03.31 10:48
서방에서 점점 고개를 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에 대한 ‘중국 책임론’에 중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 때리기’에 앞장서온 미국 말고도 영국 등 일부 서방 국가에서도 중국을 탓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중국을 격분시키는 서방의 3대 비난
중국이 코로나 감염자와 사망자 은폐
불량 마스크와 진단키트 서방에 수출
중국 잘못 따져야 한다는 '중국 책임론'
강한 반발은 그만큼 비판이 아프다는 뜻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내 신종 코로나 상황이 점차 안정을 되찾자 30일 저장성 안지현을 찾아 주민 생활을 살펴보며 한편으론 생산 활동 재개를 독려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내 신종 코로나 상황이 점차 안정을 되찾자 30일 저장성 안지현을 찾아 주민 생활을 살펴보며 한편으론 생산 활동 재개를 독려하고 있다. [중국 신화망 캡처]

 
해외 동정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31일 “3대 사실은 중국이 거리낌 없이 잡음에 맞서도록 지지한다”는 제하의 사설을 실었다. ‘잡음’은 서방의 중국 비난을 말한다.
 
사설은 현재 서방에서 중국을 향해 제기하는 ‘잡음’ 세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중국이 신종 코로나 감염자와 사망자 수를 숨겼다는 것이다. 중국의 은폐로 신종 코로나의 위험성을 잘 몰랐고, 따라서 제대로 대응 조치를 준비하지 못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이 신종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초기 정보를 은폐해 세계 각국이 그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게 했다며 중국을 비난하고 있다. [뉴시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이 신종 코로나 사태와 관련한 초기 정보를 은폐해 세계 각국이 그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게 했다며 중국을 비난하고 있다. [뉴시스]

 
대표적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데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도 최근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의 신종 코로나 사태에 대한 준비가 왜 불충분한가”라는 질문을 받고 비슷한 답을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첫 신종 코로나 사례가 출현했으나 중국은 역병의 규모나 특성, 전염성 등에 대해 분명하게 설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이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은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신종 코로나의 규모와 특성, 전염성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마이클 고브 영국 국무조정실장은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신종 코로나의 규모와 특성, 전염성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이 같은 서방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보도가 중국에서 나오고 있기도 하다. 중국 잡지 차이신(財信)은 최근 이틀 사이 5000여 개의 유골함을 운반했다는 트럭 기사의 말을 인용해 우한(武漢) 당국이 발표한 신종 코로나 사망자 2500여 명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환구시보 사설이 지적한 서방에서 나오는 두 번째 ‘잡음’은 일부 기준 미달의 중국산 의료 물자를 문제 삼아 중국 외교를 먹칠하고 있다는 것이다. 네덜란드는 지난 28일 기준에 미달한 중국산 마스크 130만 개를 퇴짜 놓은 바 있다.
 
또 스페인과 체코에서도 중국산 진단 키트를 수입했다가 정확도가 크게 떨어져 사용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대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우리가 받은 원조 물자 가운데에서도 일부 불합격품이 있었다”고 말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기자회견에서 서방 일부 국가가 기준에 미달하는 중국산 의료 물자를 리콜 조치한 데 대해 ’중국이 받은 원조 물자 중에서도 불합격품이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기자회견에서 서방 일부 국가가 기준에 미달하는 중국산 의료 물자를 리콜 조치한 데 대해 ’중국이 받은 원조 물자 중에서도 불합격품이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화 대변인은 그러나 “이에 대한 우리의 선택은 원조를 제공한 나라의 선의(善意)를 믿고 존중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도 불합격품을 받았다”는 게 “우리도 불량품을 줄 수 있다”는 걸 정당화할 수는 없는 궁색한 해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환구시보에 따르면 서방에서 나오는 세 번째 ‘잡음’은 “중국의 책임을 따져야 한다”는 본격적인 ‘중국 책임론’ 제기다. 환구시보는 영국 가디언지를 인용해 영국 정부의 장관과 관리들이 신종 코로나 관련 중국의 부실한 정보에 대해 현재 ‘계산’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가디언지는 또 "영국 관리는 '중국이 역병을 이용해 경제적인 이익을 취하고 있다'며 분노하고 있다 전했다. 환구시보는 이 같은 세 가지 ‘잡음’이 극히 시대착오적인 '합창'을 이루고 있다고 비난했다.
 
스페인의 신종 코로나 상황이 계속 악화하자 스페인 당국은 군 병력을 동원해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스페인의 신종 코로나 상황이 계속 악화하자 스페인 당국은 군 병력을 동원해 방역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사설은 이 같은 '합창'의 배후엔 중국에 대한 고질적인 편견, 중국 상황은 안정됐으나 자신들은 위험에 처한 데 대한 분노, 역병을 통제하지 못하는 자신의 무능을 숨기고 그 책임을 중국에 전가하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주장했다.
 
또 서방의 공세에 중국은 지속적인 신종 코로나 통제, 도움이 필요한 국가에 대한 지원,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빠른 경제 회복 등 세 가지 사실로 거리낌 없이 맞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중국의 강한 반발은 그만큼 서방의 비난이 아프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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