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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늦은 美 입국자 격리…은행·마트·병원 다 들른 60대 환자

중앙일보 2020.03.26 16:41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면서 정부가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2주간 자가격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뉴스1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면서 정부가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2주간 자가격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뉴스1

보건소 자가격리 권고 무시…청주·증평 오가

 
미국을 다녀온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60대가 보건소의 자가격리 권고를 무시하고 다수의 다중이용시설을 다녀간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입국 확진자 검사후 은행·마트·병원·식당 다녀
정부 유럽발 입국자는 전원 자가격리, 미국은 제외
미 유학생 확진자 제주서 닷새간 활보, 10일간 구멍
정부 27일부터 미국 입국자 전원 자가격리 방침

 
 정부가 유럽에 이어 미국내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자 오는 27일부터 미국발 입국자 14일 동안 의무적으로 자가격리하도록 조처했으나, 그 사이 미국발 입국자 방역에 구멍이 생긴 것이다.
 
 26일 충북도에 따르면 증평군 증평읍에 사는 주부 박모(60)씨는 지난 25일 오전 발열과 인후통 등 코로나19 증상으로 증평보건소에서 검체 검사를 받았다. 민간수탁 기관의 분석 결과 당일 오후 9시쯤 양성 판정이 나왔다.
 
 박씨는 지난 2일 미국 뉴욕에 사는 딸 집에 방문하기 위해 출국했다가 24일 귀국했다. 입국 당시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어 자가 격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25일 발열(38도)과 인후통, 근육통, 기침 증상이 나타나자 오전 9시쯤 보건소에 들러 검체 채취를 했다.
 
 박씨는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집에서 대기하라’는 보건소의 권고를 무시하고 여러 곳을 다녔다. 박씨는 보건소를 나와 곧바로 증평 신한은행에서 환전한 뒤 증평우체국에서 등기를 발송했다. 몸이 이상하다고 느낀 박씨는 오전 11시쯤 청주시로 건너와 청주의료원과 충북대병원을 찾았다.
26일 오전 제주 여행 후 서울 강남구 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유학생 A씨(19·여)가 묵은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호텔&리조트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뉴스1

26일 오전 제주 여행 후 서울 강남구 보건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미국 유학생 A씨(19·여)가 묵은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호텔&리조트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뉴스1

 

경기도 광주 30대 확진자는 사흘 동안 동선 몰라 

 박씨는 낮 12시쯤 청주시 상당구에 있는 육쌈냉면 청주점과 다이소 청주 본점에 들렀다. 이어 증평으로 다시 넘어와 오후 2시쯤 증평의 한 마트에서 물건을 산 뒤, 오후 2시30분 증평 코아루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방문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자가격리 조처를 따르지 않는 자에 대해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박씨의 경우 감염병 예방법에 따른 자가격리 대상자가 아니어서 행정처분을 받지 않는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을 법적 자가격리 대상자로 정했다. 코로나19 발병국에서 건너왔거나 국내 집단발생지를 경유한 사람, 의사 소견을 받은 의심 환자 중 의심 증상을 보인 사람을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해 자가격리를 권고하고 있다. 강제 격리 대상은 아니다.  
 
 유럽 입국자의 경우 이런 기준과 별도로 지난 22일부터 의무적으로 14일간 자가격리하도록 했다. 정부는 27일부터 미국발 입국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할 예정이지만, 입국 전까지 의심 증상을 보이지 않다가 며칠 뒤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에서는 지난 22일 미국 뉴욕에서 귀국한 A씨(34)가 25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귀국 후 확진 판정까지 이어지는 사흘 동안의 동선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모니터링 대상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자가격리를 지켰는지도 알 수 없다. 광주시 관계자는 “유럽 입국자 같은 경우 자가격리를 바로 했지만, 미국은 규정이 없어 이분이 자가격리에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발 입국자는 27일부터 적용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면서 정부가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2주간 자가격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정부는 오는 27일 0시부터 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뉴스1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면서 정부가 미국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2주간 자가격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정부는 오는 27일 0시부터 미국발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뉴스1

 

정부 유럽 입국자만 자가격리, 미국 27일부터 격리

 이런 사례는 서울시 강남구에서도 발견된다. 강남구에 따르면 확진자 B씨(21ㆍ여)는 미국 보스턴 지역 대학교에 다니다 학교 휴교령이 내려지면서 지난 15일 뉴욕발 대한항공 KE082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해 역삼동 집으로 왔다. 19일엔 이마트 역삼점과 대치동 한티역에 있는 미용실에 다녀왔으며 20일엔 제주도에 들렀다가 24일 돌아왔다.  
 
 그는 제주도를 간 날인 20일 오후부터 근육통과 인후통 증세가 나타났으며 24일부터는 기침·가래 증상으로 강남구보건소에서 검체검사를 받아 25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미국 귀국 후 약 10일간 관리에 구멍이 생긴 셈이다. 이에 대해 강남구 보건소관계자는 “규정이 없어서 미국 유학생들을 자가격리하지 못했다”며 “당장 오늘 들어온 사람도 자가격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증평·광주=최종권·채혜선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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