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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발하게 영역 넓혀가는 로봇 기자

중앙일보 2020.03.26 09:00
 
요즘은 로봇이 쓴 날씨뉴스,증시뉴스, 야구뉴스 등을 흔하고 볼 수 있다. 이준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로봇 저널리즘을 가장 앞장서서 이끄는 연구자다. 이 교수에게 로봇 저널리즘에 대해 자세히 물어봤다. 

이준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인터뷰
정보 알고리즘화해 개인 맞춤형 콘텐트 생산
정확도·속도 로봇 우세… 통찰력은 인간 고유영역

 
이준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학부 땐 디자인을 전공했고 컴퓨터 사이언스로 박사 학위를 땄다. 예술과 테크놀로지라는 이질적인 분야에 두루 관심이 깊은 '다빈치'형 인물이다. [중앙포토]

이준환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학부 땐 디자인을 전공했고 컴퓨터 사이언스로 박사 학위를 땄다. 예술과 테크놀로지라는 이질적인 분야에 두루 관심이 깊은 '다빈치'형 인물이다. [중앙포토]

-로봇 저널리즘이 무엇인가요.  

“로봇 저널리즘은 데이터를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분석해서 데이터에서 중요한 부분을 찾아내고 그것에 바탕을 둬서 기사를 자동으로 작성하고 리포팅까지 자동으로 하는 기술입니다.”  
 
-로봇 저널리즘의 적용 사례는 무엇이 있나요.  
“몇 차례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처음에는 증권 시세를 분석해서 기사를 만들었습니다. 지난 대선 때 방송사와 함께 선거 보도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지방선거에는 카드뉴스 형식으로 선거보도를 하는 기사를 만들었습니다. 또 꾸준히 야구 관련된 기사를 만들고 있습니다.”
 
한국야구위원회의 야구 기사 쓰는 로봇 기사 KBOT. 퓨처스리그의 기사를 작성한다.[KBO 홈페이지 ]

한국야구위원회의 야구 기사 쓰는 로봇 기사 KBOT. 퓨처스리그의 기사를 작성한다.[KBO 홈페이지 ]

 
-실제 로봇 기사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선거 카드뉴스와 야구 기사에 어떤 내용이 담기는지 궁금합니다.  
“야구 기사는 처음 시작할 때 한 문단 정도로 경기 결과를 보여주는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경기마다 2500자 정도의 기사를 생성하고 있습니다. (2500자 정도의 기사는 신문 지면 반 페이지가 넘는 대형 기획기사 분량이다) 기사 앞부분에 경기를 요약하고, 이닝마다 어떤 결과를 자세하게 보여주는 기사를 만들어냅니다. 지난 대선 때 만들었던 기사는 선거 당일 투·개표율, 후보의 득표율을 지역별로 분석해서 보여주었습니다. 지난 지방선거 때는 카드뉴스를 만들었습니다. 지방선거는 지역구와 투표자마다 지지하는 정당 후보가 굉장히 다양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의 개인적인 선택에 따라서 기사를 만들어서 보여주는 로봇 저널리즘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사람들이 관심 있는 지역구와 후보자를 선택하면, 그에 대한 개별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런 데이터를 그래픽 형태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지방선거 개표 방송 때는 지역구가 많아 관심 있는 곳의 정보를 얻으려면 30분가량 목을 빼고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로봇 저널리즘을 활용하면, 관심 있는 지역구를 지속해서 추적할 수 있다. 로봇 기사는 알고리즘과 데이터를 통해 뉴스의 개인화가 이뤄지는 셈이다.  

 
-현재 로봇 저널리즘에서는 어떤 도전이 이뤄지고 있나요.  
“처음에는 텍스트에 집중했지만, 지금은 카드뉴스 등으로 발전했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형식으로 정보를 전달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연구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챗봇 형태로 정보를 전달하는 예를 들 수 있습니다. 야구 경기 같은 경우에도 ‘오늘 우리 팀 어떻게 됐어' 라고 물어보면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결과를 알려주고, ‘아무개 선수는 어땠어’라고 물으면 그 선수와 관련된 데이터를 모아서 리포팅해주는 방식을 떠올리면 됩니다.”  
 
-로봇 저널리즘이 발전하면, 언론사의 일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기자는 어떤 것을 추구해야 할까요.  
“로봇 저널리즘이라는 기술이 기존 언론사의 여러 영역을 침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굉장히 다양한 형식의 정보 전달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기존 언론사의 업무와 겹치는 부분이 없을 것입니다. 일선 미디어 관계자와 이야기해보면 간단한 스트레이트성 기사는 로봇 저널리즘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인간과 로봇 기자가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이러한 표를 만들어줘'라고 하면 알고리즘이 표를 만들어주고, 거기에 인간 기자가 살을 붙여 최종 원고를 만들어내는 형태로 언론사에 도입될 수 있겠죠.”  
 
단순한 정보의 전달은 로봇에게 맡기고, 이를 풍부하게 해석하고 방향을 설정하는 언론 고유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생각이다.  
 

더존비즈온의 비지니스 플랫폼 '위하고'

-날씨 기사의 예를 들어 로봇 기사의 장점을 설명해 주세요. .  
“날씨 데이터 경우 간단하면서 개인화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예입니다. 사실 아침에 일어나면 저도 날씨 때문에 뉴스를 봅니다. 날씨 뉴스는 한반도 전역을 보여주는데 그 정보가 내게 다 필요한 것은 아니잖아요. 제가 관심 있는 지역 위주로 날씨 정보를 알고 싶을 텐데 그런 개인화된 정보들이 로봇 저널리즘이 제공할 수 있는 정보의 유형입니다. 날씨 정보 같은 경우 굉장히 간단하기 때문에 기상캐스터가 나오는 대신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나와서 날씨 정보를 전달해줄 수도 있을 겁니다.”     
 
-로봇 저널리즘의 기술이 인근 산업에도 적용되고 확산되는 사례가 있나요.  
“로봇 저널리즘이 저널리즘이라는 단어를 붙이고 있어서 언론사와의 연계성만 많이 고려하시는데 사실은 이게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리포트를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분야이기 때문에 적용 분야는 매우 많습니다. 특허 문서, 신용정보 리포트 등이 로봇 저널리즘이 적용될 수 있는 분야죠. 데이터에 기반을 둔, 개인화된 정보가 필요한 분야라면 로봇 저널리즘이 활용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어떤 것인가요.  

“연구하다 보니까 사람들이 정보를 일방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정보를 소비할 때 정보와 상호작용합니다. 그렇다면 정보를 제공해주는 입장에서도 사람들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야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 챗봇과 같은 대화형 에이전트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됐어요.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대화를 통해서 파악하고 알려주는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언론정보학과 진학을 꿈꾸고 있는 학생들이 많을 텐데요. 중고등학교 때 어떤 것을 준비하면 좋을까요.

“몇 년 전만 해도 언론정보학과를 원하는 학생과 면접을 하면 대부분 PD나 기자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학생들도 그런 관점에서 많이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언론이라는 영역 자체도 넓어졌습니다. 또 언론정보학과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소통,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분야도 다양해졌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준비하기보다는 열린 마음을 가지고 언론정보학과에서 할 수 있는 영역이 생각보다 훨씬 넓을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갖고 들어오면 좋을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언론정보학과는 어떻게 달라지고 있습니까.  
“서울대는 언론정보학과에서 최근 컴퓨터프로그래밍을 전공 필수로 도입했습니다. 대부분 문과 학생이지만 컴퓨터프로그래밍을 배우고, 미디어아트에 적용하고, 작은 게임을 만드는 등의 수업들을 듣게 됩니다. 문과 학생들은 내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하곤 하는데 테크놀로지를 받아들일 자세가 되어있다면 훨씬 더 많은 기회가 열려있습니다.”  
-언젠가 로봇이 인간보다 기사를 더 잘 쓸 수 있을까요.  
“기사를 잘 쓴다는 게 여러 측면에서 말할 수 있습니다. 정확도, 속도 면에서는 이미 인간보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장 기자와 이야기하다 보면 증시 기사를 작성할 때 소수점 자리를 틀려서 실수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고 합니다. 알고리즘은 그런 일은 없죠. 사람보다 훨씬 더 빨리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통찰력에선 아직 사람을 따라가진 못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이 있고 로봇 저널리즘이 잘할 수 있는 영역이 있으니 어떤 것이 어떤 것을 대체한다는 개념으로 보기보다는 서로 보완해서 바라봐야 합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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