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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주진형 아들 병역기피 논란, 국적포기 15살 아닌 17살

중앙일보 2020.03.27 05:00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 명부 6번에 배치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음주운전 전력에 이어, 아들의 국적포기에 따른 병역 기피 의혹과 관련해 주 전 대표가 한 설명이 사실관계가 달라서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뉴시스]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뉴시스]

 
주 전 대표는 지난 22일 당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에 공개된 후보 면접 영상에서 자신의 아들 주모(32)씨가 미국에서 태어난 이중국적자였다고 하면서 “2005년에 국적법 바뀔 때 (…) 15살 때쯤 국적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법무부가 발행한 국적 이탈자 고시에 따르면 주 전 대표의 아들은 1988년생으로, 국적 포기 당시 17세(만 16세 8개월)였다.
 
당시 병역법 8조는 “대한민국 국민인 남자는 18세부터 제1국민역에 편입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병역법에 따르면 여기서 ‘18세부터’란 ‘그 연령이 되는 해의 1월 1일부터’를 의미한다. 주 전 대표의 아들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상 병역연령 산정 기준으로 2006년 1월부터 제1국민역에 편입될 예정이었다. 다만, 당시 국적법에는 이중국적자에게 병역을 강제하는 조항이 없어 입대 전에 한국 국적을 포기하면 병역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2005년 5월 4일 국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하루 평균 1~2건에 불과하던 국적포기 신청자가 급증했다. 사진은 2005년 5월 11일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의 국적업무출장소가 민원인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2005년 5월 4일 국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하루 평균 1~2건에 불과하던 국적포기 신청자가 급증했다. 사진은 2005년 5월 11일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의 국적업무출장소가 민원인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그런데 2005년 5월 4일 국회에서 국적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개정 국적법 12조에 3항을 신설해 이중국적자라도 병역을 마치거나 면제 처분을 받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못 하게 하고, 18세가 되는 해의 3월까지는 국적을 포기할 기회를 부여했다.
 
국회에서 이 법을 처리한 뒤 당시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국적 업무출장소 등에는 국적 포기 신고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개정 국적법이 같은 해 5월 24일부터 적용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서울의 월평균 20여명에 불과하던 국적 포기 신고자는 개정안 통과 직후 하루 수백명으로 급증했다. 그중 95%는 남성이었다. 관보에 따르면 주 전 대표 아들의 국적 이탈일자는 2005년 5월 11일이다.
 
열린민주당 김진애, 최강욱, 김의겸, 주진형 등 비례대표 후보들이 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약정책회의에 참석했다. 뒷줄 맨 오른쪽이 주 후보. [연합뉴스]

열린민주당 김진애, 최강욱, 김의겸, 주진형 등 비례대표 후보들이 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약정책회의에 참석했다. 뒷줄 맨 오른쪽이 주 후보. [연합뉴스]

열린민주당 관계자는 26일 “당시 국적법 변경으로 주 전 대표 아들은 2006년 4월부터 병역을 이행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며 “병역 면탈을 위해 1년전쯤 국적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이와 관련한 주 전 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전화를 했지만, 주 전 대표는 “(답변을) 사양하겠다”라고만 답했다.
 
한편 주 전 대표는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의 음주운전 전력과 관련해 “대단한 결격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면허정지 수준의 음주운전을 한 것과 관련해 해명을 요구하는 사회자의 말에 “아니, 뭐 나왔다는데 어떻게 하느냐”며 “저 자신이 자랑스러운 건 아니지만 대단한 결격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했고, 그것에 대한 판단은 결국 당원이나 국민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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