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실련 "더불어시민당·미래한국당 등록 위헌"…헌법소원 청구

중앙일보 2020.03.26 15:51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속회원들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취소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소속회원들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취소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의 정당 등록 승인이 헌법을 침해했다며 이를 취소해달라는 취지의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경실련은 2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헌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에 대한 정당등록 위헌 확인 헌법소원 청구서를 헌재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경실련 측은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은 오로지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이 상대 당에 대항해 비례의석을 확보하려는 목적만을 가진 위법한 정당"이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형식적 요건만 심사해 정당 등록을 승인했는데, 이는 정당제와 비례대표제를 규정한 헌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국민의 선거권과 참정권을 보장해 국민 의사를 올바로 구현하려면 헌법재판소는 이들 위성정당의 등록 승인 행위의 위헌 여부를 확인하고 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헌법소원과 함께 이날 정당 등록의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서도 함께 제출했다. 
 

"'위헌성'  헌재에서 다룰 수 있는 문제"  

총선이 불과 한 달도 남지 않은 만큼, 전문가들은 경실련의 헌법소원이 이번 총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기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다만, 경실련이 주장하는 위성정당의 위헌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헌재나 법원에서 다뤄질 수 있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당은 '국민의 자발적 조직'이라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런데 지금의 위성정당은 모(母)정당이 만든 것과 다름 없고 '비례대표 선출'이라는 특수임무가 부여된 특정 정당의 산하 기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헌재 재판관 출신의 노희범 변호사도 "위성정당이 형식은 갖췄을지 몰라도 모(母) 정당과 사실상 종속관계 내지 그 정당의 의사에 따라 좌지우지되고 있는 상황은 분명하다"며 "이는 헌법에서 정의하고 있는 민주적 정당의 활동 모습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례대표 새로 다시 뽑아야 할 수도" 

26일 오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참여연대와 민주노총, 경실련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만든 '2020총선시민네트워크' 참가자들이 '위성정당의 비례대표 후보자 등록을 거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오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참여연대와 민주노총, 경실련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만든 '2020총선시민네트워크' 참가자들이 '위성정당의 비례대표 후보자 등록을 거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전문가들은 위성정당의 비례대표 선정 과정이 위헌적이라고 판단했다. 노 변호사는 "위헌 소송을 제기할 때 정당 등록이 아니라 후보 추천 행위의 위헌 확인을 구한다고 하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위성정당들의 등록 취소는 형식상으로는 갖춰져 있기 때문에 내용적 부분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후보 추천 행위가 민주적이지 않다는 것은 정당들도 인정하고 국민들도 모두 아는 일이기 때문에 가처분 신청을 통해서 후보 등록을 막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도 "위성정당의 비례대표 공천 과정은 굉장히 비민주적이며, 정당법과 선거법 모두를 위반한 것"이라며 "정당 등록 여부보다 비례대표 후보 공천의 비민주성은 분명히 문제가 될 것이고, 선거가 끝나고도 문제가 되면 비례대표를 새로 뽑아야 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장 이번 총선에서 적용되지 않더라도 위성정당의 위법·위헌성을 심사해 다음 선거에서는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노 변호사는 "헌재의 결정은 소급 적용이 안 되기 때문에 총선이 끝나면 결과가 무효화될 수는 없겠지만, 향후에는 이런 위헌적 비례대표 추천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결정을 해 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