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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등 17개국 재외국민 1만8567명 ‘현지투표’ 못한다

중앙일보 2020.03.27 00:05 종합 14면 지면보기
인천시 옹진군 선관위 직원들이 26일 총선을 앞두고 도서 지역으로 가는 투표 용품을 화물차량에 싣고 있다. 화물차량은 화물선에 실려 오늘 도서 지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뉴시스]

인천시 옹진군 선관위 직원들이 26일 총선을 앞두고 도서 지역으로 가는 투표 용품을 화물차량에 싣고 있다. 화물차량은 화물선에 실려 오늘 도서 지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뉴시스]

중앙선관위가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17개국 23개 재외공관의 선거사무를 6일까지 중지하기로 했다. 지난 16일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湖北) 우한(武漢)의 선거사무를 중단한 뒤 두 번째 결정이다. 재외투표가 4월 1일~6일 이뤄지는 특성상, 17개국에 등록된 재외국민 선거인(1만8392명)과 우한 재외국민(175명) 등 1만8567명은 재외선거를 치를 수 없다. 이는 4·15 총선에 등록된 재외국민 선거인 전체(17만1959명)의 10.8% 수준이다.
 

선관위, 23개 공관 관할 중단 결정
“외출 제한국 많아 선거 참여 애로”
4월 1일 전 귀국하면 투표 가능
과거 재외선거, 민주당 지지 성향
박빙 승부처엔 변수 작용할 수도

재외선거를 치르지 못하는 재외국민은 ‘귀국투표’로 선거에 참여할 수 있다. 재외투표 기간 개시일(4월 1일) 전에 귀국해 같은 달 1~15일에 귀국 사실을 신고한 뒤 본 선거일(4월 15일)에 국내 투표소에서 투표하는 방법이다.
 
사무중지 대상 공관은 유럽이 6개국 12개 공관으로 가장 많았다. 독일(4개 공관)·스페인(3개 공관)·이탈리아(2개 공관)·아일랜드·영국·프랑스(각 1개 공관) 등이다. 이중 선거인이 1000명 이상 등록된 주요 공관은 주독일대사관(1573명), 주독일대사관 분관(1079명), 주프랑크푸르트영사관(2538명), 주영국대사관(2270명), 주프랑스대사관(2839명) 등이다.
 
미국에서는 괌(주하갓냐출장소, 255명)에서만 선거 사무를 중지하기로 했다. 일본은 이번 결정에서 제외됐다. 다만 중앙선관위는 “미국 동부 등 코로나19 확산이 가파른 지역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재외국민의 안전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추가 재외선거 사무중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시아에선 필리핀(3286명)·파푸아뉴기니(47명)·네팔(286명)·키르기즈(258명) 대사관과 인도의 주뭄바이영사관(185명)이 포함됐다. 에콰도르(224명)·온두라스(59명)·콜롬비아(240명) 등 중·남미와 가나(107명)·남아공(189명) 등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도 재외투표를 할 수 없다.
 
중앙선관위는 “대상 국가에서는 전 국민 자가격리와 전면 통행금지, 외출 제한 등의 조치가 시행되고 있고 위반 시 벌금이나 구금 등 처벌되어 투표에 참여하는 재외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선관위는 또 선거사무를 중지하지 않은 52개 공관의 투표기간 단축, 추가 투표소 10곳 감축 등 코로나19 대응책도 내놨다.
 
선관위는 사상 초유의 현지 개표 가능성도 공개 언급했다. 재외선거 투표용지는 국내로 보내 개표하는 게 원칙이다. 다만 외교부에서도 “항공편 급감으로 개표 날짜에 맞춰 회송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점 등을 감안, 선관위는 “천재지변 또는 전쟁·폭동, 그 밖에 부득이한 사유로 인정하는 때에는 재외 선관위로 하여금 개표하게 할 수 있다”(선거법 218조)는 예외조항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최종적으로 회송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공관에서 직접 개표하겠다”며 “늦어도 4월 11일까지 공관개표 대상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재외국민 선거는 2012년 19대 총선 때부터 도입됐다. 대체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했다. 20대 서울 강남갑에서 새누리당 이종구 의원(4만4682)이 민주당 김성곤 후보(3만6826)에게 낙승했으나 재외국민 투표에선 129표 적은 242표만 얻었다. 수도권에선 민주당 의원들이 100표 안팎을 더 얻었다. 한 표라도 아쉬운 박빙 승부처에선 부담일 수 있는 수치다.
 
한영익·박현주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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