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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항균 필름·일회용품은 임시방편, 손 씻기·거리 두기가 더 중요

중앙일보 2020.03.30 00:02 건강한 당신 4면 지면보기
팩트 체크 코로나19 생활 방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에 공업용 알코올(메탄올)을 소독제로 사용했다가 중독 증세가 생기고, 소금물을 입안에 뿌렸다가 집단 감염을 낳은 사건이 발생했다. 잘못된 정보에 기반해 오히려 생명을 위협한 극단적인 사례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코로나19에 관한 잘못된 정보가 감염병처럼 퍼지는 ‘인포데믹’(infodemic·정보감염증) 현상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인포데믹은 정보(infomation)와 전염병(endemic)의 합성어다. 예전과 달라진 일상에서의 생활 방역이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것들인지 전문가의 도움말로 짚어본다.  
 

"건물 출입 땐 마스크 쓰기
승강기 버튼 누른 손 소독
최소 1m 이상 떨어져 대화"

 
승강기 버튼에 항균 필름 부착하거나 이쑤시개로 터치 (△)
 
승강기 버튼에 구리 성분이 함유된 항균 필름을 부착하거나 이쑤시개를 구비해 버튼을 누르도록 한 곳들이 있다. 일부 지자체는 공동주택과 다중이용시설 등의 승강기에 부착하는 항균 필름을 배포했다.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서식을 어렵게 하는 구리(Cu) 성분이 함유돼 승강기 버튼 터치로 인한 감염으로부터 코로나19를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이 발표한 실험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생존 시간은 구리 표면에서 4시간으로, 플라스틱(72시간)·스테인리스(48시간)보다 짧다는 결과도 나왔다. 구리는 일반적으로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항균 효과가 있는 물질이다. 따라서 구리 성분이 있는 항균 필름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 표면에서 바이러스가 생존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는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를 죽이는 효과는 없다.
 
 이쑤시개를 사용하는 것도 교차 감염을 일부 예방할 수 있다. 교차 감염은 물건 등을 매개로 남이 가진 바이러스가 나에게 옮아 걸리는 것이다. 하지만 승강기 버튼을 누른 뒤 손을 씻거나 손 소독제를 사용하는 습관이 항균 필름이나 이쑤시개 사용보다 더 효과적이다.
 
건물 내 출입 동선 일방통행 의무화 (△)
 
건물에 입구와 출구를 각 한 곳씩만 개방해 들어오고 나가는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일방통행을 시행하는 곳들이 있다. 건물에 들어오는 사람은 일방통행으로 따라 걸으며 열 감지 센서로 발열 검사를 거친다. 이런 통제는 감염 예방에 효과가 있을까.
 
 먼저 입구·출구를 별도로 두는 건 의료기관이나 요양병원에서 감염 예방에 효과가 있다. 의료기관에서는 발열 여부나 호흡기 증상을 체크해 증상이 있으면 원외에서 진료한다. 출입구가 구분돼 있으면 나가는 사람이 혹시 모를 감염 위험성이 있는 사람과 동선이 겹칠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감염 위험성이 있는 사람을 그렇지 않은 사람과 섞이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다.
 
 하지만 건물 내에서 들어오고 나가는 길을 일방통행으로 통제하는 건 감염 예방에 별 도움이 안 된다. 누군가 감염된 상태라면 공기 감염이 가능한지에 따라 일방통행이든 아니든 주변의 사람이 감염될 수 있다. 건물 내에 감염자가 있는 경우 마스크 착용 외에는 별다른 예방법이 없다.
 
복용 약 떨어져도 의료기관 방문 자제 (X)
 
호흡기 질환,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는 약이 떨어졌으면 병원을 찾아 처방받는 것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 관리와 합병증 예방을 위해 약을 꾸준히 먹어야 한다. 다니던 병원을 가기 어려운 상황이면 약의 이름과 정보가 있는 처방전을 갖고 집 근처 병원에서 일정 기간 약을 처방받아 복용할 수 있다. 평상시에 혈당 조절이 잘 안 되던 환자나 인슐린을 사용 중인 일부 당뇨병 환자는 짧은 기간만 약이나 인슐린을 소홀히 해도 혈당이 급격히 상승해 심각한 합병증을 앓게 될 수 있다. 고혈압 치료제는 종류가 많고 약에 따라 다양한 작용·부작용이 있으므로 처방받은 약을 꾸준히 먹는 것이 중요하다. 혈압·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거나 건강 상태가 악화하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병원에 가는 것을 주저하면 급격히 건강이 악화할 수 있다.
 
마주 보지 않고 일렬로, 또는 일정 거리 두고 식사하기 (O)
 
식사할 땐 일반적으로 마주 보고 앉아 대화하며 식사한다. 이럴 땐 대화 중 나도 모르게 비말(침방울)이 튈 수 있다. 코로나19는 가장 많은 전파 양상이 침방울을 통한 감염이고, 감염력도 세다. 대화하거나 기침·재채기를 하면 침방울이 포물선을 그리며 1~2m까지 날아간다. 보통 1m 이내지만 주의를 위해 2m까지 주의 범주로 삼는다. 서로 마주 보면서 얘기하다 감염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쳐다보지 않고 식사하는 게 낫다. 
 
컵·식기 등 일회용품 사용하기 (X)
 
감염 예방을 위해 일회용품 사용이 다시 권장되고 있다. 재난·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르면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경계’ 이상인 경우 식품접객업소의 일회용품 규제를 일시 제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지자체장의 판단 아래 일회용품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잘 세척한 식기보다 일회용품 사용이 감염 예방에 더 효과적인 건 아니다. 감염된 사람이 쓴 식기를 다시 사용하면 전파될 수 있겠지만 한번 세척한 그릇은 감염과 별 상관이 없다. 식기를 감염자가 썼다고 해서 별다른 소독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일반적인 세제로 설거지하면 별문제가 안 된다. 
 
한적한 공원에서 운동할 때 KF94 마스크 착용 (X)
 
공원 같이 넓은 공간이나 등산을 할 때는 마스크를 꼭 쓸 필요는 없다. 자연 환기가 되는 곳에서는 바이러스가 날아가므로 농도도 옅어진다. 바이러스 한두 개의 양에 노출된다고 감염되는 건 아니다. 서로 대화를 하지 않는다면 전파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가까이서 얼굴을 마주 보며 대화하고 걷고, 2m 이상 거리 두기가 힘들 만큼 사람이 모이면 마스크를 쓰는 게 낫다. 단, 이때는 굳이 KF94까지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덴털 마스크로도 충분하다. KF94는 제대로 얼굴에 밀착해서 써야 하는데 이렇게 쓸 경우 운동을 하기가 힘들다. 호흡을 편히 하기 위해 느슨하게 착용하면 굳이 KF94를 쓰는 의미도 없다. KF94를 착용하고 운동할 땐 호흡이 힘들 수 있으므로 천천히 걷는 정도로 운동하면 된다.
 
스마트폰 등 개인 물품 매일 소독 (△)
 
스마트폰과 마우스, 키보드 등 일상에서 사용하는 용품을 매일같이 소독하는 것이 일상이 된 사람도 꽤 있다. 하지만 개인 물품은 굳이 소독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건강하게 생활하는 성인이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개인 용품을 매일같이 소독했을 때 위생상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소독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물건을 타인과 공유하지 않으면 매일 소독하는 건 별 의미가 없다. 손을 비누로 씻고 손 소독제를 사용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사람과 접촉을 최소화하는 게 기본이 돼야 한다.
 
목욕탕·수영장 이용 자제 (O)
 
8번 확진자가 목욕탕을 방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코로나19가 목욕탕 물을 통해서도 감염된다는 소문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는 염소 성분의 소독약이나 고온에서 사멸한다. 수영장에 염소 소독이 잘 되어 있고, 목욕탕도 열탕 소독과 환경 소독이 잘 되어 있으면 바이러스가 체외에서 생존할 순 없다. 하지만 업장의 탈의실과 공용 비품 등이 안전할지는 미지수다.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당분간은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도움말=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서유빈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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