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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백제 먹으면 코로나 낫는다? 거짓 정보는 즉시 삭제”

중앙일보 2020.03.27 00:04 종합 16면 지면보기
24일 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와 중앙일보, 영국 BBC 등 세계 7개국 언론사 기자들이 온라인으로 가진 화상 기자간담회. 오른쪽 아래가 중앙일보 하선영 기자다. [인스타그램 캡처]

24일 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와 중앙일보, 영국 BBC 등 세계 7개국 언론사 기자들이 온라인으로 가진 화상 기자간담회. 오른쪽 아래가 중앙일보 하선영 기자다. [인스타그램 캡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를 덮친 지금 소셜미디어의 역할은 무엇일까. 매일 5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의 아담 모세리(37) 최고경영자(CEO)는 “(소셜미디어가)고립된 이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서 안전을 보장하고 외로움을 해결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4일 오후 11시 화상회의 플랫폼(블루진스)에서 7개국 매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
사회적 거리두기로 SNS 더 활발
한국 방역 노하우에도 큰 관심
“공포감 유발” GPS 기능엔 부정적

모세리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자신의 집 차고에서, 기자들은 각자의 집에서 모니터로 만났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중앙일보가, 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브라질에서 각국 대표 매체가 간담회에 참석했다. 화두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상황에서 확산하는 거짓 정보를 소셜미디어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은 소셜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하는지였다.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의 자회사다.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이용자는 10억명, 매일 쓰는 사람은 5억명이 넘는다.
 
특히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를 둬야 하는 상황에서 인스타그램 의존도는 더 커지고 있다. 모세리는 “상황이 심각한 이탈리아에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사용량이 두 배 늘었다”고 했다. 문제는 ‘코로나 확진자가 표백제를 먹으면 낫는다’ 같은 거짓 정보도 빨리 퍼진다는 점이다.
 
모세리 CEO는 “우리는 잘못된 영상 등을 찾으면 즉시 사실 확인 뒤 삭제한다”며 “잘못된 정보를 지우고 정확한 정보와 사람들을 연결하는 것이 소셜미디어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위기 상황에선 거짓 정보가 사람들의 불안을 부추기고 정신 건강을 해롭게 한다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에선 코로나19 연관 검색어를 입력하면 국가별 보건당국의 메시지, 보건기구 공식 계정이 먼저 뜬다. 신뢰도 높은 정보만 공유하자는 차원에서다.
 
유력 정치인이나 유명 연예인 등이 가짜뉴스의 확산 통로가 된다면, 인스타그램이 통제할 수 있을까. “인스타그램에서 엄청난 영향력이 있는 정치인들도 거짓 정보를 서슴없이 내뱉는다”는 브루노 로마니 기자(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의 말에 모세리 CEO는 “유명인 계정이든 아니든, 잘못된 정보는 다 삭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별 락다운(lockdown·이동 통제)상황이 되면, 사용자들은 DM(메시지)과 라이브 기능을 더 활발히 사용한다”며 소셜미디어가 코로나19로 지친 이들을 위로한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봉쇄 기간 400만명 이상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모든 것이 괜찮아질 것(andrà tutto bene)’ ‘나는 집콕 중(io resto a casa)’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글을 올리고 서로를 위로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인스타그램은 이번 주부터 ‘다 같이 함께’ 할 수 있는 기능을 늘리고 있다. 연결된 친구들과 인스타그램 포스트를 보는 ‘코워칭(co-watching·같이 보기)’ 기능이다. 최대 6명까지 동시 접속 가능한 영상통화다.
 
글로벌 매체 기자들은 한국의 방역 노하우에 관심을 보였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 기자는 한국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확진자의 동선을 추적한 사례를 언급하며 “인스타그램이 이런 기능을 개발할 생각은 없냐”고 물었다. 그러나 모세리 CEO는 “사람들의 동선을 파악하고 이를 활용하는 건 또 다른 공포감을 유발할 수 있다”며 부정적으로 답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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