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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연기로 국내 종목 희비 갈려

중앙일보 2020.03.25 16:39
세계 최강 펜싱 남자 사브르팀. [사진 국제펜싱연맹]

세계 최강 펜싱 남자 사브르팀. [사진 국제펜싱연맹]

2020년 도쿄올림픽이 1년 연기되면서 국내 주요 종목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부진한 종목은 시간을 벌어 한숨 돌렸지만, 최상의 컨디션으로 메달 사냥 준비를 마친 종목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세계 최강 펜싱 상승세 아쉬워
부진 유도는 분위기 반전 기회
3대3 농구 부상자 복귀 가능성
올림픽 확정자는 불이익 없을듯

신흥 효자 종목 펜싱 대표팀은 답답한 마음이다. '세계 최강' 남자 사브르를 앞세워 도쿄에서 금메달 2개 이상을 따내겠다는 계획이 틀어져서다. 올림픽 개막이 예정돼있던 올 7월에 맞춰 지난해부터 훈련과 대회 스케줄을 짠 남자 사브르는 계획대로 경기력이 정점에 도달했다. 오상욱-구본길-김정환-김준호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말그대로 '적수 없는' 세계 1위다. 올 시즌 세 차례 월드컵에서 모두 결승에서 오를 만큼 압도적인 실력이다. 개인에서도 세계 1위 오상욱과 베테랑 구본길은 개인전에서도 꾸준히 입상하고, 남녀 에페팀도 각종 국제 대회 단체·개인전에서 꾸준히 입상해 금메달 가능성이 무척 컸다. 
 
대한펜싱연맹 관계자는 "남자 사브르는 개인과 단체전 모두 금메달을 노릴 만큼 흐름이 좋았는데, 이대로 1년간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았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올림픽 본선행이 사실상 무산된 플뢰레 남녀팀에겐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진 셈이니, 펜싱 전체로 봤을 땐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 1년 연기는 간판 조구함에겐 아쉬운 일이지만, 유도 대표팀 전체로 봐선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다. [일간스포츠]

올림픽 1년 연기는 간판 조구함에겐 아쉬운 일이지만, 유도 대표팀 전체로 봐선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다. [일간스포츠]

역대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금 11, 은 16, 동 16)을 수확한 효자 종목 유도는 시간을 벌어 한숨 돌렸다. 2016 리우올림픽 당시 12체급(총 14체급)에 출전한 한국 유도는 이번 대회엔 '반쪽짜리' 선수단을 보낼 위기였다. 세계랭킹 기준 10위 안팎이어야 올림픽 본선행의 안정권으로 보는데, 현재 여자에선 올림픽 출전을 낙관하는 건 52㎏급(강유정 16위)과 78㎏ 이상급(김하윤 16위) 두 체급 정도뿐이다. 
 
또 남자는 81㎏급을 빼고 도쿄행이 유력하지만, 여유가 있는 건 아니다. 금메달 1개 이상 노리는 남자에서 시드(세계 1~8위)를 확신할 수 있는 체급은 100㎏급 조구함(1위) 뿐이다. 올림픽이 정상 개최됐다면 남녀 모두 남은 기간 무리를 해서 포인트를 따야 하는 상황이다. 배상일 여자 유도대표팀 감독은 "4년간 달려온 선수들이 많이 허탈해 할텐데, 잘 다독이겠다. 여유가 생겼다고 생각하기보다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더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농구 대표팀 시절 이승준. [연합뉴스]

농구 대표팀 시절 이승준. [연합뉴스]

 
3대3 농구대표팀에도 에이스가 복귀하게 됐다. 간판 이승준의 얘기다. 프로농구(KBL)와 5대5 농구대표팀 출신 이승준은 프로 경력이 많지 않은 선수 및 아마추어 선수가 주축인 대표팀의 대들보 역할이다. 최연장자로 경험도 많아 큰 경기에 강하다는 평가다. 그는 국가대표 명단(4명)이 발표되고 일주일 만안 지난달 11일 부상으로 낙마했다. 하지만 회복 기간이 충분히 주어진 만큼 올림픽 예선 이전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 전망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 선보이는 3대3 농구는 5대5와 달리, 하프코트에서 적은 인원으로 경기한다. 
 
신기성 해설위원은 "3대3은 일반 농구보다 경기 속도가 빠르다는 특징이 있어 서양 선수들에 비해 체격이 열세인 아시아 선수들도 경쟁력이 있다. 올림픽 본선에 오를 경우 해볼만 하다"고 평가했다. 이승준은 "발목 부상과 컨디션 난조가 겹치면서 협회에 대표팀에서 물로나겠다고 연락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 만큼 몸상태를 끌어올렸다. 생애 첫 올림픽에서 활약하는 게 꿈"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이 연기됐어도 이미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전체 57%의 선수들은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지난 19일 국가올림픽위원회 대표들과 화상회의에서 이 점을 강조했다. 다만 나머지 43%의 선수는 올림픽 예선전을 준비하던 중에 연기돼 해당 종목이 출전 기준 기록과 세계 랭킹을 어느 시점으로 새로 잡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유도와 레슬링, 펜싱, 배드민턴과 육상, 수영 등이 이런 종목에 해당하는데, IOC는 각 종목 국제연맹과 논의를 거쳐 4주 안에 가이드라인을 정할 방침이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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