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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넥슨 김정주는 왜 '게임처럼 쉬운 투자'에 꽂혔나

중앙일보 2020.03.31 06:01
게임회사 넥슨을 창업한 벤처 1세대 김정주(52) NXC(넥슨 지주사) 대표가 금융거래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지난 2월엔 이 개발 자회사 '아퀴스(ARQUES)'도 설립했다. '투자의 귀재'로 꼽히는 김 대표는 왜 금융거래 플랫폼에 빠졌을까.
김정주 NXC 대표 [사진 NXC]

김정주 NXC 대표 [사진 NXC]

무슨 일이야?

· NXC 자회사인 아퀴스는 '누구나 쉽게 자산을 투자하고 거래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내년 중 선보일 예정이다.
· 전문용어, 차트, 캔들스틱(시가·종가, 고가·저가를 촛불 모양으로 표현한 차트) 등 기존 주식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 경제적 안정·재테크에 관심 많은 젊은 층, MZ세대를 노린다. 이들의 특징은 '즐거운 소비'를 선호한다는 것.
*MZ세대=1980~2000년생인 밀레니얼 세대와 1995~2004년생인 Z세대의 합성어.
 

어떻게 하는데?

· 아퀴스는 서비스 시작을 챗봇 대화형으로 만들 예정이다. 알고리즘 기반의 투자를 사용자에게 거부감 없이 추천하기 위해서다.
· 타이쿤 게임(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요소를 차용한다. 투자자들이 직접 회사와 자산을 키운다는 느낌을 주려는 것.
· 아퀴스는 알고리즘 트레이딩이 이미 활발한 미국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아퀴스'란 사명에도 사연이 있다. 90년대 중반 넥슨이 미국 진출할 당시 사무실 근처의 도로명이 아퀴스였다고.
아퀴스가 선보일 서비스의 예시 이미지 [사진 아퀴스]

아퀴스가 선보일 서비스의 예시 이미지 [사진 아퀴스]

왜 지금이야?

· 밀레니얼 세대가 돈을 모으고, 자산을 키우고 싶어하는 시점이 다가왔다.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거래 플랫폼이 아직 많지 않다.
·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전세계 약 25억명인 밀레니얼 세대의 지출은 2017년 이미 2조4000억달러 규모였다. 소비자로서 존재감이 큰 이들은 그러나 은행을 이용하지 않는다. 약 40%는 은행을 전혀 가지 않는다.
· CB인사이츠는 2018년 4조5000억 달러였던 미국 밀레니얼의 금융자산이 2030년 20조 달러로 커진다고 밝혔다.
 

NXC랑 무슨 상관? 

· 전문가들은 MZ세대 공략 키워드로 두가지를 뽑는다. '모바일'과 '게이미피케이션(비게임 분야에 게임 요소를 접목하는 것)'.
· 국내에선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MZ세대 '첫 투자경험'을 주도하고 있다. 토스·카카오페이·뱅크샐러드·핀크 등이 대표적이다.
· 그런데 게임산업에서 성공 경험이 있는 NXC는 이런 스타트업에 없는 게 있다. 금융시장에서 중요한 트래픽과 데이터를 관리해본 경험. 아퀴스는 넥슨에서 이 업무를 맡았던 이를 대표(김성민 전 넥슨코리아 인텔리전스랩스 개발실장)로 낙점했다.
 

배경이 뭐야?

· NXC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디지털 자산에 꾸준히 관심을 보였다.
· 김정주 대표 의지가 컸다. 김 대표는 2016년 국내 최초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을, 2018년 유럽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를 인수했다. 2018년 말에는 미국 암호화폐 위탁매매업체 '타고미'에 투자했다.
· 김 대표는 MZ세대 소비 트렌드를 투자자 관점에서 일찌감치 주목해왔다. 대안 육류회사 '임파서블 푸드'와 '비욘드 미트', 승차공유회사 '리프트' 등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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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의 빅 픽쳐

· 이요한 아퀴스 사업개발팀장은 "자산군을 제한하지 않고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예정"이라며 "암호화폐 거래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코빗·비트스탬프와의 협업을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 이 팀장은 "미국 핀테크 스타트업 베터먼트, 웰스프론트와 같은 로보어드바이저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를 활용한 투자 운용 서비스로 나아가겠다는 것.
· 김정주의 '드림팀'이 꾸려지는 중이다. 김성민 아퀴스 대표는 중학생 때 한국정보올림피아드 금메달, 마이크로소프트 서버 개발자,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설립 멤버를 거쳤다.
· 이밖에도 개발 부문에 국내외 명문대와 IT 기업을 거친 전문 인력이 포진해있다.
주식거래시 중개 수수료를 없앤 핀테크 회사 '로빈후드'의 공동창업자인 바이주 바트(왼쪽)와 블라디미르 테네브.

주식거래시 중개 수수료를 없앤 핀테크 회사 '로빈후드'의 공동창업자인 바이주 바트(왼쪽)와 블라디미르 테네브.

해외에선 어때?

· 2013년 설립된 미국 핀테크업체 '로빈후드'는 밀레니얼을 겨냥한 수수료 무료 모델로 지난해 1000만 계좌를 돌파했다. 최근 모건스탠리에 인수된 미국 전통의 대형 증권사 이트레이드가 30여년간 500만 계좌를 모은 것과 비교된다.
· 미국에선 '부자들만 받던 자산관리 서비스'의 대중화 모델로 로보어드바이저가 안착했다. 지난해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스타트업 베터먼트가 14조원, 웰스프론트가 11조원의 자산을 굴렸다.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올해 5조원 규모(KEB하나은행 보고서)다.
 
[팩플] “그래서 이게 왜 중요해?”
이 질문에 답하는 게 [팩플]입니다. 확인된 사실을 핵심만 잘 정리합니다. [팩플]팀은 사실에 충실한 ‘팩트풀(factful)’ 기사, ‘팩트 플러스 알파’가 있는 기사, ‘팩트를 아낌없이 플렉스(Flex)’한 기사를 씁니다. 궁금한 내용부터 콕콕 짚습니다. 뉴스를 봐도 답답했다면, 이제 팩플하세요.

팩트로 FLEX, 팩플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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