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美 코로나 실직쇼크···1주일만에 328만명 일자리 날아갔다

중앙일보 2020.03.26 22:09
신종 코로나가 확산 중인 미국에서 26일(현지시간) 실업률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 24일 미국 미시건 주 디트로이트의 한 상점이 외출 자제 등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행해지는 동안은 휴점한다고 붙여 놓은 안내문.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가 확산 중인 미국에서 26일(현지시간) 실업률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 24일 미국 미시건 주 디트로이트의 한 상점이 외출 자제 등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행해지는 동안은 휴점한다고 붙여 놓은 안내문.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은 미국인이 지난주 328만 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상 최대 인원일 뿐 아니라 월가 전문가 전망치인 150만 명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미 고용부 3월 셋째 주 실업수당 신청 발표
월가 전문가 전망치 150만 건 두 배 웃돌아
상원, 실업수당 확대, 현금 수당 지급 의결
기간 한정적, 경기 침체 장기화에 역부족

 
집계를 시작한 1967년 이후 최고 기록은 1982년 10월 2일로 끝나는 주의 69만5000명이었다. 실업수당은 경제 상태를 진단하는 가장 빠른 지표다. 코로나19 확산이 실업률에 본격 반영되면서 경기 침체로 이어지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달까지 미국 실업률은 3.5% 안팎으로, 반세기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미 고용부는 3월 셋째 주(15~21일) 실업급여가 전주보다 300만1000건 늘어난 328만3000건으로 집계됐다고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3월 둘째 주(8~14일)는 28만2000건이었다.

 
미셸 메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 미국경제 수석은 블룸버그통신에 “이 수치는 침체의 심각성과 그 속도를 보여준다"면서 "이전의 침체는 충격이 가중될 시간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불황으로 급전직하하는 특성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앞으로 몇 주 동안 매우 높은 수치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업수당 신청은 50개 주와 수도 워싱턴시에서 모두 증가했다. 펜실베이니아주가 전주보다 37만8900명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대량 실직 사태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3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16일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내리면서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외출을 자제하라고 권고하면서 시작됐다. 
 
뉴욕ㆍ캘리포니아ㆍ일리노이 등 주 정부는 전 주민에게 ‘자택 대기’ 명령을 내리고 식료품점ㆍ약국ㆍ병원ㆍ은행을 제외한 음식점ㆍ쇼핑몰 등 거의 모든 사업장에 영업 중단 명령을 내렸다. 식당과 호텔, 소매점 등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대거 해고됐다. 
 
CNN에 따르면 15개 주와 30개 지방정부가 주민 1억6600만 명에게 '자택 대기' 명령을 내리면서 미국 전체 인구의 51%가 영향권에 들었다. 미국 절반을 ‘셧다운’하고 경제를 멈춰 세우면서 실직자가 급증한 것이다.
 
지난 1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실업 수당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미국 시민들. [AP=연합뉴스]

지난 1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실업 수당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미국 시민들. [AP=연합뉴스]

 
앞서 22일 노무라증권은 “2008년과 1982년 경기 침체 때 4주 동안 200만 명이 실업수당을 신청한 것과 비교하면 코로나 사태는 훨씬 짧은 기간에 노동시장을 깊숙이 찌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날 상원이 2조2000억 달러(약 27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 패키지 법안을 통과시켰지만 노동 시장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원을 통과해 법안이 발효하면 연 소득 7만5000달러 이하인 성인은 현금 수당 1200달러(약 147만원), 아동은 500달러(약 61만원)를 받게 된다. 
 
지난 25일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 브리핑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5일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 브리핑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실업수당을 받는 기간과 대상자도 대폭 확대했다. 기존에 주 정부가 최대 26주간 지급하는 실업수당을 13주 더 연장하도록 했다. 여기에 추가로 4개월간 매주 600달러씩 수당을 지급한다. 일반 실업수당과 600달러 추가 수당을 더 하면 평균 임금을 받다가 실직한 사람은 소득의 100%를 보전받게 된다. 하지만 기간이 한정적인 데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기 침체가 더 장기화할 수 있어 노동시장 충격을 흡수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26일 오전 8시(현지시간) 현재 미국 코로나19 환자는 6만9197명이며 이 가운데 사망자는 1047명이다. 미국 사망자는 이날 처음으로 1000명을 넘었다. 환자 수는 중국(8만1782명), 이탈리아(7만4386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하루 환자가 1만 명 이상씩 증가하는 미국은 이날 이탈리아를 뛰어넘어 세계 2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