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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얼굴 맞대는 온라인 화상 수업, 수강생 선호

 “오늘의 주제를 에스더가 읽어볼까? (타이거맘이요) 좋아요. 타이거맘이라 하면 클로이는 어떤 느낌이 드나요? (엄격한 느낌이에요) 여러분의 부모님은 엄격하신가요? 애니 말해봐요. (엄격하지 않아요) 그럼 자기 부모님이 타이거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한 명이 손을 든다) 나의 부모님은 딱 한 가지에 아주 엄격했어요. 리오가 맞춰보겠어요? (식사예절?) 맞아요. 우리 부모님은 금지하는 음식이 많았어요. 채연 부모님도 그런가요?”

미네르바 스쿨식 화상토론
시스템 지원과 디지털 에티켓이 과제

온라인 수업에서도 얼굴을 마주보며 질문과 대답을 할 수 있다. [청담어학원 제공]

온라인 수업에서도 얼굴을 마주보며 질문과 대답을 할 수 있다. [청담어학원 제공]

초등 5학년 학생 5명과 강사 1인이 참여한 청담어학원의 온라인 수업은 오프라인 수업과 동일하게 3시간 동안 진행됐다. 한 화면에 강사와 학생들의 얼굴이 모두 작은 크기로 나타나고, 함께 보는 수업자료가 커다란 화면으로 제공됐다. 특정 학생이 발표할 때마다 해당 학생의 얼굴이 모니터 화면 전체를 가득 채워 존재감을 드러냈다.
 
오프라인 수업과 온라인 수업의 집중도 차이는 어떨까. 수업을 진행한 피터 로드너 청담어학원 강사는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며 “오프라인 수업에서 적극적인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에서도 대체로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온라인 수업은 학생들끼리 잡담이 어려워 상대적으로 강사에게 집중하는 효과가 있다. 이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질문하고 모두가 고르게 참여할 수 있도록 수업 시간 내내 조율한다”고 말했다.
 
라이브클래스는 다양한 온라인 수업방식 중 수강생 참여가 가장 높은 방식이다. 실시간으로 강사와 수강생이 화상을 통해 대화를 주고받으며 수업을 진행해 수동적으로 수업을 듣는 온라인 녹화 강좌보다 학생들이 선호한다. 이곳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전국 초중교 개학이 연기된 지난 3월 2일부터 라이브클래스를 도입했다. 개강 초반에는 라이브클래스보다는 사전 녹화 강좌인 비디오클래스 참여 비중이 더 높았지만, 라이브클래스 수강생의 반응이 좋아 지난주부터 이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였다.
 

수업시간에 잡담 불가 집중도 향상…발표·토론 수업에 강점

 라이브클래스에 대한 학생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수업에 참여한 강형원(서울 신목초 5)군은 “옆에 앉은 친구들과 잡담을 나눌 수가 없어 선생님만 바라보게 되니 훨씬 집중도가 높다”며 “오프라인 수업시간에는 떠드는 친구들이 내 발표를 듣지 않는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는데, 여기선 훨씬 더 집중해서 내 발표를 듣고 나도 친구들의 발표를 집중해서 듣게 된다”고 말했다. 학원에 오고 가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여유시간이 늘어나는 점도 이점으로 꼽았다.
부모님이 함께 지켜볼 수 있는 특성상 아이들의 수업 태도가 좀 더 나아지는 것도 장점이다. 홍채연(서울 덕의초 5)양은 “엄마가 뒤에서 지켜보고 있으니 더 잘하고 싶어 발표를 많이 했다”며 “수업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모르셨던 부모님이 직접 수업을 보시고 잘한다고 칭찬해 주셔서 더 의욕이 솟는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느끼는 단점은 현장감이 떨어진다는 것과 온라인 시스템상의 문제다. 형원군은 “생생함이 느껴지지는 않는다”며 "수업 중 딴생각에 빠져도 선생님이 잘 모르실 것 같다"고 말했다. 채연 양은 “수업 중에 인터넷 문제로 끊어지거나 할 때 집중도가 확 떨어진다”며 “선생님과 자료를 주고받을 때도 불편하다”고 말했다.
 
 

교육부 3가지 타입 온라인 수업 제시, 디지털 에티켓 미리 익혀야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지속하면서 교육계에선 당분간 공교육과 사교육 모두 효율적인 온라인 수업방식 구축이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27일 온라인 개학과 관련된 ‘체계적인 원격수업을 위한 운영 기준안 마련’을 발표하면서 학교와 학생의 여건에 따라 ▶실시간 쌍방향 수업,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과제 수행 중심 수업의 3가지를 주요 운영방식으로 들었다.
 
이중 실시간 쌍방향 수업으로 정의된 온라인 화상 수업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미네르바 스쿨과 같은 세계적인 미래형 대학에서 사용하던 플랫폼이다. 카이스트와 서울대 역시 줌(ZOOM) 시스템을 이용한 화상 수업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다만 소수정예가 가능한 사교육과 달리 한반에 최소 20명이 넘는 학급 인원을 온라인 강의로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끌어갈지가 과제로 남는다. 
2017년부터 초등저학년에서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방식의 온라인 화상 수업을 진행해 온 CDL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박일준 대표는 “토론이나 참여수업이 활발하게 되는 것이 온라인 화상 수업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오프라인 수업에서 발표하기 위해서는 큰 용기를 내야 하지만 온라인 수업에서는 그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며 "편안한 공간에서 화면을 보고 발표하기 때문에 실제 상황보다 떨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교사의 지시에 따라 여러 학생이 동시에 채팅창에 수업내용과 관련된 의견을 올리거나 즉석에서 질문과 답변을 학생들이 서로 주고받으며 서로의 이해도와 관심사를 수시로 확인하는 식의 방식은 온라인 수업에서만 가능한 장점이다. 박 대표는 “대부분의 온라인 수업은 자동녹화돼 다시 보기도 편하게 가능하다”며 “오프라인 교육과 온라인 교육을 병행해서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수업별 특징 [CDL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온라인 수업별 특징 [CDL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온라인 수업을 도입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준비사항은 디지털 에티켓 습득이다. 박 대표는 “온라인 수업에서 부정적인 피드백들은 기술적인 문제를 빼면 대부분 에티켓과 관련된다”고 지적했다. 원격으로 서로가 떨어져 있는 상태에서 학생이 수업에 집중하고 있는지, 또는 교사가 제시한 영상을 봤는지 확인하기가 어려울 때 이를 악용하는 식이다. 그는“수업 진행 중에 관계없는 유튜브 영상을 몰래 열어 본다거나, 모두가 보는 화면 앞에서 크게 하품을 하는 식의 태도 등이 모두 이런 예다”라고 말했다.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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