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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경 식약처장 '직무 관련' 주식 재산 보유 논란

중앙일보 2020.03.26 00:00 종합 12면 지면보기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25일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재산공개 내역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 처장이 일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음압병실 관련주’로 분류되는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음압병실 관련주'로 소문나기도
이 처장 "차부품 회사로 주식 구입"

  
 26일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내역에 따르면 이 처장의 재산은 67억6478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억6200만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처장이 신고한 보유 재산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아파트( 82.55㎡ㆍ14억2400만원)와 남편 명의로 된 경기도 성남시 백현동 아파트( 142.01㎡ㆍ14억6400만원), 현금(19억220만원), 주식(보유가치 6억2636만원) 등이다.  
 

공직자윤리위원회 신고…추가 매수

 이 처장의 보유주식 중 눈에 띄는 것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엔브이에이치코리아’ 회사다. 1984년 일양산업으로 시작해 자동차 부품 제조 및 판매를 하는 회사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납품을 하고 있다. 2001년 회사명을 엔브이에이치코리아로 바꾸고 2013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지난해 3월 식약처장에 임명된 이 처장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재산신고를 했다. 보유주식에 대해 직무관련성 심사청구를 했고 주식백지신탁위원회에서 이 처장의 보유주식을 심사했다.  
 
 당시 이 처장은 이 회사 주식 6400주(신고가 1481만원)를 본인 명의로, 배우자 명의로 19만여주를 신고했다. 이 처장의 남편은 이 주식 외에도 GH신소재(1530주) 등 코스닥 상장주식 5억7100만원 어치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 처장은 올해 재산신고를 하면서 엔브이에이치코리아 주식과 관련해 “2019년 4월 8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주식 심사 청구 완료 후 보유 가능하다고 회신받았다”며 “그외 본인 주식과 배우자 주식은 전량 매각했다”고 밝혔다. GH신소재 등의 주식은 팔았다는 것이다.  
 

모회사와 자회사, 상장주식 보유 적절성 평가 어떻게

 
 이 처장의 배우자가 주식을 보유했다 판 GH신소재는 엔브이에이치코리아의 자회사다. GH신소재는 1979년 설립돼 부직포 원단 등 관련 사업을 하는 회사로 엔브이에이치코리아는 이 회사 주식을 지난 2017년 37.88%를 인수했다. 엔브이에이치코리아는 지난해에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서며 GH신소재 보유 비중을 50.73%까지 끌어올렸다.
 
 이 처장 부부는 GH신소재의 주식은 팔았지만, 이 회사의 모회사인 엔브이에이치코리아 주식은 가지고 있었던 셈이다. 게다가 재산공개 내역에 따르면 이 처장의 남편은 엔브이에이치코리아 주식 2만170주를 더 사들였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엔브이에이치코리아는 자동차 부품업 외에 클린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 과정에 필요한 클린룸을 건설하는 것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발행한 분기보고서에서 신규사업으로 바이오클린룸을 언급했다. 보고서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의존도를 낮추고 제약,식품, 화장품 등 바이오 클린룸 시장에서도 많은 실적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엔브이에이치코리아는 2018년 6월에 자회사를 통해 방진 및 방음설비 제조업 회사인 원방테크(85.1%)를 인수했다. 그 결과 2018년 681억원이던 클린룸 등 건설사업 매출은 지난해 3분기 1683억원으로 늘었다. 엔브이에이치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8262억원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처장 부부가 보유한 엔브이이에치코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음압병실 관련주’로 회자되며 주목받는 종목이 되면서다. 마스크 제조에 필요한 부직포와 코로나19 치료에 필요한 음압병실 관련 주식이 되면서 직무 관련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진 것이다.    
 
 이 처장은 이러한 의혹이 괜한 억측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지난 23일 해명자료를 냈다. 이 처장은 “엔브이에이치코리아 주식은 2013년부터, 부직포 사업을 하는 GH신소재 주식은 2014년부터 보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임용 당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통해 식약처장 직무 관련성 여부 등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받았고 GH신소재 관련 주식은 지난해 11월 전량 매각했다”고 했다. 
 
 이 처장은 "엔브이에이치코리아와 자회사인 GH신소재는 음압병실이나 마스크 부직포와 같은 사업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회사로부터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우영택 식약처 대변인 역시 “(해당 주식 보유는) 직무관련성이 전혀 없다”며 “엔브이에이치코리아는 자동차 소재 부품회사로 식약처가 허가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의약품제조업체나 식품 제조업체도 아닌 만큼 괜한 의혹부풀리기”라고 반박했다.
 
 2020년도 정기재산변동사항 공개 : 25일 세종시 인사혁신처에서 인사처 직원들이 고위공직자들의 재산변동신고 내역이 있는 '2020년 정기재산변동사항 공개목록'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인사혁신처]

2020년도 정기재산변동사항 공개 : 25일 세종시 인사혁신처에서 인사처 직원들이 고위공직자들의 재산변동신고 내역이 있는 '2020년 정기재산변동사항 공개목록'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인사혁신처]

 

공직자윤리위 "자회사와 손자회사까지 들여다보는 것 불가능"

 공직자 재산심사 담당 업무를 하는 인사혁신처는 주식보유 심사에는 직접적ㆍ간접적 접근성과 영향력 행사 가능을 보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식약처장으로 해당 업체와 관계가 있는지를 조사하고, 보유 주식 회사의 주된 업무성격이 식약처와 연관이 있는지를 보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지주회사의 경우에는 종속회사를 다 보는데 그 외의 상장사인 경우에는 종속회사, 손자회사까지 들여다보기는 물리적으로 벅찬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 클린룸은 자동차와 반도체 등 정밀 작업에 필요한 것으로 식약처의 영향력 행사가 가능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고, 음압병실 관련주로 이야기되는 원방테크는 엔브이에이치코리아의 손자회사”라고 밝혔다.  
 
 인사혁신처는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면서 GH신소재의 부직포 사업과 이 회사의 클린룸이 관심을 모은 것”이라며 “임명 후 보유주식의 직무관련성 심사 청구를 하면 1개월 이내에 판단을 내려야 하는 만큼 자회사와 손자회사 내역까지 들여다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현옥ㆍ김현예 기자 hykim@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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