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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에도 중국 위협 비행에 대만은 육·해·공 방공 훈련으로 맞불

중앙일보 2020.03.26 10:2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에 아랑곳없이 중국과 대만의 양안(兩岸) 긴장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중국 군용기가 대만의 신경을 건드리는 위협을 반복하자 대만군 또한 중국 인민해방군을 겨냥한 대대적인 군사 훈련으로 맞불을 놓고 있는 것이다.
 

대만, 활주로 파괴 대비 전시 활주로 가동
F16V 최신예 전투기로 중국 공군 대항
패트리어트-3 미사일 동원 요격 훈련도
중국 군용기는 야간 비행으로 대만 위협

군복 차림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8년 4월 12일 남중국해에서 열린 해상열병식을 사열하고 있다. 시 주석은 대만 통일의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군복 차림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8년 4월 12일 남중국해에서 열린 해상열병식을 사열하고 있다. 시 주석은 대만 통일의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어제 대만군이 대륙을 겨냥해 군사 훈련을 벌였다.” 대만군의 훈련을 전하는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의 25일 기사 제목이다. 훈련은 24일에만 실시한 게 아니다.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多維)는 25일에도 대만군의 훈련이 계속됐다고 보도했다.
 
미군이 지난 10일부터 항공모함과 각종 전투기를 동원해 수시로 남중국해에 진입하며 중국을 자극하고 있는 가운데 대만도 중국을 겨냥한 육·해·공 3군 군사 훈련에 돌입해 눈길을 끈다.
 
미 해군의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모가 최근 남중국해에 진입해 훈련을 벌여 중국 인민해방군을 크게 자극했다. [중국 환구망 캡처]

미 해군의 시어도어 루스벨트 항모가 최근 남중국해에 진입해 훈련을 벌여 중국 인민해방군을 크게 자극했다. [중국 환구망 캡처]

 
대만군은 지난 24일부터 ‘전쟁 준비의 달’ 훈련을 가동한다며 ‘롄샹(聯翔)훈련’이란 이름의 방공 훈련을 펼친다고 밝혔다. 병력을 동원해 실전처럼 훈련하지만, 실탄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4일 새벽 5시 30분 대만 공군의 화롄(花蓮) 기지에서 대만의 가상 적인중국 전투기 역할을 맡은 F-16 전투기 8대가 출격했다. 이들은 화롄 기지의 활주로를 파괴하는 임무를 맡았다.
 
대만의 F-16 전투기가 24일 새벽 어둠을 뚫고 출격하고 있다. 대만군의 훈련은 지난 2월과 3월 잇따라 대만을 위협하는 비행에 나선 중국 군용기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대만의 F-16 전투기가 24일 새벽 어둠을 뚫고 출격하고 있다. 대만군의 훈련은 지난 2월과 3월 잇따라 대만을 위협하는 비행에 나선 중국 군용기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환구망 캡처]

 
그러자 대만 공군이 비상 전시 활주로를 개방해 최신예 F-16V 전투기를 출격시켜 대응에 나섰다. 이어 대만의 이란(宜蘭)과 지룽(基隆), 타이베이(台北)에 있는 각 미사일 기지와 신주(新竹) 공군기지 등에서도 방공 훈련을 벌였다.
 
대만 해군도 ‘지더(基德)’급과 ‘청궁(成功)’급, ‘캉딩(康定)’급 등 각 군함을 동원해 적기 내습에 대항한 방공 훈련을 펼쳤고 대만 육군은 각 공군 기지 주변에 집결해 공군 훈련과 호흡을 맞췄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지난해 6월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거세지자 직접 군복을 입고 군화까지 신은 채 대만 공군을 격려했다. [연합뉴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지난해 6월 중국의 군사적 압박이 거세지자 직접 군복을 입고 군화까지 신은 채 대만 공군을 격려했다. [연합뉴스]

 
대만의 타이난(台南) 공군기지에서 훈련을 참관한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신종 코로나 사태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중공의 군용기가 대만을 부단히 위협하고 있다”며 “우리는 국가 안보 수호에 조금도 나태해선 안 된다”며 훈련을 독려했다.
 
환구시보는 또 대만군이 ‘패트리어트-3’, ‘톈궁(天弓)-3’ 등과 같은 각종 미사일을 훈련에 동원했다고 말했다. 패트리어트-3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탄도 미사일과 장거리 로켓을 요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둬웨이는 전했다.
패트리어트-3의 요격 성공률은 75~88%로 한 발을 쏘면 75%의 성공률을 보이지만 두 발을 동시에 발사할 경우 88%까지 높아져 요격 가능성이 상당히 커진다고 대만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미 해군의 EP-3 정찰기가 지난 18일 홍콩 상공 가까이까지 접근해 중국 인민해방군의 신경을 바짝 곤두서게 만들었다. [중국 환구망 캡처]

미 해군의 EP-3 정찰기가 지난 18일 홍콩 상공 가까이까지 접근해 중국 인민해방군의 신경을 바짝 곤두서게 만들었다. [중국 환구망 캡처]

 
대만군은 2016년부터 2년마다 패트리어트-3 실제 발사 훈련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그 발사 정보를 중국 해방군이 전자신호 정보기를 이용해 얻어낼 수 있다는 우려에 그동안 미국 뉴멕시코주에 있는 훈련장에서 발사 훈련을 해왔다고 둬웨이는 보도했다.
 
그러나 올해 세 번째로 이뤄지게 될 패트리어트-3 실제 발사 훈련이 이번에도 미국에서 이뤄질지, 아니면 대만에서 실시될지에 대해선 대만군이 국방 기밀로 함구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지난 20일 남중국해에 진입한 가브리엘 기퍼즈함은 연안전투함으로 수심이 비교적 얕은 연안 등에서도 기동이 용이하도록 건조된 반스텔스 전투함이어서 중국에 매우 위협적이다. [중국 환구망 캡처]

지난 20일 남중국해에 진입한 가브리엘 기퍼즈함은 연안전투함으로 수심이 비교적 얕은 연안 등에서도 기동이 용이하도록 건조된 반스텔스 전투함이어서 중국에 매우 위협적이다. [중국 환구망 캡처]

 
또 대만군의 ‘전쟁 준비의 달’ 훈련은 과거 매월 초에 시작해 월말에 끝나는 게 보통인데 이번엔 월말에 시작한 데다 특정 시간을 정하지 않고 훈련 부대도 미리 확정하지 않아 대만군 전체가 팽팽한 긴장 상태에 놓여있다고 둬웨이는 소개했다.
 
대만군의 이번 훈련은 지난 1월 대만 독립이 성향이 강한 차이잉원 총통이 재선에 성공한 뒤 중국이 무력시위 차원의 훈련을 잇달아 벌인 데 대한 반발 성격이 짙다. 중국은 지난 2월 9일과 10일 이틀 연속 군용기를 띄워 대만을 위협했다.
 
쿵징(空警)-500 조기경보기와 젠(歼)-11 전투기, 훙(轟)-6 폭격기 등을 출격시켰으며 중국의 일부 군용기는 중국 대륙과 대만 사이의 공중 경계로 간주하는 ‘중간선’을 잠시 넘기도 해 대만을 크게 자극했다.
  
중국군은 지난 2월과 3월 잇달아 쿵징-500 조기경보기와 젠-11 전투기 등 군용기를 대만 상공 가까이 출격시켰다. [뉴시스]

중국군은 지난 2월과 3월 잇달아 쿵징-500 조기경보기와 젠-11 전투기 등 군용기를 대만 상공 가까이 출격시켰다. [뉴시스]

 
또 지난 16일 저녁엔 쿵징-500 조기경보기와 젠-11 전투기 등이 이례적으로 야간 훈련에 나서 한때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 안으로 진입하는 바람에 대만 전투기들이 긴급 대응에 나서는 일도 있었다.
  
중국 군용기가 야간에 대만을 겨냥한 훈련을 벌이는 건 매우 드문 경우로 알려졌다. 미국도 최근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를 남중국해에 진입시키는 등 미국과 중국, 대만 전투기들이 양안과 남중국해 상공을 어지러이 날며 긴장이 계속 고조되고 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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