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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슈로 떠오른 1997년생 남자축구 선수

중앙일보 2020.03.27 00:04 경제 7면 지면보기
송범근, 정태욱, 이동경(왼쪽부터). [연합뉴스]

송범근, 정태욱, 이동경(왼쪽부터). [연합뉴스]

2020년 도쿄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해결해야 할 여러 문제가 생겼다. 그중에서도 특히 관심을 끄는 게 올림픽 남자축구의 연령 제한(23세 이하(U-23) 출전) 문제다. 올해 23세, 내년에 24세가 되는 1997년생 선수의 출전 자격을 한 해 미뤄진 올림픽에 어떻게 적용할지가 관건이다.
 

올림픽 연기로 제한 연령 넘게 돼
한국·호주·멕시코 등 허용 목소리

호주 U-23 축구대표팀의 그레이엄 아놀드 감독은 24일 “올림픽 남자축구 출전 제한 연령을 도쿄올림픽에 한해 한 살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1997년생 남자축구 선수의 경우 올해가 올림픽 출전 가능한 마지막 해다. 내년에는 1998년 이후 출생 선수로 엔트리를 짜야 한다. 올림픽 본선행을 이끈 전 세계 1997년생 선수는 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된 상황이다. 아놀드 감독은 “축구는 올림픽에서 일정 연령 이상인 선수가 뛰지 못하게 제한하는 유일한 종목이다. 예선을 통과하는 데 공을 세운 선수가 본선에서도 뛸 수 있어야 공정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주 외에도 전 세계 축구계가 1997년생 축구선수에 주목하고 있다. 스페인 스포츠지 아스는 26일 “도쿄올림픽 북중미 예선에 참여한 23명의 멕시코 선수 중 1997년생이 20명이다. 연령 제한 규정이 바뀌지 않는다면 멕시코는 내년에 전혀 다른 선수들과 도쿄에 와야 한다”고 보도했다. 대한축구협회(KFA)도 나섰다. 26일 FIFA와 IOC에 서신을 보내 1997년생 올림픽 참가 허용을 요청했다. KFA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불가항력적인 이유로 올림픽이 연기되었음에도 본선 진출을 이끈 선수들이 뛸 수 없다는 건 불공평하다”고 주장했다.
 
한국 U-23 축구대표팀(감독 김학범)에는 아시아 최종예선에 참가한 1997년생이 11명이다. 이동준(부산), 송범근(전북), 정태욱(대구), 이동경(울산) 등 주축 멤버가 대부분 23세다. 도쿄올림픽에서 입상할 경우 병역 혜택을 주어진다는 점에서 출전의 갈림길에 선 선수들은 마음을 졸이고 있다.
 
1997년생 남자축구 선수들이 내년 도쿄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을까. 세 가지 긍정적 요인이 있다. 우선 ‘본선행 티켓을 따낸 선수가 본선 무대를 밟는 게 합리적’이라는 명분이 있다. 절차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아스는 “올림픽 개최 매뉴얼에 따르면 ‘특수한 상황’이 있을 땐 FIFA와 IOC가 협의해 남자축구 연령 제한 규정을 고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로 대회가 연기된 건 ‘특수 상황’으로 볼 수 있다.
 
개최국 일본이 ‘1997년생 구하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 남자축구는 도쿄올림픽 메달권 진입을 위해 1997년생 위주로 팀을 꾸려 오랜 기간 조련했다. 일본 내에서도 이들을 ‘역대 최강’이라 부른다.
 
다만 변수는 유럽과 남미의 입장이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유럽과 남미는 2021년 6월에 각각 유럽축구선수권과 코파아메리카를 치른다. 우수한 24세 선수가 올림픽에 눈길을 주는 상황이 반갑지 않을 거다. 출전 연령 확대를 원하는 아시아가 북중미·아프리카와 연계해 FIFA를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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