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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여론조사]박지원·심재철·정진석···4선·5선들도 흔들린다

중앙일보 2020.03.31 02:00 종합 4면 지면보기
4·15총선을 16일 앞둔 30일 수도권 및 지방 주요 격전지에서 4선 이상 거물급 정치인도 결코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진의 거센 도전에 흔들려서다. 중앙일보가 격전지 10곳에 대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에 의뢰해 24~28일 해당 지역별로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500여 명을 상대로 투표 의향을 전화면접 조사한 결과다.
 
대구 수성갑·성남분당갑·안양동안을·공주-부여-청양·목포 등 5곳 가운데 안양동안을과 공주-부여-청양, 그리고 목포는 4선 이상 현역이 수성을 노리는 지역구다. 이들은 상대 후보보다 10%포인트 안팎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날 공개한 서울 종로·광진을·동작을·서대문갑·강남갑 여론조사에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강남갑을 제외한 4곳에서 우세했다. 
 

[대구 수성갑] 김부겸 37.4% vs 주호영 44.8%  

‘대구의 정치1번지’ 수성갑은 현역 4선 의원 간 빅매치가 벌어지는 곳이다. 김부겸 민주당 후보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후보가 5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났다.
 
보수 아성인 대구에서도 부촌으로 꼽히는 수성갑의 선택은 줄곧 보수 계열 후보였다. 그런 수성갑에서 김 후보는 4년 전 20대 총선에서 당시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지역주의 타파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대구에서 민주당 계열 의원의 탄생은 중선거구제로 치러진 1985년 12대 총선 이후 31년 만이었다. 김 후보를 꺾기 위해 통합당이 전략공천한 카드가 주 후보다. 그는 인접 지역구인 수성을에서 17~20대 내리 4선을 했다. 주 후보는 특히 20대 때 수성을이 여성우선 공천지역으로 결정되며 컷오프(공천배제)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을 만큼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김 후보는 “더 큰 정치를 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고 있고 주 후보는 “중국인 입국을 막는 등 초기에 제대로 대처했으면 대구 시민이 이렇게 어렵고 힘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김부겸 민주당 후보(왼쪽)와 주호영 통합당 후보가 26일 오전 대구 수성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김부겸 민주당 후보(왼쪽)와 주호영 통합당 후보가 26일 오전 대구 수성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기에 통합당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수성구청장 출신 이진훈 후보, 17대 한나라당 의원 출신의 곽성문 친박신당 후보가 레이스에 가세했다.
 
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26~27일 대구 수성갑 유권자 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자가 44.8%로 김 후보(37.4%)를 오차범위(±4.4%포인트) 내인 7.4%포인트 차로 앞섰다. 김 후보는 20~40대에서, 주 후보는 50~60대 연령층에서 지지율이 높았다. 이 후보는 5.9%, 곽 후보는 1.6%였다.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서는 주 후보(44.9%)와 김 후보(34.4%) 간 격차가 10.5%포인트로 벌어졌다. 하지만 지지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는 응답이 26.1%인데 김 후보(31.3%) 쪽이 주 후보(17.8%)보다 높았다.  
 
비례대표 정당 호감도는 미래한국당(40.9%), 더불어시민당(14.8%), 정의당 (7.8%), 국민의당(7.2%), 열린민주당(6.6%), 우리공화당(1.3%) 순으로 나타났다.
 

[성남분당갑] 김병관 45.6% vs 김은혜 35.3%

보수 정당 후보들에겐 한때 ‘천당 아래 분당’이란 말이 있었다. 총선에서 보수 정당 출신들이 당선되곤 해서다. 성남을 중심으로 7선을 한 오세응 전 의원, 16대 총선부터 내리 3선을 한 고흥길(성남분당갑)-임태희(성남분당을)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10%포인트 차로 상대 후보를 제치곤 했다.
 
20대 총선은 달랐다. 민주당의 김병관·김병욱 의원이 갑·을에서 나란히 당선됐다. 성남분당을의 경우 2011년 보궐선거에서 손학규 민주당 후보가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를 꺾은 일이 있긴 했다. 성남분당갑에서 민주당의 승리는 1988년 13대 총선까지 가야 한다(평화민주당 이찬구). 현지에선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판교의 개발로 젊은 인구가 유입됐고, 30년 된 1기 신도시 분당 주민의 자녀들이 장성해 분당을 떠나는 인구학적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보수 성향이 약해졌다는 의미다.
 
성남분당갑에서 맞붙는 김병관 민주당 후보(왼쪽)와 김은혜 통합당 후보. [연합뉴스]

성남분당갑에서 맞붙는 김병관 민주당 후보(왼쪽)와 김은혜 통합당 후보. [연합뉴스]

김병관 후보가 이제 도전자를 맞는다. NHN 게임스 대표 출신으로 1118명 출마자 중 최고 부자(2311억원)이기도 한 김병관 후보는 코로나19 위기를 강조하며 “견제, 심판 다 좋지만 지금은 아니다. 부디 내 한 표를 강한 정부 만드는 데 써 달라”고 말한다.
 
이에 맞서 이명박 청와대에서 대변인을 지낸 김은혜 통합당 후보가 ‘힘내라 대한민국 바꿔야 한다’는 슬로건으로 탈환에 나섰다. MBC 앵커 출신이기도 한 김은혜 후보는 “(공시지가가) 13년간 분당이 최고 상승 폭으로 올랐다. 세금폭탄을 막아내겠다”고 말한다.
 
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26일부터 양일간 성남분당갑의 만 18세 이상 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김병관 후보(45.6%)가 김은혜 후보(35.3%)를 10.3%포인트 차로 앞섰다. 김병관 후보는 40대(61%)와 화이트칼라(52.9%)에서, 김은혜 후보는 60세 이상(51.2%)과 자영업(45.7%)에서 우위를 보였다. 다만 김병관 후보의 경우 지지를 바꿀 수도 있다는 답변(29.2%)이 김은혜 후보(22.8%)보다 높았다.
 
4.15 총선 격전지 여론조사.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4.15 총선 격전지 여론조사.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안양동안을] 이재정 48.3% vs 심재철 35.0% vs 추혜선 6.4%

현역 국회의원 3명이 출마한 경기 안양동안을의 대결은 종합격투기처럼 관전 포인트가 다채롭다. 민주당 대변인으로 말발을 과시해 온 비례 초선 이재정 후보는 경선 승리에 이어 이 지역에서 내리 5선을 한 통합당 심재철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이 지역구는 2000년대 중반 이후 평촌 신도시가 뜨면서 진보와 보수의 양면성을 지니게 됐다. 총선에서는 심 후보가 승승장구했지만,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우세했다. 여기에 정의당 추혜선 후보가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당 지지율을 기반 삼아 표밭을 다져왔다. 30일엔 이 지역에 도전장을 냈다가 포기한 임재훈 민생당 의원이 “문재인 정권 폭정 중단”을 외치며 심 후보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21대 총선에서 안양 동안을에 출마하는 이재정 민주당 후보, 심재철 통합당 후보, 추혜선 정의당 후보. [연합뉴스]

21대 총선에서 안양 동안을에 출마하는 이재정 민주당 후보, 심재철 통합당 후보, 추혜선 정의당 후보. [연합뉴스]

한 지역구에서 여야를 모두 경험한 현역 야당 원내대표가 내건 정권심판론이 이 지역 유권자에게 얼마나 먹힐지, 진보 진영의 표심 분산이 어떤 효과로 이어질지가 주요 변수다.
 
중앙일보가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에 의뢰한 조사에서는 초선의 패기가 5선의 관록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양동안을 주민 501명에게 이번 총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지 물었더니 민주당 이재정 후보라고 답한 비율이 48.3%로 통합당 심 후보(35.0%)보다 13.3%포인트 높았다. 정의당 추 후보는 6.4%를 기록했다. 당선 가능성 전망에서는 민주당 이 후보(43.9%)와 통합당 심 후보(37.1%)의 격차가 6.8%포인트로 좁혀졌다. 이 후보는 40대(66.0%)와 화이트칼라(57.9%)에서, 심 후보는 60세 이상(56.1%)과 자영업(51.1%)에서의 지지도가 높았다. 정의당은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투표에서 14.0%를 얻었다.
 

[공주-부여-청양] 박수현 44.6% vs 정진석 34.4%

공주-부여-청양에선 13대부터 여덟 차례 총선 중 여섯 번을 보수 정당 후보가 이겼다. 민주당 계열에선 두 번(17, 19대) 승리했지만 제대로 임기를 마친 건 19대 박수현 민주당 후보뿐이다. 이번 총선에서 여당 프리미엄의 박 후보와 현역 프리미엄의 정진석 통합당 후보가 20대 총선에 이어 4년 만에 리턴매치를 벌인다. 지난 총선에선 정 후보가 48.1%로 박 후보(45.0%)를 꺾었다.
 
문재인 정부 초대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 후보는 “지난 4년간 공주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며 지역 현안을 두루 살폈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밥도 지어본 사람이 맛난 밥을 짓는다. 지역 사업도 일을 해 본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4선인 정 후보는 이 지역에서 세 차례(16, 17, 20대) 당선됐다.
 
26일 오전 충남 공주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정진석 통합당 후보(왼쪽)와 박수현 민주당 후보가 21대 총선 후보등록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전 충남 공주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정진석 통합당 후보(왼쪽)와 박수현 민주당 후보가 21대 총선 후보등록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현 판세는 박 후보의 우위다. 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24~25일 공주-부여-청양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2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44.6%)이 정 후보(34.4%)를 10.2%포인트 앞섰다. 무소속 김근태 후보가 7.5%를 차지했다. 정진석 후보로선 새누리당(통합당 선진) 의원 출신인 김근태 후보의 완주가 부담일 수 있다.
 
지역별로는 공주에서 박 후보가 정 후보를 13.3%포인트 앞섰다. 뒤이어 부여(8.4%포인트)-청양(4.3%포인트) 순이었다. 지난 총선의 경우 정 후보가 공주에선 뒤졌으나 부여·청양에서 앞서 승리했다.
 
이곳 응답자의 36.2%가 총선에서 승리할 정당으로 민주당을 꼽았다. 이번 조사 대상 10곳 중 이른바 통합당의 ‘텃밭’(서울 강남갑, 대구 수성갑)을 빼곤 가장 낮은 수치다. 나머지 지역들은 40%대 중반이었다.
 

[목포] 김원이 41.2% vs 박지원 31.2% vs 윤소하 15.9%

목포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정치적 고향이라는 상징성이 크다. 김 전 대통령이 7·8대 의원을 지낸 이후 권노갑·한화갑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주요 인사들이 줄곧 당선됐고 김 전 대통령 장남 김홍일씨도 15·16대 두 차례 의원을 지냈다. 현역 의원도 ‘DJ의 영원한 비서실장’이라 불리는 박지원 민생당 후보다.
 
박 후보는 “경륜과 경험으로 지역 현안을 풀겠다”며 지지를 호소한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논란으로 지역 개발에 대한 여론의 관심이 높아졌고, 높은 당 지지율을 바탕으로 국회 첫 입성을 노리는 김원이 민주당 후보의 도전이 거세다.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김 후보는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목포에는 새롭고 젊고 유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지역에서 18·19대 총선에 이어 세 번째로 도전하는 윤소하 정의당 후보는 “목포에서 50년을 살고 30년을 활동했다”며 지역 시민사회 활동 이력을 내세운다.
 
26일 오전 목포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들이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민생당 박지원, 정의당 윤소하 후보. [연합뉴스]

26일 오전 목포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들이 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민생당 박지원, 정의당 윤소하 후보. [연합뉴스]

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26~27일 목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1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41.2%)이 박 후보(31.2%)에 10.0%포인트 차로 앞섰다. 윤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15.9%였다.
 
김 후보는 30세 미만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강세였다. 김 후보는 30대(38.8%), 40대(48.4%), 50대(47.1%), 60세 이상(38.9%)에서 상대 후보를 앞섰다. 박 후보는 30대 미만에서 37.7%로 다른 후보에 비해 강세였다. 윤 후보의 주 지지층은 30대(21.1%), 40대(19.1%)였다.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누가 당선될 것으로 보느냐’는 당선 가능성 질문에는 김 후보가 40.8%를 얻어 박 후보(33.3%)보다 앞섰다. 둘의 차이는 7.5%포인트로, 투표의향 응답 격차(10.0%포인트)보다는 줄었다. 윤 후보는 6.2%였다. 목포 유권자들의 비례대표 지지정당은 더불어시민당(34.8%), 정의당(20.0%), 열린민주당(12.5%), 민생당(9.5%), 미래한국당(3.3%), 국민의당(2.4%) 순이었다.
 
고정애ㆍ김승현 정치에디터, 김효성ㆍ홍지유 기자 ockham@joongang.co.kr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조사는 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경기 성남 분당갑, 안양 동안을, 대구 수성갑, 충남 공주-부여-청양, 전남 목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를 대상으로 무선 가상번호(79.2~80.1% 비율)에 유선 임의전화걸기(RDD)를 결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안양 동안을과 공주-부여-청양은 24~25일 501~502명, 성남 분당갑, 대구 수성갑·목포는 26~27일 501~506명을 조사했고 유·무선 평균 응답률은 지역별로 10.2~ 20.4%다. 2020년 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지역·성·연령별 가중값(셀 가중)을 부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4.4%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염미애 정치기획팀 차장 yeum.mi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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