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석 시트에 앉은 첫 느낌은 안락하고 푸근했다. 전체적으로 무채색의 실내 디자인 패턴에 화사한 '새들 브라운' 색채의 나파(고급 천연) 가죽 시트 덕분이었다. 운전석 시야도 넓었다. 앞 유리와 운전석·조수석 유리가 맞닿을 만큼 가까워 너른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다. 최근 트렌드라 할 수 있는 '항공기 운전석 같은' 디자인이다. 시트 위치를 올리자 시야는 더 넓어졌다. 하지만 지난달 시승했던 GV80만큼은 아니었다. GV80의 운전석 시야는 황소의 등에 올라탄 것마냥 시원했었다.
실내 공간은 '중형 또는 준중형'이라 할만했다. 3세대보다 휠베이스가 35mm 길어진 덕분이다. 또 독립 공간으로 구성된 2열도 편해 보였다. 하지만 앞 좌석과의 간격이 그리 넓진 않았다. 3열 시트도 아이가 있는 집은 카시트 2개를 넉넉히 넣을 수 있었다. 어른이 앉으면 무릎을 곧추세우고 있어야 할 정도로 사실상 착석이 불가능하지만, 미취학 아동쯤 되는 아이에겐 '다락방'과 같은 안락함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실내는 앞서 현대차가 배포한 '와이드 앵글' 이미지처럼 '와이드' 하지는 않았다. 딱 '중형 내지 준중형' SUV의 내부였다.
앞차와의 간격, 4단계로 자동 조율
앞차와의 간격은 '4단계'로 설정, 눈대중으로 약 50m 간격이었다. 시속 90km로 달리다 돌발 순간이 벌어진다고 해도 제어할 수 있는 정도다. HDA 모드에서 앞차와의 간격은 1~4단계로 조율할 수 있으며, 4단계가 가장 간격이 길다.
HDA는 민감하고 빠르게 반응했다. 다시 말해 앞차와의 간격 조정을 '기계적으로' 지켰다. 그러니까 2차선에서 같이 달리던 앞차가 1·3차 선으로 빠질 경우 4세대 쏘렌토는 간격을 만회하기 위해 급출발하듯 훅 치고 나가 '간격 50m'를 이내 복구했다. 앞차가 간격이 벌어지면 재빨리 따라잡는다는 점에서 '한국인 운전자의 고속도로 운전 습성'을 닮았다고 할 수 있다.
지나치게 빨리 반응(?)하는 ADAS
현대차 관계자는 "(빨리 반응한다는 점이) 장점으로 볼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DCT 8단 기어는 '수동형 자동 변속기'라고도 할 수 있는데, 그런 점에서 수동의 느낌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DCT 8단 기어는 현대·기아차 최초로 4세대 쏘렌토에 적용했다. 유럽 메이커처럼 수동의 감도가 남아있는 변속기다. 엔진이 발생하는 동력의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민첩한 주행감과 연비 효율에도 도움을 준다. 그런데도 전체적인 주행감은 부드러운 편이었다. 현대·기아차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부드러운 세팅 값'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차 접근하면 사이드미러에 경고등
출시 전 기아차가 내세운 차량 내 결제시스템인 '기아 페이'는 시승 차에선 경험하지 못했다. "카드를 미리 등록해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주로 고속도로·자동차전용도로 위주로 달린 100㎞ 구간의 평균 연비는 약 14㎞/L였다. 쏘렌토 디젤 기준 가격은 2948만~3817만원이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