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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보름전 '1400만가구 100만원'···'오세훈 추억' 떠오른다

중앙일보 2020.03.31 08:01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제3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제3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인 가구 기준 소득 하위 70% 가구에 1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정부 결정이 보름 앞으로 다가온 4·15 총선의 변수가 될 수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3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중산층을 포함한 소득 하위 70% 가구에 대해 4인 가구 기준으로 가구당 1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대상으로 정한 ‘소득 하위 70% 가구’는 약 1천400만 가구에 달한다. 지급액은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이며 재원 규모는 10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5월 중순을 전후해 지급할 예정이라고 했다.

 
야권에선 당장 반발 목소리가 나왔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장은 “가구당 100만원씩 주면 100만원이 끝나면 다음에 어떻게 할 것인가. 이에 대한 대비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일회성 정책에 그칠 것이란 우려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다만 통합당 고위 관계자는 “당내에서 정부의 ‘총선용 현금 살포’라는 비판 여론이 많다”면서도 “돈 준다는데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느냐. 이게 가장 큰 고민 지점”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돈줄을 풀고 있는 상황도 대여공세를 주춤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미국도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모든 성인에게 현금을 주기로 하는 등 야당이 무조건 반대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당 안팎에선 2011년 무상급식 논란에 휩싸여 찬반 주민투표 끝에 사퇴했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사례를 되새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광일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당이 짜놓은 프레임에 걸려들어 야당이 대응하기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며 “프레임 전환을 위해선 돈을 쓰긴 쓰되, ‘어떻게 쓸 것인가’로 전환해야 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통합당은 역으로 코로나19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한 240조원 규모의 비상 경제대책을 제안했다. 국민채 발행으로 40조원, 512조원 규모의 본예산 항목 변경을 통해 100조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기업 지원을 위한 100조원의 금융지원책도 포함했다. 통합당은 코로나19 대응 경제대책을 ▶차등적이면서 실효적인 지원 ▶선제적이고 피해를 예방하는 지원 ▶광범위하고 신속한 지원을 원칙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왼쪽 둘째)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왼쪽 둘째)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치권에선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총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김성수 한양대 교수는 “정부가 국민에게 돈을 줌으로써 민주당이 설정한 ‘코로나 위기 극복’ 프레임에 일조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코로나 극복 뒤에는 민주당이 있다’고 받아들이게 돼 분명히 민주당에 긍정적인 효과가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박상헌 정치평론가는 “경제가 엄중한 상황에서 100만원을 준다는 미봉책으로 고통이 해소되지 않는다. 단지 모르핀을 한 대 맞는 것일 뿐”이라며 “야권이 지원 대상을 세분화하고 재원 조달 방향에 대한 이슈를 제기한다면 야권에 불리한 국면만은 아닐 수 있다”고 했다.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재정 지원 계획을 밝힌 것은 드물었다. 20대 총선을 한달가량 앞둔 2016년 3월 당시 기획재정부가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 등에게 매달 40~60만원 안팎의 고용 보조금과 청년 수당을 지급하는 방안을 발표하려 했지만 '총선용 포퓰리즘 정책'이란 비판이 일자 4월 말로 정책 발표를 연기했었다.
 
김기정·박현주 기자 kim.kijeong@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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