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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귀농인의 득템 ‘치유농업’…돈도 벌고 힐링도

중앙일보 2020.03.28 15:00

[더,오래] 김성주의 귀농귀촌이야기(67)

 
농업 분야에 ‘치유농업’이 있다는 걸 아시는가. 일반인에게 생소할 수 있으나 지난 3월 6일 국회에서 치유농업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사업화하는 길이 열렸다. 치유농업이란 농촌의 자원을 이용해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제공해 국민의 건강증진을 도모하는 산업을 말한다. 예를 들면 농사를 짓거나 농산물을 키우다 보면 치유 효과가 생기는데, 이를 체계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다. 치료가 아니고 치유다. 정서적인 힐링을 의미한다. 농촌에서 정서적 위안을 받거나 장애인이나 노약자, 재활환자에게 신체적·정서적 도움을 주는 것을 치유농업이라고 부른다.
 
치유농업이란 농업․농촌의 자원을 이용하여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증진을 도모하는 산업을 말한다. [사진 Pixabay]

치유농업이란 농업․농촌의 자원을 이용하여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건강증진을 도모하는 산업을 말한다. [사진 Pixabay]

 
언젠가는 코로나가 잠잠해질 텐데 그때 농촌으로 가서 힐링할 수 있다. 기왕이면 개인별로 알맞은 치유농업 서비스를 받으면 좋겠다. 유럽은 이미 치유농업이 대중화해 우리나라의 재활요양병원만큼 활성화하고 있다.
 
도시 사람은 농촌에 가면 마음의 위안을 받는다. 그리고 농민이 주는 음식을 먹으면 맛도 있지만 마음도 든든해짐을 느낀다. 이것이 치유다. 좋은 음식을 먹으면 치유가 된다. 그걸 치유농업에서는 ‘음식 매개 치유’라고 한다. 성인병 환자에게 패스트푸드가 아닌 우리 농가 음식을 제공했더니 허리둘레가 줄고 나쁜 콜레스테롤이 감소하며 인슐린 분비 기능이 좋아지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음식을 통한 치유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치유농업은 대개 4가지로 나눈다. 농작업 매개 치유, 식물 매개 치유, 음식 매개 치유, 동물 매개 치유가 있다. 매개 치유를 교감 치유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농작업 매개 치유는 말 그대로 농사를 짓는 과정에서 신체적· 정서적 치유 효과를 얻는 것인데, 텃밭 가꾸기·비료 만들기·영농 교육이 해당이 되고 식물 매개 치유는 곡식·작물·꽃 등을 키우면서 성취감과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이다.
 
성인병 질환자들에게 패스트푸드가 아닌 우리 농가 음식을 제공하였더니 허리둘레가 감소하고 나쁜 콜레스테롤이 감소하고 인슐린 분비 기능이 좋아지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 Pixabay]

성인병 질환자들에게 패스트푸드가 아닌 우리 농가 음식을 제공하였더니 허리둘레가 감소하고 나쁜 콜레스테롤이 감소하고 인슐린 분비 기능이 좋아지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감소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진 Pixabay]

 
음식 교감 치유는 성인병 질환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에게 해당한다. 식재료 구하기, 조리하기, 섭취로 효과를 얻는 것이다. 마지막 동물 매개 치유는 반려동물이나 가축과 교감하면서 심리적 치유를 하는 것을 말한다. 말의 큰 눈동자를 바라보기만 해도 정서적 안정이 취해진다고 한다.
 
요즈음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많다.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것이 마음의 위안이 되기 때문이다. 치유 효과가 있는 것이다. 농작업을 해도 치유가 된다고 한다. 치유 효과가 얼마나 될까. 노인을 대상으로 주말농장을 운영해 씨 뿌리기, 꽃밭 가꾸기, 허브차 만들기를 했더니 우울감이 60%, 총 콜레스테롤은 5%, 체지방률은 2% 각각 감소했다고 한다. 또 학교 안에 텃밭 활동을 한 결과 가해 학생은 폭력성이 감소하고, 피해 학생은 우울감이 완화됐다고 한다. 호미를 쥐여주고 텃밭을 가꾸었더니 스마트폰·인터넷 중독이 좋아졌다는 보고도 있다. 
 
농촌에 가 쉬면서 단순 작업을 하고 맛있는 농가 음식을 먹는 프로그램은 직장인에게 필요한 좋은 힐링 프로그램이다. 직장인, 노인, 장애인, 중독자 등도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일정 부분은 농촌에 가서 치유할 수 있다.
 
동물 매개 치유는 반려동물이나 가축과 교감하면서 심리적 치유를 하는 것인데 말(馬)의 경우 큰 눈동자를 바라보기만 하여도 정서적 안정이 취해진다고 한다. [사진 Pixabay]

동물 매개 치유는 반려동물이나 가축과 교감하면서 심리적 치유를 하는 것인데 말(馬)의 경우 큰 눈동자를 바라보기만 하여도 정서적 안정이 취해진다고 한다. [사진 Pixabay]

 
물론 확실하게 구분해야 하는 것이 치료와 치유다. 치유농업은 치료가 아니다. 신체적·정신적 치료 활동과는 확실히 구분된다. 사실 의료업계에서는 그동안 치유농업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자칫 치유가 치료로 오인돼 제대로 된 처방과 치료를 못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치유농업은 민간요법과는 다르다. 정해진 기준을 가지고 치유 활동을 진행한다. 그래서 법으로 만들었고 치유농업사라는 자격증도 만들겠다고 정부에서 발표했다.
 
귀농·귀촌 동기를 조사하다 보면 신체적·정신적 어려움 때문에 결행했고, 실제로 치유됐다고 말하는 이를 많이 볼 수 있다. 정서적 공황 상태를 극복했거나 악성 체질이 건강 체질로 변한 경우도 많다. 가족이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재활을 위해 시골로 향했다는 사람도 꽤 있다.
 
귀농·귀촌을 해 치유농장을 운영하는 사람이 제법 있다. 도시 사람의 애환과 고충을 알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도시 사람이 편히 쉬면서 위안을 받고 힐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제공한다. 지금 농촌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는 농촌 체험·농가 민박·농가 식당·교육 농장 등이 있는데 치유농업이 더해져 콘텐츠가 풍요로워질 수 있다. 귀농·귀촌 희망자와 농촌체험을 해보려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코로나19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지금 숨 한번 제대로 못 쉬고 살고 있다. 그래서 숨 쉼이란 단어가 생각난다. 맘 놓고 숨 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편안히 쉴 수 있어야 한다. 장사하거나 농사를 지을 때 숨통이 트여야 한다. 그래도 우리나라가 어느 나라보다 가장 현명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 같아 안도의 숨을 쉰다. 
 
슬로우빌리지 대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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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 김성주 슬로우빌리지 대표 필진

[김성주의 귀농귀촌이야기] 농촌이나 어촌에서 경험한 아름다운 기억을 잊지 못해 귀농·귀촌을 지르는 사람이 많다. “나는 원래 농촌 체질인가 봐”라며 땅 사고 집도 지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다. 그러나 그것이 착각이었음을 깨닫고 후회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귀농·귀촌은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녹록지 않다. 필자는 현역 때 출장 간 시골 마을 집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소리가 그리워 귀농·귀촌을 결심한 농촌관광 컨설턴트다. 그러나 준비만 12년째고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준비한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정착한다고 했다. 귀농·귀촌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해 정착 요령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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