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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특목고 이미 하고있는데…교육부 "온라인 수업 검토"

중앙일보 2020.03.25 16:21
인천외고에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장비를 설치해놓은 모습(좌) 수업을 듣는 학생(우) [사진 인천외고 제공]

인천외고에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장비를 설치해놓은 모습(좌) 수업을 듣는 학생(우) [사진 인천외고 제공]

 
한국과학영재학교가 지난 23일 온라인으로 정규 수업을 시작한 데 이어 일부 특목고들도 온라인 수업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외국어고등학교와 인천외국어고등학교 등은 아침 조례부터 시작해 1교시부터 4교시까지 실시간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에 있는 한영외국어고등학교도 일부 과목을 교실에서 촬영해 유튜브로 제공한다. 국내에 있는 외국인 학교들도 이미 온라인 수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4월로 개학이 미뤄진 대부분의 일반 초ㆍ중ㆍ고등학교는 온라인 수업과 관련한 준비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 교육 현장에서 디지털 격차(Digital Divide)가 발생하는 모양새다.  
 
인천외고는 25일 중앙일보에 "지난 2일 ‘온라인 입학식’을 시작으로 학생들에게 매일 실시간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고 알려왔다. 아침 8시 40분에 학생과 교사가 시스템에 접속해 출석을 확인한 후, 1교시부터 4교시까지 과목별로 수업이 진행된다. 실시간 화상 수업이다. 이기철 인천외고 교장은 “학교 차원에서 이미 2월부터 업체를 선정하고 온라인 수업 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경기외고도 이와 동일한 방식으로 온라인 수업을 운영한다. 경기외고는 18일 홈페이지에 온라인 수업 계획을 알리며 “수업 내용을 수행평가나 중간ㆍ기말 고사에 반영해 평가할 수 있다”고도 했다. 다만 외고들이 현재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수업은 공식적인 수업일수로 인정되지 않는다.

 
경기외고가 온라인 학습을 공지한 안내문 [경기외고 홈페이지 캡쳐]

경기외고가 온라인 학습을 공지한 안내문 [경기외고 홈페이지 캡쳐]

그에 비해 일반고는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온라인 수업에 대한 논의조차 없는 현실이다. 경기도 소재 공립학교 교사는 “학교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매주 홈스쿨링 할 수 있는 과제를 내 주긴 하지만 수업만큼 효과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학교에 따라 학생들의 학습 편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불안해진 학부모들은 학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의 학원 2만5231곳 가운데 휴원 중인 학원은 2839곳(11%)에 불과하다. 열흘 전 42%에서 31%포인트가 낮아진 것으로, 서울 학원 10곳 중 9곳이 문을 연 셈이다.  
 

미국 '온라인 수업' 실험…한국도 과거 스마트 교육 추진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적인 휴교령을 내린 미국은 기존 학교 수업을 대체하기 위한 대대적인 ‘온라인 수업’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학교는 수업 공백을 막기 위해 온라인 수업 플랫폼인 ‘구글 클래스룸’이나 ‘줌(ZOOM) 비디오’를 통해 유치원 체육 수업부터 고등학교 토론 수업까지 다양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교육구는 모든 학생이 제약 없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노트북과 유사한 ‘크롬북’을 대여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교육구 마다 편차는 있지만, 평상시에도 초등학교 때 부터 크롬북 등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온라인 수업이 활성화 되어 있다. 교육 현장에 디지털 기기 보급률이 낮은 한국보다는 비상시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기에 유리한 환경이다.

 
 미국 워싱턴주에 거주하는 한 학생이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워싱턴주에 거주하는 한 학생이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국도 이에 대한 대비를 아예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정부는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를 중심으로 ‘스마트 교육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2015년까지 클라우드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고 온라인 수업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후 다른 이슈에 묻히고 부처 조정이 이뤄지며 사업도 흐지부지돼 아직까지 완료되지 못했다. 
 
권영선 KAIST 기술경영학부 교수는 “클라우드는 유사시에도 제한 없이 확장이 가능해 온라인 수업에 용이하다”며 “중ㆍ고등학교도 대학처럼 ‘줌’을 이용할 수 있는데 그러려면 교사들이 이에 적응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교육부 "온라인 개학 검토 중"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공제회관에서 열린 학습공백 최소화를 위한 원격교육 지원 교육부-시·도 교육청,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한국교육방송공사 온라인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스1]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교육시설공제회관에서 열린 학습공백 최소화를 위한 원격교육 지원 교육부-시·도 교육청, 한국교육학술정보원, 한국교육방송공사 온라인 업무협약식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스1]

한편 교육부는 25일 “확산이 지속할 경우 초ㆍ중ㆍ고교를 온라인으로 개학하는 방안도 검토 중” 이라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먼저 원격교육 기본 체계를 마련한 뒤에 시범학교와 대표 교사를 선정하고, 일방적인 과제 제시형 원격교육에서 교사와 학생이 실시간 소통할 수 있는 쌍방향 원격 수업까지 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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