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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봄에 열릴 수도…IOC 위원장 전화회견 "희생 필요한 전례 없는 도전"

중앙일보 2020.03.25 20:34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지난 4일 "예정대로 도쿄올림픽을 개최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 22일 입장을 바꿨다. [로이터]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지난 4일 "예정대로 도쿄올림픽을 개최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 22일 입장을 바꿨다. [로이터]

 
도쿄올림픽 연기와 관련해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5일 “개최 시기는 내년 여름으로 한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여름올림픽이지만 봄에 개최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바흐 위원장은 “연기 시한은 여름”이라고 부연해 가을 이후 개최 가능성은 일축했다. 바흐 위원장은 이날 중앙일보를 포함한 전 세계 IOC 출입기자들과 가진 전화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전화 기자회견엔 400여명의 기자가 참여해 도쿄올림픽 연기 결정이 급작스럽게 이뤄진 배경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질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도 불구, IOC는 지난 22일(현지시간)까지 “도쿄올림픽 연기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다 같은날 바흐 위원장이 IOC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EB)를 긴급 소집했고, 여기에서 “연기 가능성”이 처음으로 언급됐다. 바흐 위원장은 “연기 결정이 왜 이리 늦었냐”는 기자들의 질문 세례에 “우리는 매일 24시간 신종 코로나 관련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했다”며 “그러나 일요일(22일)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우려를 표명했고 미국과 오세아니아 대륙, 아프리카 등까지 확산하는 것을 보고 긴급 EB를 소집해 활발한 협의 끝에 (연기 가능성을 협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19일 그리스에서 올림픽 성화 채화 행사가 열리고 있다. IOC는 22일 연기를 결정했다. [AFP=연합뉴스]

지난 19일 그리스에서 올림픽 성화 채화 행사가 열리고 있다. IOC는 22일 연기를 결정했다. [AFP=연합뉴스]

 
바흐 위원장은 이 과정에서 일본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를 특히 강조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올해 예정대로 올림픽을 개최하는데 자신을 보였고, IOC도 일본 정부를 신뢰했다”며 “그러나 신종 코로나의 확산으로 상황이 바뀌었고, EB 후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과 아베 (신조) 총리와 협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기 결정은 IOC가 일방적으로 해서 일본 정부에 통보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협의해 내린 결정”이라고 반복했다.    
 
올림픽이 연기된 것은 근대 올림픽 124년 역사상 처음이다. 이에 대해 바흐 위원장은 “사상 초유의 일이기 때문에 아직 청사진이 갖춰지진 않았다”며 “지금 상황은 마치 직소 퍼즐을 하나하나 맞춰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퍼즐 한 조각이라도 어긋나면 전체 퍼즐이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도쿄올림픽 연기 이후 상황을 관리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며 “이 TF를 필두로 직소 퍼즐을 아름답게 맞출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바흐 IOC 위원장과 통화 후 2021년으로 올림픽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24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바흐 IOC 위원장과 통화 후 2021년으로 올림픽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그러나 IOC가 연기 결정을 신속히 내리지 않은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강하게 나온 상황이다. 바흐 위원장의 모국인 독일의 기자는 “비판을 받아들여 사임할 생각이 있느냐”고도 물었다. 바흐 위원장은 “없다”는 두 글자로 일축했다. 불쾌감이 살짝 묻어나는 목소리였다.  
 
도쿄올림픽 개최 시기는 돈 문제와도 긴밀히 연결돼있다. 우선 올림픽 스폰서십이 법적으론 올해까지 계약 만료인 데다, 선수촌으로 건설된 아파트는 예정대로 올림픽 폐막 후 입주권이 다 거래된 상태기 때문. 이와 관련 바흐 위원장은 “스폰서십은 기업들의 협조로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합의가 됐다”며 “선수촌 관련 문제는 지금 우리가 당장 답을 할 수 없는 수천개의 질문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과 같은 도전 상황에선 모두의 희생과 타협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4일 뉴욕 UN본부에서 바흐 IOC 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4일 뉴욕 UN본부에서 바흐 IOC 위원장과 만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번 도쿄올림픽 연기는 앞으로의 여름올림픽 개최 및 유치 레이스 일정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2032년 남북 공동 여름올림픽 유치 의사를 밝힌 문재인 정부로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 중앙일보의 질의에 바흐 위원장은 “코리아의 (2032년) 유치 의사는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다른 국가들도 유치 의사를 밝혔고, 우리는 모든 국가가 유치전에 참여하는 것을 독려한다”고 답했다. 이어 “관련 위원회가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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